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당하는 아이
|
미영이의 성격을 검사해보니 마음 속에 화가 많이 있으면서도 자존감은 낮았다. 자신에 대한 비하감, 우울감은 물론 부정적인 대인관계를 경험하는 과정속에서 열등감이 더 강해지면서 피해의식과 적대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중학교 2학년에 다니는 성규는 말이 어눌한데다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하고 친구들과 놀지를 못한다. 일곱 살 때부터 맞았으며, 초등학교 때도 아이들한테 당하고만 살았다. 중학교에 오니 더 심해졌다.
대여섯 명의 아이들이 일주일에 세번꼴로 성규를 괴롭히는데 성규네 가게에서 억지로 먹을 것을 가져오라고 명령도 하고, 담배를 가져오라고 시키며, 어떤 때는 아파트 주차장으로 끌고 가서 때리기도 하는 등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성규의 성격 검사 결과 전반적으로 무력하고, ‘내가 바보가 아닌가’ 생각할 만큼 자기비하가 팽배하며, 상당한 정도의 우울·불안으로 사회적 위축상태에 있었다. 친구들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이나 왕따를 당하는 경험이 얼마나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성격발달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것은 친구를 괴롭히거나 왕따를 시키는 가해자들과 마찬가지로 왕따를 당하는 아이 역시 성장 과정에서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영이는 어릴 때 엄마가 시댁 문제로 힘이 들어 우울한 상태였다.
그래서 네 살까지 밖에도 안나가고 또래경험 없이 집에서만 컸으며, 엄마는 미영이를 심하게 혼내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는 것이다. 성규 역시 여섯 살 때부터 부모가 가게를 하느라 누나와 밤 늦게까지 있어야 했고,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시기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왕따를 당하지 않으려면 우선 아이에게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이 자신감은 부모자녀관계에서부터 시작된다. 부모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이 확실하게 있어야 한다. 부모에게 세게 혼난 뒤 방치된 상채로 주눅이 들면 기가 약해지고, 자기를 괴롭히는 아이들이 세게 나오는 것에 대응을 못해 왕따의 희생양이 된다.
또 친구 사귀는 기술과 요령이 있어야 한다. 이는 아이들과 많이 놀아본 경험에서만 나온다. 우선은 부모와 담임교사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이의 기를 살려주는 방향으로 부모자녀관계를 개선하고 또래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원광아동상담센터 부소장) 입력 : 2004.03.16 헬스조선
'건강 (소아청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난감이나 물건에 집착하는 아이 (0) | 2008.11.16 |
---|---|
지나친 ‘인내’ 경험, 분노로 표출 (0) | 2008.11.16 |
컴퓨터 게임에 빠진 아이 (0) | 2008.11.16 |
이별에 대한 아이의 슬픔 (0) | 2008.11.16 |
분리불안 아이, 억지로 떼지 마세요. (0) | 2008.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