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상식

학습 장애 아동의 상담 지도 사례

마도러스 2006. 8. 8. 17:50

학습 장애 아동의 상담 지도 사례

 

        출처: http://cafe.daum.net/do92 , dosu8888@daum.net


I. 문제 상황 및 발견 (Presenting Problem)


초등학생인 은하(가명:여, 9세)는 초등학교 2학년이고, 2학년 2남매 중 둘째이며, 아빠는 사업에 실패하고, 엄마가 직장에 다니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첫째는 어린 아이가 방과후 홀로 있는 경우가 많은 가정 형편에서 겪는 불안의 문제가 발생하고, 두 번째는 방과 후 홀로 방치됨으로 인한 학습 결손의 문제이다. 이 두 가지 문제는 결국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방과 후 방치되는 상황은 강한 불안을 야기시키고, 불안은 학습을 하는데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다.


2. 배경 정보 (Background Information)


은하(가명:여, 9세)는 오빠 남진(11세)과 남매지간이다. 오빠 남진이는 우리 집에 가끔 놀러오곤 했었고, 동생 은하는 몇 번 얼굴을 본 적이 있었다. 다른 사람을 통하여 들은 가정 형편은 아버지가 사업상 실패로 가족과 더불어 살지 못하고, 어머니(37세)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직장에 출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따라서 방과 후 두 아이들만 집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둘째인 은하에게서 상담자의 집에 오빠를 찾는 전화가 밤늦게 걸려오곤 했었다. 초등학교 2학년 여자 어린이가 깜깜한 밤에 혼자 집에 있으면서 오빠를 찾는 전화를 여러 번 한다는 사실을 알고, 불안과 공포 같은 심리 정서적 문제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어 은하 학생과 오빠 남진이를 함께 상담을 해보기로 하였다. 실제 이런 상황이 학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돕고자 한다.

학생의 어머니와 상담자는 안면이 없는 상태이다. 학생의 어머니에게 상담자가 독서 지도를 하고 싶은데, 자녀들과 더불어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동의를 구하자 쾌히 승낙하였다. 날짜를 잡고 두 남매를 초청할 수 있었다. 학생의 어머니에게는 약 한 달 정도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귀띔을 해 두었다.

 은하 학생의 어머니 김순화 씨(가명, 37세)는 직장에 다니느라고, 밤늦게 들어오고, 학생의 아버지 정병주 씨(가명, 39 세)는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지 않는다. 알려진 바로는 아버지 정씨가 사업상 실패로 가족들과 함께 살지 못하고, 어머니가 슈퍼마켓 점원으로 밤 늦게까지 노동하여 자녀들을 부양하고 있었다. 아이들에 따르면 아버지와는 전화통화도 없는 상태이며, 편지만 온다고 한다. 주거환경은 작은 셋방에서 세 식구가 살고 있다. (작은 부엌이 딸린 문간방). 어머니가 밤 늦게까지 일하기 때문에, 아이들만 홀로 집에 있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은하 혼자 있을 때가 많다. 최근에는 오빠인 남진이를 집에 붙들어 두기 위해 공부방에 컴퓨터와 인터넷을 설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학교생활에 대해서 물었을 때, 담임 선생님이 무섭다고 몇 차례 표현하였다.


3. 아동의 인상 및 행동 관찰 (Impression and Observation)


집안 형편이 어렵고 어른들 손이 많이 미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학생과 학생의 오빠는 모두 밝은 편이었다. 학생 은하는 매우 야무지고 사회성이 돋보인다. 우리 집이나 다른 집도 종종 잘 놀러가고 묻는 말에 분명하게 대답하고, 음식을 대접받을 때도 인사를 잊지 않는다. 나이에 비해(초등2학년) 좀 조숙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점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과도하게 눈치를 보며 약간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집안에 들어설 때도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전부터 안면이 있고 우리 아이들과 친분관계가 있어서 상담에 대한 저항은 발견하지 못하였다. 옷차림은 단정한 편이다.


4. 평가(Assessment)


1) 평가 방법


학생과 오빠를 집으로 초청하여 다과를 나누면서 면담하는 가운데 상황을 탐색한다. 학업성취 능력에 관해서는 보조 활동으로 독서지도 기법을 활용한다. 즉 자신이 원하는 책을 빌려가서 읽게 한 다음, 내용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요약하고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 질문을 통하여 평가한다. 간단한 문장 완성 검사를 통하여 학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사항을 탐색한다. 어머니와 면접을 통하여 학생의 생활태도 학습 성취, 약점과 강점 등을 탐색한다. 또한 학생이 처한 심리사회적, 경제적 상황도 탐색한다.


2) 평가 내용 및 결과


이상의 계획에 따라 1회기 동안 탐색된 내용을 결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혼자 있을 때, 불안의 수준은 객관적인 검사지를 가지고 측정하지는 않았지만, 인터뷰와 간단한 문장 완성 검사를 통하여 확인되었다. 특히 저녁 이후 집에 혼자 있을 때, “꼭 귀신이 나올 것 만 같아 무섭다”라고 표현하였다. 어머니는 아이들의 지도를 염려한 나머지, 첫째인 오빠를 학원에 보낸다고 했다. 오히려 이런 점이 학생 은하에게는 더욱 고립을 초래 할 수 있다고 보인다.


 몇 번의 방문 과정(책을 빌려주고 상담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확인 된 바에 의하면, 집에서 책을 읽는 습관이 되어 있지 않음이 드러났다. 즉 자기가 선택한 책(쉬운 내용의 만화)이었지만, 읽어야겠다고 말은 하면서 전혀 읽지 않고 그냥 가져왔다. (상담자의 집에서 기다리는 동안 한 권을 읽었다고 한다). 다음 방문 기회에 책을 읽고 왔는데, 책을 읽은 내용을 점검해 본 결과, 이야기의 전체 줄거리를 요약해 내지 못하고, 단편적인 사건에만 반응을 보였다. 그 다음 방문 시기 동안에 또 한 권의 쉬운 만화책을 읽고 자발적으로 독후감을 써 왔는데, 독후감이라기보다 책 내용 중 앞 부분의 사건 일부를 써오는 수준이었다. 글씨는 제법 또렷하게 쓸 수 있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학생은 방과 후 홀로 집에 있을 때, 잦은 불안을 경험하며 학습 습관이 잘 되어 있지 않고, 읽기 수준도 또래에 비해서 약간 뒤진 것으로 평가된다. 그렇다고 불안이 심하여 정서적 손상을 입힐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따라서 이 학생의 경우 발달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인다.


5. 사례 개념화 (Case Conceptualization)


이 학생의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은 가족의 경제적 실패가 시발점이었다. 이로 인하여 아버지가 집에 함께 살지 못하고, 작은 공간으로 이사해야 했으며 어머니가 자녀 부양을 위해 직업 전선에 뛰어들었고, (아버지로부터 몇 년째 생활비가 오지 않는다고 함), 방과 후 어른들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비교적 나이가 어린 학생은 이로 인한 학습 습관의 결손, 학업성취의 부진 문제, 홀로 있을 때 겪는 강한 불안감 등이 현재 학습 성취에 장애요인이 되는 한편 잠재적으로 더 큰 위기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


 한편 학생이 가진 희망 요인으로서는 먼저 헌신적인 어머니의 생활태도를 들 수 있겠다. 비록 함께 거주하지는 못하지만. 남편과 자주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아이들 역시 아빠가 보고 싶을 때마다 편지를 쓰고 또 답장을 꼬박꼬박 받는 가운데 아버지 리더십의 결여가 그나마 크게 자리 잡지 않고 있었다.

 학생의 사회성이 발달한 점도 희망 요인 중 하나이다. 혼자 있는 경우가 많은 데서 생존 전략으로 개발된 사회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인다. 즉 홀로 있을 때 너무 무서우면 친구네 집으로 도피(?)해야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어린 학생이지만 전체적으로 건강해 보이고, 잠재적 문제의 요인이 되는 홀로 있을 때의 불안을 적절히 다룰 수 있고 좀 더 심도 있는 학습 습관을 길러 준다면 발달적 예방적 차원에서 적절히 개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 상담 목표 및 계획 (Counseling Goals and Planning)


1) 상담 목표 : 혼자 집에 있을 경우 불안감을 극복하고 창의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태도를 형성하고 집에 있을 스스로 학습 할 수 있는 바람직한 학습 습관을 길러 준다.

2) 상담 기법 : 발달적 독서치료를 적용한다.

3) 상담 과정 :

a) 1-3회기: 문제의 진단 및 상담의 구조화

   ① 어머니와 면담한다.

   ② 문장 완성 검사로 아동에 대하여 개괄적 정보를 얻는다.

   ③ 다각적으로 아동에 관한 정보를 수집한다. 파일을 작성한다.

   ④ 독서 능력을 측정한다.

   ⑤ 읽을 책을 선정한다.

   ⑥ 책 대출 장부를 준비하여 활용한다.

b) 4-6회기: 책을 읽고 토론하는데 적응하도록 돕는 방문 상담

   ① 어느 정도 수준의  책을 읽어 낼 수 있는지 분석한다.

   ② 책을 빌려가고 읽고 책에 반응하는 습관을 길러준다.

   ③ 혼자 있을 때 겪는 불안의 문제가 어느 정도인지 탐색한다.

c) 7-8회기: 독서연령에 맞추어 혼자 있을 때 불안을 극복하는 내용을 다룬

             책을 선정하여 본격적인 독서치료 기법을 적용한다.

   ① 내용파악을 위한 질문을 활용하여 내용 이해를 돕는다.

   ② 책 이해를 위한 질문을 활용하여 등장 인물들의 역동적 관계를

             해석 할 수 있도록 돕는다.

   ③ 적용을 위한 질문을 활용하여 등장 인물들의 행동과 문제 해결방식들을

              관찰하여 자신의 상황에 적용하도록 돕는다.

   ④ 독후 활동 내용을 준비하여 자신의 문제에 대하여

      더 깊은 탐색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좋은 학습 습관과 홀로 있을 때

      대처하는 기술을 도 깊이 연마할 수 있도록 돕는다.

d) 9-10회: 종결단계, 어머니와 오빠, 학교 선생님이나 친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학생의 학습 습관의 변화에 대하여 평가한다.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상담자가 직관적으로 판단한다. 충분하지 않다면 또 다른 책을 선정하여

           7-8회기를 한 번 더 반복한 후 평가한다.

e) 기타: 독서치료는 읽어야할 일정한 과제가 있기 때문에 가정과 긴밀한 공조체제

         이루어져야 한다. 어머니에게 이점을 충분히 숙지시키고 협조를 요청한다.

         오빠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여 상담이 진행되는 동안, 동행하며 함께

         책을 읽도록 격려한다. 이상과 같이 10회기 정도의 기간을 잡은 것은

         아동의 문제가 심각하지 않고 발달적 관점에서 접근하기에 긴 기간이

         필요치 않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의 행동이 습관으로 형성되는 데는

         약 3주에서 12주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는 일반적 견해에 입각한 기간이다.


7. 상담(Counseling) 수행


1) 제 1회기 면담 요약

면담 일시: 04월 05일(금), 오후 7:00-7:50

면담 장소: 상담자의 집 거실

면담 준비: 면담 환경을 사무실 같은 공간보다는 아이들에게 익숙하고 친근한 환경인 상담자의 집으로 하였다. 배우자의 도움을 받아 약간의 다과를 준비하여 거실에 작은 상을 펴고 둘러앉을 수 있도록 하였다. 조명은 밝게 두 개를 켜 두었다. 문장완성 검사 용지를 배우자에게 먼저 오리엔테이션 한 다음, 도우미가 되어 달라고 요청하였다.


상담 목표: 일단 아이들과 친해지고 기본적인 정보를 수집하며 상담을 어느 정도 구조화 하고자 한다. 간단한 문장 완성 검사를 통하여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핵심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가늠 해 보고 또 이들이 지닌 장점을 주의 깊게 관찰하여 상담의 방향에 반영하고자 한다.


초인종 울리는 소리가 울리면서, 남매가 나란히 집으로 들어왔다.


상담자 1 : 어서 와라! 반갑다.

남진, 은하 1 : 네(조심스러운 태도로 발을 들이밀면서 들어온다)

배우자 1 : 얘들아 어서 와라! (반갑게 맞이한다)

남진, 은하 2 :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우리 집 아이들이 있는 작은 방으로 둘이 쪼르르 달려간다. 둘째가 읽고 있는 책에 관심을 보이며 함께 들여다 본다.)

상담자 2 : 얘들아, 맛있는 간식이 있는데 같이 먹을래? (아이들은 거실로 나와서 작은 탁상 위에 둘러 앉고, 배우자는 다과를 내온다. 음식을 먹으며 방금 배우자에게 오리엔테이션 했던 문장 완성 검사 용지를 우리집 아이가 들고 읽으며 ‘이거 너희들이 할거다’라고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오리엔테이션이 될 것 같아 말리지 않는다.)

배우자 2 : 은하야! 너 떡 좋아하니?

은하 3 : 네, 좋아해요.

상담자 3: 네가 남진이고, 너는 은하구나. 몇 학년이니?

남진 4: 저는 4학년 이예요.

은하 4: 저는 2학년 이예요.

상담자 4: 응 그렇구나. 그런데, 선생님이 듣기에 너희들 혼자 있을 때가 많다면서? 부모님이 항상 늦게 오시니?

남진5: 그렇지는 않아요. 일찍 오실 때는 다섯 시에 오시고 늦게 오실 때도 있어요.

상담자 5: 아버지는?

남진6: 아버지는 외국에 가셨어요.

배우자3: 그러니? 그럼 전화로 연락하셔?

은하7 아니요. 편지로 하세요.

상담자 6 : 오 그렇구나. 그럼 어머니께서 늦게 오실 때는 어떤 느낌이 드니? (둘 다 대답을 하지 않고 약간 머뭇거린다)

남진8: 전 괜찮아요.

은하9: 전 무서워요.

상담자 7: (은하이의 반응에 관심을 보이며) 그렇구나. 혼자 있으니까 무서웠던 게로구나.

은하10: 네 무서웠어요. 꼭 귀신이 나올 것 같았어요.

상담자 8: 깜깜하고 엄마도 안 오시고 게다가 오빠도 없으면 귀신이 나올 같아 무척 무서웠겠구나?

은하11: 네, 그랬어요. (이때 셋째가 질문 완성지를 가지고 또 장난을 친다. 이때, 배우자가 다과를 내와서 상담자와 함께 먹는다.)

상담자 9: 셋째야 너 그거 (문장 완성지) 한 번 읽어 줄래? (셋째가 문장 완성지를 읽는다. 아이들은 키득 거리며 재미있어 한다.) 어때 너희들도 한 번 해 볼래 ?(네..) (배우자는 은하를 돕고 셋째는 남진이를 도와 문장 완성 검사 용지를 작성한다.)

상담자 10: 잘 했구나. 남진이가 쓴 것을 읽어 보겠니?

남진 12: (검사 용지를 읽는다)

은하13: (상담자가 은하가 것은 다시 읽어 준다)

상담자 11: 참 잘했구나. 아저씨가 너희들을 부른 것은 함께 좋은 책을 읽고 싶어서야. 너희들 책 좋아하니? (둘 다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 집에 책과 만화가 많은데, 오늘 너희들이 맘에 드는 것을 골라 보거라. 그리고 다음 수요일에 만나서 읽은 것을 이야기 해 줄 수 있겠니?(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한다)

남진, 은하 - (책을 고르기 위해 아이들 방으로 들어간다. 몇 분 후 금장 책을 골라온다. 임시로 도서 대출 기록 장부를 만들어 기록한다. 첫째 남진이는 “추리짱 소년탐정 로직”과 “먼나라 이웃나라”(이원복 저)이라는 만화책을, 둘째 은하는 “너랑 나랑 1,2,3권”이라는 만화책을 골라 온다.)

상담자 12: 자 그럼 다음 수요일 만나자. 좀 더 놀다가거라. 너희들하고 오늘 즐거웠구나.


★ 상담의 진행 과정 요약


학생 은하의 우리집 첫 방문은 자연스럽게 진행이 되었다고 본다. 사실 본 상담자에게 학생의 우리 집 방문 상담은 처음 경험한 것이라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처음에는 막막하였다. 배우자와 가족들의 도움으로 잘 접근할 수 있었고, 우리 가정과 이미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상담에 대한 별 저항을 느낄 수 없었다.

 어머니의 동의를 구하는 문제 역시 배우자를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사실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돌봄이 필요했었고 상담자는 케이스가 필요했으니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 아이들의 어머니는 매우 자존심이 강해서 가정사에 관해서는 노출하기를 매우 꺼린다고 한다. 따라서 아이들을 상담하겠다고 하면 자존심에 상처를 줄 가능성이 있는데 상담에 동의를 구할 때 문제적 시각에서 접근하지 않고 “함께 책을 읽고 싶다”라는 식으로 발달적 시각에서 접근한 것은 바람직 한 것으로 보인다.


2) 제 2-4회기 면담 요약


★ 1회기 면담 후, 매주 1회씩 정기적 만남이 이루어 졌다.


상담자와 관계 속에서 정기적으로 책을 읽고, 느낌을 나누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었다. 은하는 오빠와 함께 약속을 충실히 지켜왔으며 상담자의 집에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았다. 그 동안 학생에 대하여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면서 독해 능력을 파악했다. 학생 은하의 독해 수준은 또래의 평균 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즉 저학년용 도서 책 (일반 독서 수준에서 선정한 것임)를 읽고 내용을 요약하지 못하며, 줄거리를 말해보게 했을 때 전체적으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단편적인 내용을 2-3 가지 이야기하는 정도이다. 쓰기의 수준 역시 평균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글자는 또박또박 쓸 수 있으나 독서 감상문을 쓸 때 주로 책의 앞부분에 나오는 단편 적인 이야기를 한 두 문단 정도에 기술하는 정도이다.

 귀가 후 생활습관 속에서도 스스로 학습하는 습관은 보고되지 않았다. 주로 텔레비전을 보거나 친구와 함께 놀기, 혹은 친구네 집 방문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방문 회기가 진행된 첫 2-3회 정도는 책을 빌려가기는 하지만, 읽지 않고 그냥 가져왔다. (상담자의 집에서 기다리는 동안 읽음). 오빠의 말에 의하면 ‘읽어야 한다고’ 말은 하면서 실천에 옮기지 않았다고 한다. 4회기 정도에서 점점 책을 스스로 읽어오고 짧지만 독서 감상문을 써오기 시작했다. 이에 대하여 상담자가 칭찬과 격려하고 독서 감상문 노트를 만들어 주었다. 거기에 읽고 느낀 바를 기록해 오기 시작했고, 한 번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책을 읽고 본문을 2/3정도 베껴오기도 하였다.


★ 2-4회기 동안 관찰된 학생의 희망 요인은 다음과 같다.


a) 집에서 스스로 책을 읽는 것을 아직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비록 책을 못 읽어 와도 상담자의 집을 방문하고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이는 앞으로 상담을 진행해 가는 동안 독서 습관을 배양하고 독서치료를 위한 좋은 희망 요인이 될 것이다.

b) 오빠 역시 동생과 정기적으로 상담자의 집을 방문하는 것은 학생을 위한 희망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학생의 글과 상담자와의 대화 중에 오빠와 함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여러 차례 표현하였는데, 오빠 역시 자신의 또래를 찾아 주로 밖에서 놀고 밤늦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둘이 함께 상담자의 집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함께 책을 읽는 경험을 통해서 남매 간에 좋은 관계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c) 학생을 그 후 몇 차례 만날 수 있었다. (상담을 하기 전에는 눈에 띄지 않았는데 이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것 같고, 공동체에 잘 적응하는 것은 학생에게 훌륭한 희망 요인이 될 것이다.


3) 제 5-6회기 면담 요약


★ 5회기 면담 요약


어느 정도 책을 읽고 피드백 하는 훈련이 되어 간다고 판단한 상담자는 좀 더 적극적인 독서 치료적 개입을 시도해 보기로 하였다.

독서활동: 이전 방문 때에 “띳띳띳 오리 핑 이야기” (머저리 플랙 글, 쿠르트 비저 그림/소년 한길)를 천천히 읽어 주었다. 약 30 쪽 정도 되는 저학년용 동화로서 “핑” 이라는 어린 오리가 가족들과 떨어져서 죽을 고비를 넘기며 천신만고 끝에 다시 귀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읽어 준 후 몇 가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a) 오리 핑의 가족은 누구 누구였지? b) 핑이가 가족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혼자 있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c) 홀로 남겨진 핑은 어떤 일을 겪었나? d) 여러 가지 일을 겪은 후 집에 돌아온 핑이는 주인 아저씨한테 늦게 온다고 야단을 맞았지만 그래도 기쁜 까닭은 무엇일까? e) 만약 은하가 핑이처럼 혼자 남겨진다면 어떻게 느낄까? 그리고 무엇을 할 수 있겠니?


독후 활동: 집에서 다시 한 번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 오도록 격려했다. 의도적으로 상담자가 “은하가 홀로 있을 때” 라는 가제를 독서장에 써 주었다.


<6회기 면담 요약>


학생이 독서 기록장에 써온 글은 다음과 같았다. “나는 유치원 때부터 집에 혼자 있었다. 그 때는 정말 무서웠다. 혼자 있을 때 텔레비전이나 비디오를 본다. 오빠가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2학년이 되자 안 무서워졌다.”


상담자 1: 잘 써 왔네. 이 글을 보니까 은하는 유치원 때부터 집에 혼자 있을 때가 많았구나?

은하1: 네, 그때는 무서웠지만, 지금은 안 무서워요.

상담자 2: 혼자 있을 때 어떻게 하는데?

은하2: 텔레비전도 보고요 비디오도 봐요. 그리고 친구들에게 전화도 하고....

상담자 3: 그렇구나. 그리고 책도 읽겠네?

은하3: 가끔 읽어요.

상담자 4: 오리 핑도 가족과 떨어져 있을 때, 많이 무서웠잖아? 우리 함께 “이야기 만들기 놀이”를 해 보자. 내가 먼저 시작해 볼게. 그런데 주인공을 누가 하면 좋을까, 곰은 어떻니?

은하4: 매우 관심을 보이며, 토끼가 좋겠어요.

상담자 5:  그래. “옛날에 토끼가 있었는데 엄마 토끼와 아빠 토기, 그리고 오빠 토끼랑 살았어. 어느 날 아빠 토끼가 멀리서 오셨지. 토끼 가족은 너무나 신이 나서 함께 놀러 가기로 했어” 자 다음은 은하 차례야.

은하5: 아빠 토기와 엄마 토끼, 그리고 오빠 토끼는 밖에 나가 맛있는 것을 많이 먹었어요. 아빠 토끼는 선물도 사왔어요. 그런데, 아빠토끼는 일을 한다면서 작별 인사를 했어요. 토끼는 슬펐어요.

상담자 6: 그래서 토끼는 아빠 토끼에게 편지를 쓰기로 했지요.

은하5: (말을 가로채며) 그런데 그 토끼가 사자가 되었어요.

상담자 7: (약간 놀라며) 토끼가 언제 사자로 변했니?

은하6: 가면을 썼어요.

상담자 8: 그래서?

은하7: 가면을 쓰고 나쁜 토끼들을 쫓아 버렸어요. 그리고 학교에 갔는데,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어요. ‘너는 너무 공부를 잘 하기 때문에 더 이상 학교에 올 필요가 없단다’

상담자 9: 그래서 선생님 토끼가 미웠니?

은하8: 아니요. 토끼는 공부를 너무 잘하기 때문에 학교에 더 이상 갈 필요가 없는 거예요.

상담자 10: 그렇구나. 이야기를 참 잘 만드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오늘도 은하가 좋아하는 책을 빌려 가렴.

          

→ 여기서, 사례에 대한 중간 평가 과정이 있었다.


★ 중간 사례 발표 후 상담 계획


그 동안의 상담 자료와 결과를 수렴하여, 다음과 같은 사항을 추후 상담계획에 반영하였다.


a) 학생에 대한 상황을 좀 더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즉 아동의 성장과 발달사 (건강, 인지, 정서, 사회적 측면 등),  대인 관계 (가족, 또래, 타인), 그리고 학교생활 등을 다각적으로 평가하여 상담 진행에 반영한다. 평가 방법으로 독서치료 기법 외에도 가족 그림, 학교 그림, 놀이, 이야기 만들기 등 적절한 매체를 활용한다.

b) 위의 평가를 기초로 하여 사례의 개념화 부분을 구체화시킨다.

c) 학생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으며 학생이 실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d) 상담을 진행해 가면서 드러나는 이슈들을 관찰하고 이슈들 간의 우선 순위를 설정하여  핵심적인 것을 먼저 다룬다.

e) 학생의 독서 연령에 적합한 치료용 도서를 계속 발굴하여 회기 중에 사용한다.

f) 상담 외의 시간을 활용하여 책방 나들이, 도서관 견학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보조로 사용한다. 이는 학생과 더 친밀감을 형성하고 독서의 동기부여에 기여할 것이다.

g) 아버지가 없는 상황에서 상담자가 아버지의 이미지로 부각되는 상황을 상담 장면에 긍정적으로 활용한다.

h) 학생과 학생 오빠를 함께 만나는 기회와 단독으로 만나는 기회를 역동적으로 활용한다.


4. 7-10회기 면담 요약


학생과 원만한 관계가 형성되었으며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정기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상담자가 주목한 이슈는 방과 후 집에 홀로 방치되는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감”의 문제였다. 지금까지의 상담을 통해 학생이 느끼는 불안의 수준은 의미있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학생의 또 다른 중요한 이슈는 학교생활에서 선생님을 “무섭게”느끼는 점이다. 여러 차례 학생은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선생님을 무서운 분으로 보고하였다. 지금까지 회기에서는 학교생활 이슈를 깊이 있게 다루지 못했다. 차후 회기에서 학교생활을 소재로 한 책을 가지고 이 이슈를 다루고자 한다. 독후 활동을 통해 학교 그림 그리기를 시도해 볼 것이다.

  학생의 독서 활동에 대한 보고는 상당히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독서 과제에 대하여 꼬박꼬박 독서 감상문을 기록해 온다. 상담자가 짧게 코멘트하고 사인을 해주는 피드백을 즐기는 것 같다. 그러나 아직 가정에서 홀로 있을 때 정기적으로 독서하는 데까지 발전하지는 못하였다. 독서가 자발적 습관이 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상담 회기 중에 학생이 손을 가만히 만져 보는 등 친밀감을 표현하였다. 이는 상담 관계가 더 성숙해 가는 사인으로 평가된다.


5. 아동의 평가에 추가할 사항


1) 성장과 발달사 : 학생은 건강한 편이고 용모도 단정하여 다른 사람들의 호감을 끄는 형이다. 유아기에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은 경험이 있다. 그러나, 1997년 이후 사업상 실패로 인하여 아버지와 지금까지 떨어져 지낸다. 학생은 아버지를 무척 그리워하고 있다. (가족 그림에서 학생의 머리 위에 빨간색 하트 모양을 크게 그리고 그 안에 또 느낌표를 그려 놓았다.).

 정서적으로 “혼자 있을 때 불안하다.”, “학교 선생님이 무섭다.”라는 반복적인 보고 외에는 비교적 안정되어 보인다. 애교를 부리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차분하며 사람에게 접근하는 능력이 있다.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이 발달되어 있다.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할 때, 매우 신중하며 많은 생각을 하는 모습을 관찰 할 수 있었다. 학생 은하를 길에서 만나면, 상담시 학생의 집에서 만날 때와는 달리 친밀감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2) 대인 관계 : 가족은 어머니, 그리고 두 살 위인 오빠와 살고 있어 비교적 단순한 가족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어머니와 좋은 관계이며 오빠와도 무난한 관계이다. 학교 선생님은 반복적으로 무섭다고 보고하였다. 다른 친구들과 썩 가깝지는 않지만 그런 대로 잘 어울리고 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노는 것은 재미있다고 보고한다. 어머니는 자녀들에게 헌신적이며, 지난 번에는 어머니가 아이들을 데리고 우리 집에 와서 과자와 과일을 먹으며 T.V를 보고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3) 학교생활 : 독해력은 또래에 비해 약간 뒤지는 편이다. 책을 읽고 전체적인 줄거리를 파악하지 못한다. 단편적으로 내용을 이야기하고 독후감도 단편적인 이야기를 짧게 보고하는 수준이다. 독서를 즐기지 않으며 방과 후 주로 텔레비전을 보거나 친구와 노는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 가정에서 자율적인 학습 습관이 몸에 베어 있지 않다. 지속적으로 방치될 경우 학습 결손이 우려된다.


6. 추후 상담 방향


1) 학교 생활에 관련된 이슈를 독서기법을 활용하여 다루어 나갈 것이다.

2) 어머니를 면담하고 지금까지 상담하는 과정에서 학생에게

   일어난 변화나 반응에 관하여 피드백을 받는다.

3) 학생과 함께 서점을 나들이를 계획한다.

4) 학생과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