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생(前生)의 증오와 사랑이 한없이 반복된다해도 최근 방영중인 드라마 ‘구미호뎐’(2020)에서 주인공 구미호(九尾狐)는 이전 생애에서 비극으로 끝난 첫사랑 남자의 환생(還生)을 기다렸다. 그리고, 600년 동안 기다린 끝에 다시 만난다. 이 감격스러운 순간, 문득 드는 의문 하나가 있다. 예전에 사랑했던 사람이란 반드시 지금 다시 만나 다시 사랑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어릴 때의 첫사랑을 모두 다 성장한 다음에 다시 만나봐야, 별 볼 일 없지 않던가? 차라리 추억으로 남겨 두는 것이 더 나았다며 후회가 되진 않을까? 불교(佛敎)에서 말하는 윤회(輪回)에는 하나의 전제 조건이 있다. 바로 전생(前生)의 기억이 소멸된다는 것이다. 전생의 사랑을 이생에서 다시 만난다는 것은 우리가 결국 같은 실수를 거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