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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ㆍ11 테러, 진짜 희생자는 군인

마도러스 2011. 9. 6. 15:23

9ㆍ11 테러, 진짜 희생자는 군인


■ 테러 전쟁에서 숨진 미군, 9·11 희생자 2배 넘어


2011년 9ㆍ11 테러의 숨은 희생자는 군인이다. 테러 세력 응징에 나섰다가 2011.09.04일 현재 6,230명이 사망했다. 9ㆍ11 희생자의 2배가 넘는다. 살아남은 군인은 가족붕괴 앞에서 절규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여섯 차례 파병된 미 육군소령 A씨는 "국가는 지켰지만, 가정은 못 지켰다"고 말했다.


2001년 10월 아프간에 첫 파견될 때는 아내도 자부심을 보였다. 하지만, 5년이 흐른 뒤 아내는 "또 파병이냐!"고 했고 10년이 되자 별거를 요구했다. 꼬마 아들은 어느덧 대학생이 돼 더 이상 그를 찾지 않는다. 파병 병사를 마중 나온 아내 가운데 30%는 다음날 이혼을 요구했다.


다섯 차례 파병됐던 병사 B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는데 "10년 내내 불면증을 겪었다"고 말했다. 미군이 월남전 후유증에서 빠져 나오는데 20년 넘게 걸린 것을 감안하면 군(軍)은 앞으로 10년 이상 후유증과 싸워야 할 것이라고 한 관계자는 말했다.



미국 심장부 뉴욕과 워싱턴이 동시 테러를 당한 지 10년이 지났다. 외형상 미국은 더 안전해졌고 미국인들도 삶 속에서 9ㆍ11을 조금씩 걷어내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미국인 누구도 9ㆍ11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희생자 유족은 슬픔을 견뎌야 했고, 시민들은 또 다른 테러 공포에 떨어야 했다. 그래서 미국인에게 아픔은 진행형이고 앞으로도 그리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이미 국가 부채 증가 경기 침체 우려로 나타났듯 향후 10년은 모습을 달리한 후유증에 시달릴 전망이다.


■ 세계는 넓고 이견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난 10년에 대해 미국인들은 "미국도 침략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눈 떴다" "또 다른 세계를 의식하게 됐다"는 식의 반응을 많이 보인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않고 집에서 멀리 떠나지 않는다"거나 "항공 여행을 하지 않는다"며 공포를 씻어내지 못한 사람도 많았다.


조지 W 부시 전(前) 대통령은 플로리다 주(州) 초등학교 2학년 수업을 참관하던 중 9ㆍ11 소식을 접했는데 이 장면을 지켜본 당시 학생 라자로 두브로크는 "이제 누구를 두려워할 나이가 지났다"는 말로 일곱살 소년이 겪었던 공포를 떠올렸다.


그는 "세계는 넓고, 우리와 다른 의견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아랍어를 공부하기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두브로크처럼 아랍어 전공 대학생이 지난 10년간 3배 늘고 작년 미스 아메리카에 중동 출신이 당선되는 등 미국은 무슬림 공포에서 조금 여유를 찾은 듯하다.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10년은 매우 뜻 깊은 시간이다. 2011.09.11일 맨해튼의 추모 공원을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추모 행사가 열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을 국가 추모의 날로 정하고 10년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공항처럼 사람이 모이는 장소의 보안 검색을 강화하고 뉴욕시 지하철은 비상 경계에 들어갔다. 연방 수사국(FBI)과 국토 안전부는 소형 개인 항공기 테러 가능성을 경고했다. 아직도 9ㆍ11 망령과 싸우고 있는 미국 및 미국인의 모습이다. (한국일보, 입력: 2011.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