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열전

■ 수류탄 껴안고 살신성인(殺身成仁) 김범수 대위

마도러스 2021. 2. 18. 19:57

■ 수류탄 껴안고 살신성인(殺身成仁) 김범수 대위

 

 모두 엎드려!’ 2004 02 18일 오후 14 12, 전북 전주시 송천동 육군 35사단 신병 교육 대대 수류탄 교장에 한 남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훈련 중이던 병사들은 순간 몸을 움추린 채, 바닥에 엎드려있는 그를 응시했다. ‘콰광!’ 지축을 뒤흔드는 폭발음과 함께 공중으로 솟아오른 남성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게 그의 마지막이었다.  김범수 대위는 이날 수류탄 제1사로(射路) 통제 교관을 맡았다. 난생 처음 대량 살상 무기인 수류탄을 잡는 훈련병들을 통제하는 일이었다. 훈련병들의 수류탄 투척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을 무렵, 이모(당시 20) 이병이 제1사로(射路)에 들어섰다. 떨리는 손으로 수류탄을 잡은 이병은 파지(把持)부터 안전 클립 제거까지 무사히 마쳤다. 남은 것은 안전핀 제거와 투척 뿐이었다. 바로 그 때였다. 이병의 손에서 안전핀이 떨어져 나오는 순간, 둔탁한 소리와 함께 공이 (탄환의 뇌관을 쳐 폭발하게 하는 송곳 모양의 총포의 한 부분)가 격발했다. 김범수 대위는 옆 사로(射路)에 들어선 훈련병들에게 바닥에 엎드릴 것을 지시했다. 그 뒤, 그대로 수류탄에 몸을 날렸다. 그렇게 젊은 청년 장교는 수류탄의 파편을 온 몸으로 막아내고 장렬하게 산화(散華)했다.

 

 2004년 수류탄을 껴안고, 위국헌신(爲國獻身) 살신성인(殺身成仁)을 실천한 () 김범수 대위 9주기 추모 행사가 2013 02 18일 육군 35사단 신병 교육 대대에서 열렸다. 김범수 대위(당시 26) 2004 02 18일 전북 전주시 송천동 육군 35사단 신병 교육 대대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을 하던 중, 신병이 수류탄을 쥐고 던지지 못하자, "엎드려"라고 외친 뒤, 수류탄을 자신의 가슴에 품었고, 수류탄이 폭발해 숨졌다. 당시 현장에는 269명의 훈련병과 교관. 조교 등이 있어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할 뻔했지만, 김범수 대위의 희생으로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다. 김범수 대위의 아버지 김영갑(70)씨는 "이곳에 오면, 저 세상으로 훌쩍 떠나간 아들 생각에 가슴이 더욱 미어진다. 그래도 사단이 아들을 잊지 않고, 매년 추모 행사를 열어줘 슬픔의 무게를 잠시 덜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사단장은 추모사에서 "부하와 동료를 구한 고인은 육군 가치관 중, 용기와 희생정신, 책임의식을 실천한 군인 정신의 표상이다. 김범수 대위의 숭고한 군인 정신을 되새겨 강력한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하자!" 라고 말했다. 국방홍보원에서는 김범수 대위를 기리기 위해 '그대 꽃잎처럼'이라는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으며, 육군은 매년 추모 행사를 열고 있다.  육군 35사단 2014년 전주 송천동에서 임실군 임실읍으로 이전한 후, 신축된 신병 교육 대대 강당의 건물명을 김범수관으로 명명했으며, 부대 역사관 한편에 별도의 추모실을 마련했다. 또한, 전주 송천동에 있던 구() 수류탄 교장에 건립된 추모비도 임실로 옮겨왔다.

 

 1961 06, ROTC(예비역 장교 훈련단)의 시작이었다.

 

1961 06 전국 16개 종합대학에서 선발한 사관 후보생 3,175명이 군사 교육에 들어갔다. 학생 군사 교육단(ROTC)의 시작이었다. 이 가운데 2,642명이 1963년 소위로 임관했다. 그 뒤, 59년 동안 대학생 총 22만여 명이 이 길을 택했다. ROTC 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 (예비역 장교 훈련단)의 약자이다. ROTC는 학군단이 설치된 대학에서 3·4학년 때, 군사학 교육과 훈련을 받고 졸업 후, 소위로 임관한다.  ROTC ‘3() 1() 3()’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3() 학연, 지연, 정치와 종파 초월’, 1() 오직 기()’, 3() 선배에게 존경을, 후배에게 사랑을, 동기에게 우정을을 각각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육사 등 다른 출신들 이상으로 유대가 강하다. 해병대 전우회, 고대 교우회, 호남 향우회 등 우리 사회에서 결집력이 강하기로 소문난 이른바 3대 친목 단체에 이어 ROTC 중앙회가 4대 친목 단체로 꼽힐 정도이다.

 

 ROTC, () 의무 복무 마치고 전역한 뒤, 사회 각 분야로 진출

 

 ROTC는 시쳇말로 군대에 말뚝을 박고 장기 복무를 하는 소수 장교를 제외하곤 90%가량이 의무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뒤, 사회 각 분야로 진출, 우리나라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다. 2011 ROTC 50주년을 맞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당시 현직 장차관급만 30여 명, 현역 국회의원은 9, CEO급 경영자는 250여 명에 달했다. 기업 오너 일가 중에도 LS그룹 등이 자녀들에게 ROTC 복무를 권한 경우가 많았다. 그동안 위국헌신(爲國獻身) 살신성인(殺身成仁)을 실천한 ROTC 장교들도 적지 않았다. 지난 2011년까지 전사 또는 순직한 ROTC 장교는 390여 명이었다. () 김범수 대위 2004 35사단 신병 교육대 소대장으로 근무하던 중, 훈련병이 수류탄 안전핀을 잘못 뽑아 위험해지자, 수류탄을 감싸 안고 산화하였으며, 보국훈장 광복장이 추서됐다. ROTC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대장이 됐던 박세환 전 재향군인회장은 1968년 경비 소대장으로 주월 한국 대사관을 공격한 베트공을 성공적으로 격퇴하여 화랑무공훈장 등을 받았다.  2020 09 ROTC 출신인 남영신(南泳臣)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이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됐다. 그동안 ROTC 2명의 합참의장을 배출했지만, 육군참모총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육군총장은 육사 출신이 도맡아 왔다. ROTC 2020년 임관한 5,000여 명의 육군 소위 중 70%를 차지할 정도로 초급 간부의 중추와 같은 존재이다. ROTC 출신 현역 장성은 30여 명에 달한다. ROTC는 예비역 모임에서도 거수 경례를 하고, 애국가는 4절까지 부른다. 모든 ROTC에게 축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