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굴레

높은 하늘에서 보면, 다 똑같이 하찮은 생물

마도러스 2020. 10. 28. 07:32

■ 높은 하늘에서 보면, 다 똑같이 하찮은 생물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과 모른 체 지나가게 되는 날이 오고, 한때는 비밀을 공유하던 가까운 친구가 전화 한 통 하지 않을 만큼 멀어지는 날이 오고, 또 한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사람과 웃으며 볼 수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이것 또한 아무것도 아니다. 변해버린 사람을 탓하지 않고, 떠나버린 사람을 붙잡지 말고, 그냥 그렇게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듯이, 내가 의도적으로 멀리하지 않아도 스치고 떠날 사람은 자연히 멀어지게 되고, 내가 아등바등 매달리지 않더라도 내 옆에 남을 사람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알아서 내 옆에 남아준다. 나를 존중하고 사랑해주고 아껴주지 않는 사람에게 내 시간 내 마음 다 쏟고 상처 받으면서 다시 오지 않을 꽃같은 내 시간을 힘들게 보낼 필요는 없다. 비 바람 불어 흙탕물 뒤집어 썼다고 꽃이 아니더냐? 하염없이 내리는 비가 씻어준다. 실수는 누구나 하는 것이다.

 

아기가 걸어 다니기까지 3,000번은 넘어지고야 겨우 걷는 법을 배운다.  3000번을 이미 넘어졌다가 일어난 사람인데, 뭘 별것도 아닌 일에 좌절하는가?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은 너무 일찍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고, 가장 불행한 것은 너무 늦게 사랑을 깨우치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잘났다고 뻐긴다 해도 결국 하늘 아래 놓인 것은 마찬가지인 것이다. 높고 높은 하늘에서 보면 다 똑같이 하찮은 생물인 뿐인 것이다. 아무리 키가 크다 해도 하찮은 나무 보다 크지 않으며, 아무리 달리기를 잘한다 해도 하찮은 동물 보다 느리다. 나 보다 못난 사람을 짓밟고 올라서려 하지 말고, 나 보다 잘난 사람을 시기하여 질투하지도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하늘 아래 있는 것은 모두 다 마찬가지이다.

 

 씨앗은 흙을 만나야 싹이 트고, 고기는 물을 만나야 숨을 쉬듯, 사람은 사람 때문에 인간으로서 생존할 수 있다.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오직 서로가 상생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 의미가 있고 가능하다. 그 어떤 것도 혼자 고립되어서는 결코 그 삶을 존속할 수 없다. 누구든 처음 살아 보는 낯선 인생길이다. 익숙지 않은 길을 걷노라면 누구나 힘이 들고 지칠 때가 많다. 그 힘든 길을 동행자가 있다면, 조금은 위안이 되고 든든하다. 익숙지 않는 삶을 살아가다가 종국에는 한 줌의 흙으로 되돌아 갈뿐이다. 잊지 말자! 우리 모두 결국에는 빈손으로 간다. 인간 모두는 서로가 기대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동행의 길동무일 따름이다. 서로는 서로에게 덕택의 고마운 존재이다. 세상에 잠시 머무는 동안,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겸손하게 함께 더불어 손 맞잡고 같이 살아갈 일이다.

 

 학교 운동회 때에 '짝짓기' 게임을 흔히 하곤 한다. "둥글게 둥글게~" 노래를 부르다가 선생님이 호루라기를 불며 "몇 명!"을 외치면 그 숫자만큼 아이들이 짝을 지어 끌어안고, 짝을 찾지 못한 아이들은 탈락하는 게임이다. 게임 참여하는 팀에 배속된 학생은 30명 정도였다. 그리고, 이윽고 게임이 막바지 아이들이 4명 남았을 때였다. 다같이 "둥글게 둥글게~" 노래를 부르다가 선생님이 "3!"이라고 외쳤다. 그런데, 아이 4명이 서로 부둥켜안은 채 떨어지질 않았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다같은 친구인데, 누구를 떨어뜨려요?" 라고 대답했다. 이쯤에서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각자도생이 아닌 '함께의 가치' 라는 소중한 삶의 지혜를 익히고 실천해야 한다.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이 타인 보다 우월하다 생각하고 오만하여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는 데서 기인한다. 그러나, 항상 남들이 나보다 조금은 더 훌륭하다고 생각하면, 실수가 없는 법이다. 내가 아무리 잘났다고 으시대도 결국 하늘 아래서 숨 쉬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높고 높은 하늘에서 보면, 다 똑같이 하찮은 생물일 뿐이다. 그러니, 서로 잘 낫니 못 낫니, 굳이 따질 것도 없다. 모두 함께 같이 가야 하는 것이다. 궁하필위(窮下必危)라고 했다. 아랫사람을 궁하게 하면, 반드시 자기가 먼저 위태롭게 된다. 입술이 없으면, 치아가 시리다. 이해관계가 밀접한 사이에서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온전하기 어렵다. 입술이 없어도 치아가 제 기능을 발휘할 것 같지만, 입술이 없으면 치아의 기능도 정지된다. 내가 먼저 남을 존중하면 결국 다른 사람도 나를 존경하게 됨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