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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전세 제도 끝! 오직 월세 뿐

마도러스 2011. 5. 16. 11:25

이젠 전세 제도 끝! 오직 월세


■ 집주인(다주택자)이 3억원을 대출 받아 3억짜리 집을 사서 1억원에 전세를 내 놓으면, 나머지 2억원에 대한 이자 비용을 주인이 부담해야 한다. 여기다가 집주인은 주택의 유지 수선비는 물론 재산세 등 각종 보유세도 부담해야 한다.


집 주인은 각종 이자 및 세금을 부담하고 나면 결국 손해지만, 3억짜리 집이 곧 4억-5억으로 상승한다는 전제(前提)가 붙으면 집 주인의 주택 매입 후 전세 방출은 매우 투자 가치가 있는 사업이 된다. 하지만, 주택이 계속 상승한다는 전제(前提)가 사라지면, 주택 매입 후 전세 방출 사업 역시 투자 가치가 사라지게 된다.


다주택자들이 내놓는 전세는 집값 상승을 전제로 생명을 유지하는 불가사의한 제도이다. 주택을 여러 채 갖는 것은 사회적 비난을 받을 뿐 아니라 투자 측면에서도 유리할 게 없다는 인식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결국 다주택자들의 위축전세 시장을 급속도로 위축시키고 궁극적으로 임대 시장을 외국처럼 월세 임대 시장으로 바꿀 것이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분양 주택 위주의 정책에서 임대 주택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주택 가격이 제자리에 머무르는 경우, 집주인은 주택 보유에 따른 세금과 자기 자본의 기회 비용이라는 측면에서 손실을 보게 된다.


전세 주택의 공급은 지속적인 상승에 대한 기대를 전제로 한 때만 가능하다. 매매 가격이 안정되고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사라질 경우, 전세 주택의 공급은 빠르게 위축돼 월세로 전환되거나 매매 시장에 나오게 될 것이다.


1960-1970년대, 한국에서 어떻게 처음 전세가 일반화되기 시작되었으며, 지금과 같은 형태의 아파트 전세가 일반화된 것은 1980년대 이후의 현상으로 보여진다. 사실 전세는 집주인 입장에서 보면 엄청나게 손해 보는 장사이다. 전세 주택의 공급자들은 다주택자들이고 그들이 없다면 전세 제도도 붕괴할 것이다.


일본만 해도 매달 월세(月貰)를 내야 할 뿐 아니라 월세 두세 달치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내야 하고 그 보증금은 대부분 돌려받지 못한다. 전세 제도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유일한 제도이다.



■ 2010.10월 현재 전세값 동향이 심상치 않다. 실제로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2010.09.27일 "전셋값 상승은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 전세 대책은 없다. 전세 대란은 서울 경기 일부 지역의 상황이다!" 라고 말했지만, 이미 전세 대란은 전국으로 확대됐다.


속이 타는 것은 전셋집을 구하는 사람들이다. 전셋집에서 사는 사람들은 살던 집에서 '눌러 앉기'도 쉽지 않다. 집주인이 최근 전세 시세에 맞춰 전세금을 올리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전셋값 상승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일 뿐이다. 본질은 전세 물량 부족 때문이다.


다들 월세만 내놓고 전세는 (물량을) 내 놓지 않는다. 은행 이자 받아 봐야 별 것 없으니까 다달이 몇 십만 원씩 들어오는 월세가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원래 전세를 놓던 집도 월세로 바꾸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저금리 정책의 후폭풍을 전세 수요자가 뒤집어 쓰고 있는 형국이다.


집 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게 되면서 전세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됐다. 집 주인들이 낮은 은행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이유이다. 2010.10.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 위원회의 결정에서 드러났듯, 저금리 기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제 가파른 경제 성장 시대는 끝났기 때문에 고금리를 담보로 생겨났던 전세 주택 풍조는 앞으로 사라질 전망이며, 외국에서 처럼 월세 주택만 존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