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야화 5

■ 노름꾼과 오입쟁이 개차반들의 패륜 말로(末路)

■ 노름꾼과 오입쟁이 개차반들의 패륜 말로(末路) ​경북 상주(尙州) 고을에 서로 우열을 가릴 수가 없는 부잣집이 두군데가 있었다. 한집은 곽(郭) 진사(進士), 다른 한집은 홍(洪) 초시(初試)였다. 두 사람은 모두 부모를 잘 만나서 물려받은 논밭으로 천석꾼 부자가 되었다. 곽 진사와 홍 초시는 서로 짜맞춘 듯이 둘 다 개차반이었다. 부친이 비슷한 시기에 황천길로 가자, 탈상도 하기 전에, 패륜(悖倫)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모두 개망나니 패륜(悖倫) 짓거리를 했다. 하지만, 그 길은 달랐다. 곽진사는 노름꾼이었고, 홍초시는 오입쟁이였다. ​곽(郭) 진사(進士)의 노름꾼 기질은 이미 어릴 때부터 나타났다. 자기 주변의 모든 것이 내기 대상이었고, 한마디로 내기로 시작해서 내기로 끝났다. ..

사랑방야화 2022.10.15

■ 거세정진(去勢精進), 사랑방 야화(野話) 이야기

■ 거세정진(去勢精進), 사랑방 야화(野話) 이야기 ★ 옛날, 명(明)나라 때, 무림(武林)의 최고수에 등극을 하고자 하는 자가 있었다. 그런데, 무술(武術)을 연마하여 대회만 나가면, 늘 준우승만 하기를 수차례 반복하였다. 아무리 노력해도 지존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게 되자, 유명한 스승을 찾아가 방법을 물었다. 그 스승이 무예(武藝)에 관한 비서(秘書)를 한 권 주었는데, 거기에는 36가지의 무예에 관한 수련법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에는 이러한 기술들을 반드시 거세정진(去勢精進)하여야 최고수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 그 자는 고민에 빠졌다. 무림의 고수에 등극하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지만, 거세(去勢)까지 해가면서 정진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워낙 ..

사랑방야화 2021.03.16

■ 물취이모(勿取以貌), 사랑방 야화(野話) 이야기

■ 물취이모(勿取以貌), 사랑방 야화(野話) 이야기 ★ 옛날, 고을의 원님이 백성들의 사는 모습을 살피기 위해 나무꾼으로 변장(變裝)을 하고, 마을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살피고 있었다. 한참 돌아다니다 보니, 목이 말라서 물을 얻어먹으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침, 부잣집이 근처에 있었다. 원님은 마침 출출하기도 해서 부잣집에서 먹을 것도 좀 얻어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 기와집 대문을 두드리며, ‘이리 오너라!’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하인(下人)이 문을 열고 나왔다. “무슨 일이오?” "내 지나가는 나무꾼인데, 목이 말라서 그러니, 시원한 냉수 한 사발 좀 얻어 마실 수 있겠소?" ★ 하인은 나무꾼 차림의 원님을 아래 위로 훑어 보더니, “나무꾼 주제에 무슨 양반 말투를...기다려 보시오!” 하..

사랑방야화 2021.03.10

■ 금시발복(今時發福), 즉시 발복(發福), 사랑방 야화

■ 금시발복(今時發福), 즉시 발복(發福), 사랑방 야화 그동안, 10여년 동안을 병상에 누워있는 노모(老母)의 질병을 고치려고, 집까지 팔아버린 금복(金復)이는 서호댁 머슴이 되기로 계약한 후, 그 집 문간방에 노모를 업고 들어갔다. 선불(先拂)로 받은 새경(勞賃)으로 거동을 못 하는 노모를 봉양(奉養)하면서도 머슴 일에 소홀함이 없이 밤 늦도록 일을 했다. 집주인 서호댁은 손이 귀한 집안에 시집을 와 1년도 못 돼서 청상과부(靑孀寡婦)가 되어 혼자서 살림살이를 꾸려가고 있었다. 노모까지 들어와서 밥을 축내니, 금복(金復)이는 "새경을 적게 받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호댁은 오히려 새경을 더욱 후하게 쳐줘 금복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어느날 밤, 금복이 노모는 숨을 거뒀다. 서호댁의 배려로 뒤뜰에..

사랑방야화 2021.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