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코믹

생물 시험을 치르고 벌어진 소동

마도러스 2015. 4. 9. 09:55


생물 시험을 치르고 벌어진 소동

 

중2학년 2학기 생물(生物) 시험이었는데, 하여간 정답이 ‘항문(肛門)’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흔하게 쓰는 단어인데, 갑자기 생각이 안 날 때가 있잖아요. 곰곰히 생각하다가 머리를 쥐어짜서 ‘똥구멍’이라고 썼지요. 시험이 끝나고, 친구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그제서야 항문(肛門)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지요. 그런데, 저같은 친구들이 몇 명 더 있더군요. 생물 선생님께서는 항문(肛門) 이외에는 다 틀리게 한다고 발표를 했지요. 점수가 왔다갔다 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우는 척 하면서 생물(生物) 선생님께 달려갔지요. “선생님! ‘똥구멍’도 맞게 해 주세요. 항문(肛門)은 한자어지만, ‘똥구멍’은 순수 우리나라 말이잖아요. 맞게 해 주세요.” 저의 울음 공세 그리고 한국 말을 사랑해야 한다고 박박 우기는 저한테 선생님은 반쯤은 넘어가 계셨고, 옆에서 국어(國語) 선생님께서도 거들어 주신 덕분에 “똥구멍까지는 맞게 해 주마!”라고 말씀하셨죠. 활짝 웃으며 의기양양(意氣揚揚)하게 돌아왔죠.


그러자, 한 친구가 내게 물었죠. "맞게 해 줬어?" "당연하지!" 갑자기 그 친구 얼굴이 벌개졌어요. 그러더니, 내 손을 붙잡고 생물(生物) 선생님께 달려갔어요. “선생님! ’똥구멍‘도 맞다면서요?” "그런데?" "그럼, 저도 맞게 해 주세요." 그 친구의 답안지를 봤더니, 글쎄 ’똥꾸녕‘이라고 써 있는 거였어요. “선생님! 저희 집에서는요. ‘똥구멍’을 ‘똥꾸녕’이라고 해요. 저희 부모님은 경상도 분이셔서 ‘똥구멍’이라고 하질 않아요. 어쨌든 의미는 통하잖아요.” 생물(生物) 선생님께서는 그건 사투리라서 안 된다고 하셨지요. 그러자, 흥분한 그 친구는 “이건 생물(生物) 시험이지! 국어(國語) 시험은 아니지 않냐!”고 박박 우겼지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말이예요. 선생님께서는 더 생각해 보시겠다고 하셨어요. 선생님의 말씀이 있고나서 그 친구는 마치 승리나 한 듯이 교실로 의기양양(意氣揚揚)하게 돌아왔지요. 그러자, 갑자기 몇 명 친구들이 우르르 교무실로 가는 거였어요. 그 친구들이 쓴 답은 이런 거였답니다. ‘똥꾸녘’. ‘똥구녘’. ‘똥꾸멍’. ‘똥꾸녕’. ‘똥구녕’ 등등. 생물 선생님께서는 1주일 가량을 똥구멍에 시달려야 했답니다. 결국, 항문(肛門)과 ‘똥구멍’만 맞게 하고, 나머지는 틀리게 처리했답니다. 그 중에 한 명은 가서 항의해 보지도 못하고, 쓴 웃음만 지었는데, 그 친구가 쓴 답은 바로 ‘똥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