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소아청년)

지나친 ‘인내’ 경험, 분노로 표출

마도러스 2008. 11. 16. 23:18

지나친 ‘인내’ 경험, 분노로 표출

 

잦은 병치레와 성격

일곱 살 영민이는 키는 작지만 뚱뚱하고 다부지다.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구석도 있어서 유치원 미끄럼틀에 앉아 있는 아이를 느닷없이 밀어서 넘어뜨리는가 하면, 돌을 던져 친구의 이마에 피가 나게 한 적도 있다.
 
집에서도 갑자기 베란다에 물건을 세게 던져 유리가 깨진 적도 있다. 평소에도 화가 나면 물건을 집어던진다. 친구도 없고, 자기 몸에 손대는 것도 싫어하며, 감정을 한번 품으면 몇 달씩 가는 어려움으로 상담센터를 찾았다.
 
영민이는 7개월 만에 1㎏도 안되는 미숙아로 태어났다. 산소 호흡기를 1개월이나 끼고 있었고 인큐베이터에도 2개월이나 있었다. 미숙아여서 검사도 많이 받으러 다녔고, 기관지 계통이 안 좋아 한 달에 서너 번씩 병원에 다녔다. 후두염, 모세기관지염 등으로 입원한 것만 해도 네 차례나 된다.
 

엄마는 불안해서 아이가 감기만 걸려도 종합병원을 찾아간다. 그러다 보니 영민이가 병원에서 겪은 지루하고 힘든 경험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게다가 영민이는 집안에서 고대했던 외동아들이었다. 지금까지도 함께 사는 조부모가 먹여주고, 입혀주고, 대변도 닦아주는 등 아기 취급을 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 병수는 아주 산만한 아이다. TV를 볼 때도 가만히 있지 않고 학습지를 풀 때도 엄마가 지켜보지 않으면 20분에 끝낼 것을 1시간씩 끌어서 야단을 맞는다. 거기다 겁이 많아 혼자서는 집에 있지 못하고, 낮에도 화장실을 못 간다.

 

병수는 돌 무렵까지도 까다로운 아기여서 잠을 깊이 자지 않고 자주 깼다. 또 칭얼거려 많이 안아주었고, 돌 지나 여섯 살 때까지 자주 아파 병원에 다녔다. 만 두돌 때는 중이염에 걸려 고생했고, 열경기도 네댓 번이나 해서 조금만 열이 나도 엄마는 머리가 쭈뼛 선다고 했다. 네 살 때는 1년간 천식으로 고생했다. 그러니 집에서도 찬바람 쐬면 감기에 걸려 천식으로 갈까봐 아이를 못나가게 제재를 많이 했다고 한다. 병수 자신도 힘들었지만 엄마도 여유없이 지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병치레를 한 아이들은 주사 맞기 싫은데 맞아야 하고, 병원 가기 지겨운데 가서 기다려야 하고, 나가서 놀고 싶지만 집에서 놀아야 하는 등 억지로 해야 하는 경험과 참는 경험을 하게 된다.

 

부모 또한 본의 아니게 아이에게 제재를 가하고, 과잉보호까지 하게 된다. 이러한 여건은 성격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잉보호를 하니 스스로 하는 자율성을 기르지 못하고, 제재를 당하고 억지로 참는 경험이 많다 보니 마음속에 억압된 분노감이 많아 공격적이 된다.

 

그러므로 몸이 아픈 아이들은 그로 인한 2차적인 정서문제가 생기지 않게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아이가 짜증내거나 화를 내면 좀 더 잘 받아주고, 바깥놀이가 제한되면 실내에서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을 알아보고, 집에서 부모와도 함께 놀이를 하면서 부모자녀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픈 아이를 돌보는 부모 자신들은 더욱 힘이 들므로 친인척 등 주변 사람들이 육아의 고단함을 덜어줘야 한다는 데 있다. 물론 부모 자신도 스스로 지치지 않게 자기관리를 잘해야 한다.

 

(원광아동상담센터 부소장) 입력 : 200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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