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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의 한계(限界) 그리고 딜레마

마도러스 2010. 1. 27. 18:08

 

아이폰의 한계(限界) 그리고 딜레마


요즘 아이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누군가 아이폰을 꺼내 놓으면 모두 이것이 요즘 유행하는 아이폰이냐며 관심을 가진다. 손가락으로 살짝 움직여도 빠르게 반응하는 속도에 많은 사람이 열광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을 구성하는 부품은 특별한 것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 부품이 삼성전자와 같은 경쟁사에서 가져다 사용했으며 사양도 높지 않다.

 

■ 아이폰 속도의 비밀과 단점 


아이폰이 빠른 이유는 첫째, 정전식 터치스크린, 경쟁 제품에 비해 낮은 해상도를 꼽을 수 있다. 정전식은 사람 몸에 흐르는 미세한 전류를 이용하는 방식인데 삼성전자 옴니아와 같은 휴대폰이 사용하는 감압식보다 빠른 속도를 구현하는데 유리하다.


둘째, 디지털 기기 속도를 크게 좌우하는 해상도를 경쟁 모델보다 낮춰 속도를 높였다. 화면에 화려한 그래픽을 표현하는 것은 CPU에 부담을 많이 주는 작업이며 그래픽을 정밀하게 표현할수록 속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애플에서 설계했기에 하드웨어 최적화 조합을 잘한 것도 아이폰 속도를 빠르게 한 원인이기도 하다.


셋째, 가장 큰 이유는 아이폰 모델이 3G와 3GS를 포함해 몇 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가볍게 할 수 있어서이다. 일반적으로 윈도XP, 윈도 모바일 같은 범용 OS는 세상에서 생산하는 모든 부품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많은 제조사가 만드는 부품 조합을 모두 지원하기 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설치할 수 있으며 새로운 부품을 자유롭게 추가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폰은 계산 및 변환 과정이 최소화되어 있어 더 이상 모델 확장이 안 된다. 왜냐면, 아이폰 모델이 몇 개 없기 때문이다.  원래, 소프트 웨어의 기능은 해당 부품에서 작동하면서 여러가지 모델을 이용하여 계산하고 변환하는 작업을 계속 하도록 되어 있다. 지원하는 부품이 많을수록 이 과정은 매우 큰 부담이 되어 속도를 느리게 하기 때문에 아이폰에서는 최소화 해 버렸다. 

 

또한, 아이폰은 기본적으로 설치된 몇 개 프로그램 외에는 동시에 실행되지 못한다. 설계를 간단히 했고, 그 대신 속도를 빠르게 했다. 원래, 윈도에서의 소프트 웨어는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편리하지만, 설계를 복잡하게 만들어 속도를 느리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이폰의 한계(限界)와 딜레마

 

아이폰 모델 수를 줄이고, 다른 사업자가 관련 제품을 만들 수 없게 한 전략은 기기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단점도 크다. 다른 회사가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기에 관련 기업을 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 경쟁자인 구글이 만든 개방형 모바일 OS 안드로이드에 세계 주요 업체가 모이는 결과를 만들었다.


메이저 휴대폰 업체로 도약하기 힘들다는 한계도 있다. 언론에서 매일 아이폰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 아이폰이 많이 팔린 것 같지만, 세계적으로 1년에 1,500만대 정도가 팔릴 뿐이다. 노키아 3억 7,000만 대, 삼성전자 2억대 정도 판매하는 것에 비하면 적은 수치다.


아이폰은 종류가 적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 취향을 모두 만족하게 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휴대폰을 1년에 30종 이상 개발해 다양한 사람들 취향을 만족시키는 것처럼 아이폰도 메이저 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이폰 종류를 늘려야 한다. 하지만 종류를 늘리는 순간 아이폰 특성을 잃어버릴 수 있기에 애플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전자신문, 입력: 2010.01.26)

 

2009년 12월부터 안드로이드폰 판매량이 아이폰을 앞지르고 있다. 2009년 12월 북미 아이폰 판매량은 약 100만대인데, 안드로이드 판매량은 이보다 앞서고 있다. 구글의 첫 스마트폰 ‘넥서스원’이 시판되고 있는 2010.01월부터는 안드로이드폰 판매량이 아이폰을 더 크게 앞지르고 있다. 결국, 시장의 판도가 개방형이 아닌 통제형 모델에 집착한 아이폰에게 불리해 지고 있는 것은 왜 일까?

 

■ 과거 애플이 매킨토시 컴퓨터로 정보기술(IT) 시장에 기술 혁신 바람을 불러 일으켰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에 시장을 잠식당한 전례가 있다. 지금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이 과거 매킨토시에 버금갈만한 혁신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의 성공 신화 역시 매킨토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애플은 1984년 GUI(사용자가 컴퓨터와 정보를 교환할 때 그래픽을 통해 작업할 수 있는 환경)가 적용된 매킨토시를 출시하며 IT 시장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당시 매킨토시를 따라갈 제품은 없었고 MS가 매킨토시에 버금가는 윈도 3.0 제품을 내놓는 데 6년의 시간이 걸렸다.


MS가 뒤늦게 제품을 출시했지만, 2009년 윈도가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고 애플은 시장 점유율이 5% 안팎에 머물고 있다. 애플이 매킨토시 컴퓨터를 출시하면서 범한 중대한 실수다른 업체들에 관련 소프트웨어의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MS는 애플과는 정반대였다. 모든 PC 제조업체가 윈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결과적으로 매우 다양하고 값싼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윈도의 시장 점유율은 그만큼 높아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성능이 뛰어나고도 값이 싼 컴퓨터들이 시장을 지배해 나갔고 애플은 MS에 당해낼 수 없었다. MS는 개발자에게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의 혁신을 독려하고 윈도를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유도했다. 개발자로선 MS를 포함한 다양한 판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


반면,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통제'에 대한 집착이 강한 스타일이다. 애플의 소프트웨어를 애플의 하드웨어에만 묶어 두고 있다. 애플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시키는 것만이 애플의 기술 혁신을 팬들이 만끽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구글은 운영 체제안드로이드를 개방해 놓았다. 휴대전화 제조업체 누구라도 안드로이드를 채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윈도 PC가 그랬듯이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가격을 낮추면서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인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구글 안드로이드폰이 이미 시장 점유율에서 애플 아이폰을 앞지르고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모바일 기기들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시장에서 고립될수록 안드로이드를 따라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애플은 소수의 애플 팬들을 위한 틈새 시장 기업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 2009년 12월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이 국내 출시 한달 만에 20만대 넘게 팔리는 선풍(旋風)을 일으키면서 국내 IT 업계에 뒤늦게 비상이 걸렸다. 무선 인터넷으로 가는 세계의 흐름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10년 각각 40여종, 20여종의 스마트폰을 국내외 시장에 내 놓을 예정이다. 스마트폰도 하드 웨어만 잘 만들어 물량을 퍼부어 대면, 선두 업체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판단인 듯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다. 삼성과 LG가 2009년 전체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을 30%대로 끌어올렸지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도 안 되는 실정이다.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하드 웨어에 대한 자부심이 얼마나 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PC 시장의 경우 부품 표준화와 함께 하드 웨어 제조는 대만과 중국으로 다 넘어가고, 선진국 기업들은 소프트 웨어로 돈을 벌고 있다.


손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 시장도 그렇게 될 수 있다. 하드 웨어의 성능, 디자인이 중요한 일반 휴대 전화와는 달리 스마트폰은 소프트 웨어와 콘텐츠로 승부(勝負)가 난다.


이미 중국. 대만 업체들이 스마트폰을 쏟아내고 있다. 지나치게 하드 웨어에 치우쳐 있는 국내 IT 산업에는 치명적(致命的)일 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과 LG 더 나아가 한국 IT 산업이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 살아 남으려면, 먼저 소프트 웨어를 하드 웨어에 따라붙는 액세서리 정도로 여겨온 그간의 인식부터 완전히 뜯어 고쳐야 한다.

 

북미 지역에서는 이미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OS)를 탑재한 ‘안드로이드폰’ 판매량이 애플 ‘아이폰’ 판매량을 앞질렀다.

 

안드로이드폰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훨씬 용이한 오픈(open) 소스(source)를 기반으로 한다. 누구나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참여함으로써 더 풍부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아이폰스마트폰의 서막을 열었다면, 안드로이드폰스마트폰의 전성기를 주도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국 제조사의 미래가 마냥 어둡다고 단정하기엔 이르다. 삼성 전자와 LG 전자 등도 곧 구글 OS를 탑재한 안드로이드폰을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