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과 교훈

약해서가 아니라, 분열 때문에 망한다.

마도러스 2018. 10. 6. 01:04


■ 약해서가 아니라, 분열 때문에 망한다.


1931년 일본은 중국 동북 지역을 점령하여 만주국을 세우고, 대륙 침공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일본은 1927년에 시작된 중국의 국민당과 공산당 사이의 내전이 쉽게 끝나지 않으리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국민당 장개석은 일본의 예상대로 “먼저 내부의 적을 소탕한 뒤에 외부의 적과 싸운다”는 원칙을 견지했다. 하지만, 장개석 방식으로 ‘내부의 적’을 소탕하는 것은 간단치가 않았다. 그와 그의 '충성스러운' 측근들은 "공산당의 첩자 뿐만아니라, 공산당과 내통할 가능성이 있는 자, 그리고 그와 가까운 자" 등을 모두 적발하여 축출, 처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렇게 모두다 쳐내면, 결국 남는 것은 ‘일본을 미워하는 자 보다 공산당을 더 미워하는 자’만 남게 마련이었다. 그리고, 그런 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1936년 중국 동북방의 군벌 장학량은 서안에서 국민당 장개석을 인질로 잡아놓고 ‘중국 내전을 중단하고, 먼저 일본과 싸우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었다. 나중에 대만으로 쫓겨간 장개석은 장학량 때문에 중국 본토를 잃었다고 생각해서 그를 1990년까지 구금했다. 그러나, 국민당이 패배한 것은 부패하고 무능력했기 때문이지, 장학량 때문은 아니었다. 

‘내부의 적을 먼저 소탕하고 외적에 맞선다’는 ‘내수외양(內修外攘)’의 기치가 매우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진보당 노회찬 의원이 말했던 것처럼 "만약에 외계인이 침공한다면, 한국과 일본도 함께 손을 잡아야만 할 것이다!". 통합된 단체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계속 오래토록 유지해 내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통합된 세력이 서로서로 하나가 되어 단단해지는 숙성 과정의 고통을 제대로 버티지 못하면, 결국 쪼개지고 분열되어 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