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과 교훈

■ 본받아야 할 리더십(leadership)과 파트너십

마도러스 2021. 9. 16. 08:06

■ 본받아야 할 리더십(leadership)과 파트너십

 

알래스카(Alaska)를 여행하면, 눈과 귀에 가장 많이 다가오는 단어가 스워드’(Seward)이다. ’스워드’(Seward) 라는 항구 도시가 있고, ’스워드 하이웨이 라는 고속도로도 있다. 마치 한국에서 세종이라는 이름이 여기저기 쓰이는 것과 같다. 잘 알려진 대로 알래스카(Alaska) 1867년 미국 정부가 제정 러시아에게 720만 달러를 주고 사들인 땅이다. 요새 우리 돈으로 단순히 환산하면, 70억 원 정도이니, 강남 아파트 2-3채 정도면, 너끈히 지불할 수 있는 부동산이다. 그러나, 145년 전의 달러 가치로 보면, 미국 정부가 부담하기에 벅찬 거액이었다고 한다. 알래스카 매입을 주도한 인물이 윌리엄 스워드(William Seward) 국무장관이다.

 

그런데, 아직 광대한 서부 개발도 이뤄지지 않는 상태이어서 그런 거금을 주고 알래스카(Alaska)를 사겠다는 스워드(Seward)의 결심에 의회와 언론이 매우 부정적이었다. 당시 의회와 언론은 알래스카를 스워드의 얼음 박스라고 조롱했고, 그 거래를 스워드의 우행(愚行)이라고 비난할 정도였다. 미국의 미래를 내다보며, 알래스카의 영토적 가치를 평가했던 스워드(Seward) 장관은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상황을 뚫고, 이 땅을 매입하는 데 진력했다. 당시 스워드(Seward) 장관은 핵무기나 핵잠수함 시대를 예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알래스카의 매입 덕분에 한 세기가 지난 후, 미국은 그 땅 면적을 뛰어넘어 사실상 거대한 태평양을 내해처럼 사용하며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의 세계 전략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그 때, 알래스카 사람들은 스워드 장관의 리더십이 없었다면, 알래스카는 러시아의 땅으로 남아서 수천 기의 핵미사일이 미국을 향해 배치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알래스카 사람들에게 스워드(Seward)는 미국 본토 사람들에게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과 같은 존재라고 해도 나쁜 비유는 되지 않을 것이다.

 

스워드(Seward) 앤드루 존슨(Andrew Johnson) 대통령의 국무장관으로서 알래스카 매입을 추진했지만, 그를 처음 국무장관에 임명한 사람은 링컨(Lincoln) 대통령이었다. 스워드와 링컨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서 치열하게 싸웠던 경쟁자였다. 스워드(Seward)는 사실 링컨(Lincoln) 보다 훨씬 화려한 경력을 가진 정치인이었다. 20대에 뉴욕 주지사와 연방 상원 의원에 각각 두 번이나 당선되었으며, 젊은 변호사 시절부터 급진적일 만큼 흑인 인권 보호에 적극적이였다. 정확히 얘기하면, 어느 모로 보나 지명도에서 앞서 있던 스워드에게 중서부 변방 출신의 링컨이 도전했던 것이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스워드(Seward)는 링컨에게 역전패했다. 우리나라에 비유하자면, 화려한 이력의 서울시장이 지방 출신 국회의원에게 당한 꼴이다.

 

당시의 정치 풍토가 그랬는지는 모르나 패배한 스워드(Seward)는 미국 전역을 돌며 경쟁 상대였던 링컨(Lincoln) 지원 유세에 열성적으로 나섰다. 대통령에 당선된 링컨(Lincoln)은 그에게 국무장관 자리를 내주었다. 스워드(Seward)는 링컨 정부의 남북전쟁 수행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대통령 감으로 손색이 없는 두 정치인이 콤비를 이루어 혼란기의 내각을 이끌어 나갔던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스워드와 링컨의 관계가 부럽게 느껴지는 것은 만만치 않은 경력의 경쟁자를 국무장관으로 발탁할 수 있었던 링컨의 배포와 도량, 그 밑에서 훌륭한 국무장관으로 미국에 봉사했던 스워드의 자세이다. 링컨(Lincoln)이 미국인에게 위대한 것 두동간 난 나라를 통일했기 때문이며, 스워드(Seward)가 대단한 것은 이 혼란의 시기에 미국의 장래를 내다보며 국가의 외연을 넓혔기 때문이다. 역사에서 가정(假定)은 쓸데없는 일이지만, 링컨과 스워드가 없었다면, 오늘날 미국의 모습은 전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링컨의 포용과 스워드와의 협치는 더욱 빛나고 있다. 그 위대한 리더쉽과 파트너쉽을 대한민국에서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