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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군사 기밀 유출에 대처했던 처칠의 자세

마도러스 2021. 6. 30. 23:57

■ 영국 군사 기밀 유출에 대처했던 처칠의 자세

 

 "! 중요한 문서이다!" 즉각 깨달아, 환경미화원이 주워 국방부에 제출

 

2021 06 22일 영국에서 민감한 군사정보가 담긴 자료가 영국 버스정류장에서 발견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70년 전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때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윈스턴 처칠 총리의 대응이 영국인들 사이에서 새삼 회자되고 있다. 2021 06 29일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2차대전 도중인 1944 01월 영국 런던의 국방부 청사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던 여성이 근무를 마치고 집에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이동하던 중 도랑에서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분홍색 리본으로 묶인 종이 뭉치 위에는 ‘1급 비밀이라고 적혀 있었다. 중요한 문서라고 여긴 여성은 얼른 도랑에서 서류를 꺼내 비옷 속에 감추고, 집으로 가져갔다. 여성의 아들은 상당히 중요한 극비 문서라는 점을 즉시 깨닫고, 내용을 살펴보지도 않은 채, 곧장 국방부로 달려갔다. 밤이 깊어 경비원 말고는 다들 퇴근하고 자리에 없었다. 경비원은 그저 서류를 두고 가면 누군가 내일 아침에 처리할 것이란 말만 되풀이했다. 아들은 그럴 수 없다며 버텼다. 그러면서 중요한 문서 같으니, 장교한테 직접 전달해야만 한다 라고 고집을 부렸다. 결국 경비실 연락을 받은 영국군의 고위 관계자가 달려왔고, 독일군 및 이탈리아군과의 영국군 및 연합군 전투 계획이 담긴 1급 비밀 문건임을 확인했다. 이튿날, 영국 정부가 발칵 뒤집혔다. 보안에 구멍이 뚫린 것도 큰 문제였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해당 기밀의 내용이었다.

 

 전시 내각이 검토해보니, 영국군 등 연합군이 이탈리아 정복을 위해 이탈리아 서부 지중해에 면한 항구 도시 안치오에 상륙하는 작전의 세부 계획이었다. 만약, 이 정보가 독일군이나 이탈리아군 측에 흘러갔다면, 곧 단행할 안치오 상륙 작전은 엄청난 인명 피해를 낳으며 참패로 끝날 것이 확실했다. 전시 내각은 여러 가능성을 검토한 끝에 해당 문건이 분실 후 얼마 안 된 상태에서 환경미화원의 눈에 띄어 회수가 이뤄졌고, 독일이나 이탈리아 측에 정보가 넘어갔을 개연성은 희박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안치오 상륙 작전이 예정대로 실시된 것은 물론이다. 당시 영국 총리은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이었다. 그는 육군 참모총장으로부터 군사 기밀의 분실과 회수 경위를 보고받은 뒤, 울음을 터뜨렸다. 이듬해인 1945 07월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이 지면서 처칠은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직전 그는 이임하는 총리한테 주어진 특권으로 훈장 수여 대상자를 추천할 기회가 생기자, 해당 환경미화원을 후보자 명단에 올려 결국 훈장을 받게 만들었다.

 

 이와 아주 비슷한 사건이 영국에서 다시 발생했다. BBC방송은 한 민간인이 2021 06 22일 잉글랜드 켄트 지역의 버스 정류장 뒤편에서 약 50쪽에 달하는 국방부 문서더미를 발견했다고 2021 06 27일 보도했다. 이 시민은 영국 비밀 취급 인가자만 열람 가능이라고 적힌 이 문서 내용이 민감하다고 판단해 BBC에 제보했다. BBC는 영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 사무실에서 나온 문서로 보인다며 아프가니스탄 주둔 장병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 등을 제외한 내용을 공개했다. 문서에는 특히 2021 06 28일부터 2021 07 10일까지 서방 32개국 병력 장비가 투입되어 흑해에서 진행되는 시 브리즈 21’ 군사 훈련을 앞두고 영국 해군 구축함 ‘HMS 디펜더 크림 반도에 접근했을 때, 예상되는 러시아 측 반응을 논의한 내용이 담겨 이목을 끌었다. 야당인 노동당 섀도우캐비넷(예비내각)의 국방장관 존 힐리는 이런 문서가 영국 국방부 청사 밖으로 빠져나갔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라고 비판했다. 국방부는 직원으로부터 내부 문서 분실 신고를 받았다면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