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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선지자 아닌 기회주의자

마도러스 2011. 10. 10. 10:17

 

잡스, 선지자 아닌 기회주의자


[CBS 워싱턴 이기범 특파원]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Steve Jobs) 사망 이후 그에 대한 일방적인 찬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그의 업적을 명확히 평가해야 한다'는 비판적 시각도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인 포브스(Forbes)는 최근 기명칼럼을 통해 "잡스는 선지자(visionary)가 아니라 좋은 의미의 기회주의자(opportunist)"라고 평가했다.


포브스(Forbes)는 "기회주의자의 의미가 기회와 주변 여건을 이용해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면 잡스는 기회주의자"라며 "이는 선지자와는 정반대"라고 주장했다. 포브스는 "잡스가 사상 처음으로 작고 싸고 간편한 컴퓨터 '애플 2'를 만들었을 때 실제로 그것을 만든 사람은 동업자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이었고, 그는 아이디어만 제공했었다"며 "모든 부품은 당시 이미 존재해 있었고 잡스는 그것을 조합하는 아이디어만 냈다"고 밝혔다.


애플의 다음 제품인 '매킨토시 컴퓨터' 역시 '애플2' 컴퓨터에다 잡스가 제록스(xerox) 회사를 방문했을 당시 봤던 제록스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마우스를 합쳐 놓은 것이라며 포브스는 "새로운 조합이기는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포브스는 "잡스가 애플에서 해고(解雇)된 뒤, 세계 최고의 컴퓨터를 만드는 것에 매달렸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며 "그 컴퓨터는 성능은 좋았지만 매우 비쌌고 그래픽 성능을 중시했다"고 밝혔다.


이 컴퓨터를 팔기 위해 잡스는 짤막한 디지털 만화 영화를 만들어 시연했는데 컴퓨터 보다 이 애니메이션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결국 잡스는 방향을 틀어 컴퓨터 대신 애니메이션에 집중했다. 그에게 대박을 가져다준 픽사(pixar) 애니메이션의 '토이 스토리(Toy Story)'이다.


포브스는 "잡스는 뭔가 새롭고 더 개선된 것을 위한 비전을 포기 했었다"며 "이는 기회주의자의 행동"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대표 제품인 아이맥. 아이팟. 아이튠스. 아이폰. 아이패드 모두 애플이 처음 만든 것은 아니었다"며 "인터넷 시대가 되자 다른 기회주의자처럼 잡스도 기존의 제품을 조합해 사람들이 사용하도록 했다"고 포브스는 밝혔다. 포브스는 "잡스도 생전에 이 같은 점을 IT 전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정했다"며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창조란 사물을 단지 연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도 최근 기사를 통해 "잡스에 대한 찬사가 대통령이나 교황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과도한 찬사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CSM은 "잡스의 천재성은 인정하지만 전구를 발명한 토머스 애디슨(Thomas Addison)이나 비행기를 만든 라이트 형제(Wright brother), 또는 자동차를 만든 헨리 포드(Henry Ford)와 같은 반열에 둘 수 있는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CSM은 "애디슨(Addison)의 전구 발명으로 가정은 화재로부터, 직장은 사고로부터 더욱 안전해졌으며, 포드(Ford)의 값싼 자동차와 라이트 형제(Wright brother)의 비행기는 세계를 작게 만들었다"며 "이에 비하면 잡스는 경쟁자들에게 아름다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만드는지 보여 주는데 영향을 미쳤을 뿐"이라고 인용 보도했다.


CSM은 또 "애플의 사용자들은 스스로 프로그램을 탑재할 수 없고, 애플이 통제하는 애플의 서버에서만 내려받을 수 있을 뿐"이라며 "애플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무엇이든 검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CBS 뉴스, 입력: 2011.10.10)

 

아이브(Ive), 스티브 잡스에게 상처 받았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무대에서 신제품을 선보이며 찬사를 받을 때, 한 남자는 속으로 울었다.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이자 부사장인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는 “잡스가 나의 창의성을 자기 것처럼 얘기할 때 깊은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잡스의 오른팔로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디자인해 ‘애플의 아르마니’라고 불리는 그이다. 아이브는 무대 위 잡스가 내뿜는 혁신의 사자후를 들으며 “몸에서 가시가 돋는 것처럼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아이브에 대해 “애플의 핵심을 이해하는 사람” “애플에서 나의 마음의 동반자”로 표현했다. 문제는 혁신의 성과가 잡스에게만 집중된다는 것이었다. “잡스는 강단 위에서 모든 게 자신의 창의력에서 나온 것처럼 연설했어요. 나는 관객석에 앉아 그 모습을 지켜봤죠. 그 모든 생각과 아이디어가 적힌 내 수첩을 손에 쥔 채로 말입니다.”


1967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아이브(Ive)는 욕실 세면대와 변기를 디자인하는 회사에서 일하다 1992년 애플에 합류했다. 그의 재능이 빛을 발한 것은 1997년 잡스가 복귀하면서이다. ‘아이맥’ 프로젝트의 전권을 맡은 그는 대성공을 거뒀고, 천재 디자이너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는 스티브 잡스에 대한 서운함도 털어놨지만 “잡스는 애플의 목표가 단지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는 소신이 있었던 인물”이라며 여전한 존경심도 나타냈다. “잡스가 끊임없이 일을 추진해 주고 여러 압력을 막아 줬기 때문에 애플 제품들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아이디어들은 다 구름 속으로 사라져 버렸을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