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사 (조선)

조선시대 사람 평균 수명은 얼마일까?

마도러스 2013. 12. 27. 16:10


조선시대 사람 평균 수명은 얼마일까?


■ 현재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세계적으로 최상위권


현재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세계적으로 최상위권에 속한다. 인구 보건 복지 협회가 2013년 10월 30일 출간한 유엔 인구 기금(UNFPA)의 '2013년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 한국어판을 보면, 한국 남성 78세. 한국 여성 85세로 기대 수명이 1년 전 보다 모두 한 살씩 늘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여성은 세계 3위, 남성은 15위 정도의 위치이다. 한국 여성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오래 산다는 말이다. 그러면 100여 년 전인 조선시대 사람들은 얼마나 오래 살았을까? 아쉽게도 조선시대 사람이 얼마만큼 살았는지 알려주는 자료는 거의 없다. 하지만, 어림짐작할 수 있는 자료는 있다.


■ 평균 수명은 35세 정도 (서울대 의대 황상익 교수 추정)


조선 시대 수명과 관련해 정확하게 남아 있는 것은 국왕 27명의 숨진 나이이다. 가장 장수한 조선시대 왕은 만 81세 5개월에 세상을 떠난 영조(英祖)이다. 두 번째는 72세까지 산 태조 이성계이다. "70살까지 산다는 것은 옛날에는 드문 일이다"는 고희(古稀)의 뜻 그대로 70살을 넘긴 임금은 태조와 영조 등 2명에 불과했다. 그 다음으로 고종(66세), 광해군(66세), 정종(62세)이 뒤를 이었다. 60 회갑 잔치를 치른 왕은 20퍼센트도 안 된다.


사망 연령을 보면 평균 46.1세이다. 왕위에서 쫓겨나고서 16세에 살해당해 천명을 누리지 못한 단종을 빼면 47.3세로 조금 늘어난다. 오늘날의 한국 남성 평균 수명과 도저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다.


의식주 생활이 전혀 궁핍하지 않았고 의료 혜택도 가장 많이 받았을 국왕이 백성 보다 오래 살았을 것이란 점과 서유럽에서 산업화가 막 시작되던 1800년 무렵평균 수명이 35세 안팎이었던 점 등을 바탕으로 조선 시대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35세 정도, 혹은 그 이하였을 것이라고 서울대 의대 황상익 교수는 유추했다.


■ 지금은 인류 역사에서 처음 경험하는 장수(長壽) 시대


황상익 교수는 이처럼 평균 수명이 짧았던 이유로 근대화 이전 인류의 영유아 사망률이 엄청나게 높았던 점을 첫손으로 꼽았다. 여러 나라의 자료들을 종합해 보면, 산업화 이전까지 대체로 출생아 3명 가운데 1명은 4살까지도 살지 못했고, 4명 중 1명은 첫돌조차 맞이하지 못했으며, 이런 사정은 왕족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장수 임금 영조(英祖)의 자녀 14명 중 5명이 4살을 넘기지 못했다.


이에 반해 2013년 현재 전 세계 출산 1천건당 5세 미만 영아 사망률(2010~2015년 연평균 추정)은 52명이며, 우리나라도 4명 정도로 세계 평균을 크게 밑돌 정도로 낮다.


황상익 교수는 "높은 영유아 사망률을 고려하면, 조선시대 국왕이나 백성이나 지금 보다 수명이 40년, 혹은 그 이상 짧았다"면서 "오히려 지금이 수백만년 인류 역사에서 처음 경험하는 장수의 시대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입력: 2013.12.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