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고를 졸업한 후, 서울대를 졸업했습니다. 미국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풍족한 것은 아니지만, 아버지가 의사여서 어려움 없이 자랐습니다.
남자는 고졸이고 현재는 직업이 없습니다. 하지만, 정치를 하고 싶어 합니다. 웅변 학원을 잠깐 했었는데, 선거에서 몇 번 떨어졌습니다. 지금은 무일푼으로 월세 방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홀어머니가 편찮으시고 시누이가 하나 있는데 심장이 안 좋습니다. 그래서, 결혼하면 둘 다 제가 모시고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남자는 재혼입니다. 첫사랑과 결혼해서 지금은 사별하고, 중학생 아들이 2명 있어요. 물론, 제가 키워야 합니다. 집에서 이 남자와의 결혼을 반대합니다.
저는 초혼입니다. 저는 그를 사랑하는데,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 모두 결혼을 반대하네요. 그의 인물 됨됨이는 정말 훌륭합니다. 그는 내가 필요하고, 아이들을 돌봐주길 원합니다. 그리고, 저를 사랑한다고 합니다. 이 결혼은 괜찮을까요?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 두 분의 아름다운 사랑이 하늘에서도 영원히 지속되길 기원합니다.
■ 이희호 여사 : 여성 인권 신장에 기여한 1세대 여성 운동가이다. 1950년 대한 여자 청년단 결성과 1952년 여성 문제 연구원 (現 여성 문제 연구회) 창립에 앞장섰으며, 1962년 당시 야당 정치인이었던 김대중 前 대통령과 결혼하면서 민주화 운동 동지로서도 함께했다. 1997년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으로 영부인이 됐으며, 2009년에는 김대중 평화 센터 이사장으로 취임해서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해 힘썼다. 2019년 06월 10일 9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62년 야당 정치인 김대중과 결혼했다. 결혼 이후에도 여성 문제 연구원 회장을 지내며, 여성 운동을 지속했다. 김대중 前 대통령은 1970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과의 대선에서 95만 표 차이로 낙선하며, 일약 야권의 지도자로 부상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박정희 정권의 탄압이 계속되면서 엄청난 시련이 닥치게 되었다. 김대중 前 대통령은 1971년 의문의 교통 사고를 당한 후, 미국 망명(1972년), 납치 사건(1973년), 가택 연금과 투옥(1973-1979년) 등을 당하며, 감시와 탄압에 시달렸다.
1976년 김대중. 윤보선. 문익환. 함세웅을 비롯한 재야 인사들이 중심이 되어 박정희 유신 정권을 비판한 3.1 민주 구국 선언 사건 직후, 이희호 여사는 남편과 함께 남산 중앙 정보부로 끌려가기도 했다. 이후, 남편 김대중이 투옥 생활을 이어가는 동안, 재야 인사의 부인들과 함께 석방 운동을 벌였다. 김대중 前 대통령은 박정희 유신 정권의 종말 이후에도 전두환 신군부의 탄압을 받았는데, 1980년 05월 내란 음모 사건을 빌미로 하여 김대중 前 대통령이 사형 판결을 받았을 때, 이희호 여사는 당시 지미 카터(Jimmy Carter) 미국 대통령에게 구명을 청원하는 편지를 보내고, 각종 국제적 구명 운동에 앞장섰다. 김대중 前 대통령은 석방 이후, 미국으로 망명해야 했다. 그 후, 다시 귀국 후에도 군사 정권의 가택 연금(1982-1987년) 탄압은 연속되었다. 그러면서 김대중 前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는 인고의 세월을 모질게 견뎌내야 했다.
1997년 12월 정치인 김대중은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는 1971년 대선을 시작으로 대선 도전 4번째 만에 이뤄진 성과였다. 영부인이 된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 대통령이 재임하는 동안, 여성의 공직 진출 확대를 비롯해서 여성계 인사들의 정계 진출의 문호를 넓히는 데 힘썼다. 영부인으로서 남북 교류 확대, 평화와 인권 신장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9년 08월 18일 85세를 일기로 서거하였다. 이희호 여사는 이후에도 재야의 정신적 지주로서 큰 역할을 했다. 2009년 09월, 김대중 평화 센터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남북 관계와 평화 증진, 빈곤 퇴치 등을 위해 힘썼다.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 위원장이 사망했을 때, 방북해서 조문했고, 2015년 08월에는 각계 인사들과 함께 북한을 방문해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물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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