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소아청년)

분리불안 아이, 억지로 떼지 마세요.

마도러스 2008. 11. 16. 23:14

분리불안 아이, 억지로 떼지 마세요.

 

엄마와 애착 불안정…안정된 관계 노력한 뒤 서서히 적응시켜야

여섯 살 난 성민이는 유치원을 싫어한다. 집에서도 늘 자기 옆에 누군가가 함께 있어주기를 바라는 어려움 때문에 센터를 찾아왔다. 놀이치료실로 들어갈 때에도 엄마와 떨어지자마자 “엄마 어디 있지? 가서 보고 와야겠다”며 나갔다 들어온다.
 
놀이를 하면서도 중간중간 엄마의 존재를 확인하고 논다. 성민이는 부모가 맞벌이 부부여서 갓난 아기때는 아기 돌보는 분이 봐주었고 6개월 이후에는 아예 외가에서 크고 있는데, 세 돌때까지는 성민이 친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해 계셔서 주말에도 부모가 병원에 가는 경우가 많아 주중에 잠깐만 성민이를 보고 오는 식이었다.
 
다섯 살 영철이는 짜증을 많이 내고 엄마가 쓰레기 버리러 가지도 못하게 할 정도로 떨어지지 않으려는 문제로 상담센터를 찾아왔다. 영철이는 아기때부터 가지고 놀던 수건을 지금도 꼭 가지고 잠이 든다는데, 상담센터에 왔을 때에도 그 수건을 가지고 왔다.
 

유치원에도 만 4세가 지난 뒤에 보냈는데 한달은 엄마가 유치원 앞에서 반나절 내내 기다리고 있었고, 이후 석달 동안에도 집에 올 때는 반드시 데리러 가야 했다. 그런데 혼자 다닐 수 있게 된 지 얼마 안돼 영철이가 1주일동안 감기를 심하게 앓았고 그 사이 유치원에 결석한 다음부터는 다시 유치원엘 가려 하지 않았다. 신경질도 더 늘고 어리광도 늘어났다.

 

분리불안은 엄마와의 애착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다. 부모와 건강하고 안정된 애착을 맺어야 아이가 부모로부터 안심하고 떨어져 지낼 수 있다.

 

예로 든 성민이의 경우는 성민이 부모가 함께 있는 동안 아이한테 아무리 잘 해주었다 해도 절대적으로 성민이와 함께 있었던 시간이 부족하므로 부모와 애착을 맺기 어려웠을 것이다. 다행히도 성민이가 외조부모와 애착을 형성하여 사람을 좋아하고 따를 수 있는 마음은 길렀지만 부모와는 불안정한 애착상태에 있는 것이다.

 

영철이는 엄마가 집에서 계속 키웠지만 엄마의 성격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고 혼자 지내기를 좋아해서 아이를 이웃과의 교류없이 집에서만 키우다시피 했다. 게다가 연년생 동생이 있어 엄마는 큰 애인 영철이에게 짜증을 많이 냈다.

 

분리불안을 겪는 아이는 억지로 떼어놓으려 해선 안된다. 그러면 더욱 불안해진다. 엄마와 안정된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게 우선이다. 성민이 경우에는 낮에만 외가에 맡기고 저녁에 부모가 데리고 있으면서 부모와 함께하는 절대적인 시간을 늘이고, 동시에 아이와 놀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져야 한다.

 

분리불안 아동은 유치원에 보낼 때에도 특히 조심해야 한다. 우선은 영철이 엄마처럼 서서히 적응시키는 시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영철이 엄마도 아이에게 짜증내지 않고 엄마와의 관계를 돈독히 한 뒤에 보냈으면 아이의 적응이 훨씬 쉬웠을 것이다.

 

분리불안은 아이가 엄마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갖는 경험이 쌓여 안심이 돼야만 해결된다. 가장 빠른 시간내에 좋은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은 아이가 깔깔 웃으면서 즐거워할 정도의 신나는 놀이를 함께 하는 것이다.  신철희 원광아동상담센터 부소장  입력 : 2004.01.06  헬스 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