■ 아버지는 화내기는커녕 오히려 미안해하셨다. ★ 나는 선머슴 같은 딸이다. 아무리 눈을 씻고 쳐다봐도 애교는 전혀 보이지 않는 사람이다. 오히려 무뚝뚝한 딸이다. 아버지에게 딸을 키우는 재미 하나 드리지 못하는 딸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 어떤 상황에서든 자기 자신보다 나를 먼저 챙겼다. 물론, 세상의 다른 아버지들도 모두 그럴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에게는 나만큼이나 소중한 한 가지가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아버지가 20년 세월 동안 함께 살아온 낡은 트럭이다. 물론, 아버지하고만 20년을 산 것은 아니다. 우리 가족과 20년 세월을 함께 해온 추억이 서려 있는 소중한 트럭이다. 그런데, 내가 사춘기가 되고 보니, 낡고 허름한 그 차가 무척 창피했다. ★ 비가 오는 날이면, 아버지께서는 반드시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