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안과)

■ 안약 한 방울로 노안 치료한다는데, 효과?

마도러스 2021. 11. 14. 20:09

 

■ 안약 한 방울로 노안 치료한다는데, 효과?

 

나이 들면서 가까이 있는 물체가 잘 안 보이게 되는 노안(老眼)도 점안제 몇 방울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 노안(老眼)은 눈 속 볼록한 렌즈 모양의 수정체가 노화로 탄력을 잃으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지금까지는 돋보기 안경, 이중. 다초점 렌즈, 노안 교정술 등을 이용하여 시력 교정법에만 치료 초점이 맞춰져 왔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이미 노화로 잃어버린 수정체 탄력을 되돌리거나, 수정체 탄력을 조절하는 근육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는 어렵기 때문이다. 불가능할 것만 같던 과거로의 회귀를 가능하게 해주는 신약이 나왔다. 2021 11 01일 미국 식품 의약국(FDA)에서 수정체 탄력을 되돌리는 최초의 점안형 노안 치료제를 승인한 것이다.

 

 FDA 승인 최초 노안 치료제 나와

 

이번에 FDA 승인을 받은 노안 치료제는 애브비 제약회사와 자회사인 앨러간 제약회사가 개발한 뷰티(Vuity)'란 제품으로, 염산 필로카르핀(pilocarpine hydrochloride) 1.25% 점안액이다. 한 방울, 눈에 떨어뜨리면, 15분 만에 시력이 좋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최대 6시간 동안 지속되며, 치료 효과를 누리려면, 매일 점안액을 넣어줘야 한다. 뷰티(Vuity)는 노안으로 진단된 40~55세 성인 7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두 차례의 3상 임상 시험(GEMINI)에서 효과를 입증하면서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필로카르핀(pilocarpine) 점안액, 한 그룹에는 가짜 점안액을 양쪽 눈에 하루 한 번 30일 동안 점안하도록 했다. 그 결과, 가까운 거리와 중간 거리 시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먼 거리 시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근거리 시력(DCNVA)이 위약을 점안한 그룹보다 3시간 뒤에는 22.5%, 6시간 뒤에는 32.2% 더 높게 나타났다. 치료와 관련해 중증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두통, 안구 충혈 등 가벼운 부작용은 보고됐는데, 실험 참가자의 약 5%가 두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양체. 동공 수축, 가까운 물체 선명해져

 

어떻게 점안액 하나로 먼 거리를 보는 시력은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가까운 거리만 더 잘 볼 수 있게 되는 걸까? 필로카르핀(pilocarpine)은 수정체 탄력을 조절하는 모양체 근육을 수축한다. 모양체 수축으로 수정체가 두꺼워지면서 동시에 앞으로 이동하게 되어서, 근거리를 조금 더 잘 볼 수 있게 된다. 필로카르핀(pilocarpine)은 눈에서 조리개 작용을 하는 홍채도 수축시킨다. 홍채가 수축해 동공이 바늘 구멍처럼 작아지면 근시를 약하게 유발해 노안을 교정할 수 있다. 획기적으로 보이는 이 약물이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다. 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낮추는 데 사용됐었다. 필로카르핀(pilocarpine) 2%  30년 전 녹내장 치료제로 많이 쓰이던 약물이다. 농도를 조절해 이번에 노안 치료제로 나오게 된 것이다. 녹내장 치료제로 쓰일 때, 충혈, 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꽤 있었고, 안약이라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이론적으로 부교감 신경계를 활성화하여 혈압을 떨어트릴 수 있어 농도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더 좋은 약이 많이 나와 녹내장 치료제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노안 초기 40-50대에게 도움 될 듯

 

실제로 노안 치료제로 상용화된다면, 40-50대의 노안 초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60세 이상에서는 노안과 함께 눈의 수정체가 흐려져 뿌옇게 보이는 백내장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야가 뿌옇다면, 가까운 물체가 잘 보이게 돼도 시력 개선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 상용화는 언제쯤?

 

한국에서는 언제쯤 사용할 수 있을까? 시장의 판세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수요를 생각하면 곧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노안으로 힘들어 관심 있어 할 수요층이 두꺼우므로 꽤 빨리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노안 치료제 분야의 후발 주자도 대기 중이다. 필로카르핀(pilocarpine) 성분 노안 치료제를 기기로 투여하는 아이노비아사의 마이크로라인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2021년 연구 결과에 따라 FDA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확장되는 국제 시장과 달리 한국에서 상용화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노안 치료제에 대한 국제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한국에서 상용화되는 것은 좀 더 봐야 할 수도 있다. 근시 억제제 아트로핀(atropine)이라는 제품이 외국에서는 꽤 오래 전 승인 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허가가 안 나다가 2021년 처음으로 출시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