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굴레 48

전생(前生)의 증오와 사랑이 한없이 반복된다해도

■ 전생(前生)의 증오와 사랑이 한없이 반복된다해도 최근 방영중인 드라마 ‘구미호뎐’(2020)에서 주인공 구미호(九尾狐)는 이전 생애에서 비극으로 끝난 첫사랑 남자의 환생(還生)을 기다렸다. 그리고, 600년 동안 기다린 끝에 다시 만난다. 이 감격스러운 순간, 문득 드는 의문 하나가 있다. 예전에 사랑했던 사람이란 반드시 지금 다시 만나 다시 사랑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어릴 때의 첫사랑을 모두 다 성장한 다음에 다시 만나봐야, 별 볼 일 없지 않던가? 차라리 추억으로 남겨 두는 것이 더 나았다며 후회가 되진 않을까? 불교(佛敎)에서 말하는 윤회(輪回)에는 하나의 전제 조건이 있다. 바로 전생(前生)의 기억이 소멸된다는 것이다. 전생의 사랑을 이생에서 다시 만난다는 것은 우리가 결국 같은 실수를 거듭..

인생의 굴레 2020.11.25

높은 하늘에서 보면, 다 똑같이 하찮은 생물

■ 높은 하늘에서 보면, 다 똑같이 하찮은 생물 ★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과 모른 체 지나가게 되는 날이 오고, 한때는 비밀을 공유하던 가까운 친구가 전화 한 통 하지 않을 만큼 멀어지는 날이 오고, 또 한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사람과 웃으며 볼 수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이것 또한 아무것도 아니다. 변해버린 사람을 탓하지 않고, 떠나버린 사람을 붙잡지 말고, 그냥 그렇게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듯이, 내가 의도적으로 멀리하지 않아도 스치고 떠날 사람은 자연히 멀어지게 되고, 내가 아등바등 매달리지 않더라도 내 옆에 남을 사람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알아서 내 옆에 남아준다. 나를 존중하고 사랑해주고 아껴주지 않는 사람에게 내 시간 내 마음 다 쏟고 상처 받으면서 다시 오지 않을 꽃같은 내 시간을..

인생의 굴레 2020.10.28

장님(盲人)처럼 사는 우리들의 자화상

■ 장님(盲人)처럼 사는 우리들의 자화상 어떤 사람이 길을 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사람 살려!" 하는 비명이 들려왔습니다. 소리 나는 곳으로 달려 가보니, 웬 장님이 낭떠러지 끝에서 밧줄에 매달린 채 사력을 다해서 소리 지르고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장님(盲人)이 매달려 있는 곳은 평평한 땅 바로 위였다. 밧줄을 놓으면 안전하게 땅을 디딜 수 있는데 앞을 보지 못하니까, 죽을 힘을 다해 매달려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말 했다. "밧줄을 놓으시오." 그 말을 듣고 장님(盲人)이 소리쳤다. "아니 어떻게 그리 잔인한 말을 할 수 있소? 이 밧줄을 놓으면, 나는 죽는단 말이오!" 그 순간, 밧줄이 툭 끊어졌고, 장님(盲人)은 안전하게 땅바닥을 딛게 되었다. 장님(盲人)은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붙들..

인생의 굴레 2020.07.09

굽이굽이 굽이쳐 가는 인생길

■ 굽이굽이 굽이쳐 가는 인생길 빨리빨리 곧게 자란 소나무 보다 더디게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아름답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 보다 휘청이며 굽이굽이 돌아가는 강줄기가 더 아름답다. 일직선으로 똑바로 뚫린 빠른 길 보다 산 따라 물 따라 돌아가는 길이 더 아름답다. 곧은 길이 갑자기 굽이쳐서 구불구불해져 있다고 불평하지 말아라. 너무 서두르지 말아라. 삶은 그렇게 굽이쳐서 가는 것이다. 굽이쳐서 힘든 길이라 해도 그래도 쉬엄쉬엄 그렇게 가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곧은 길 만이 반드시 좋은 길이 아니다. 순탄한 길만이 길이 아니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꼬부랑 길이 멀고 험해도 가슴 속에 부푼 꿈을 안고 가는 것이다. 서둘지 말고 가는 것이다. 쉬지 않..

인생의 굴레 2018.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