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물리)

■ 전기차 화재 진화, 소방서 1개월 사용 물 10만L 투입?

마도러스 2021. 6. 22. 00:11

 

■ 전기차 화재 진화, 소방서 1개월 사용 물 10만L 투입?

 

 미국 소방관들이 전기차 화재를 진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미국 NBC 방송이 2021 06 20일 보도했다.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전기차 화재에는 더 많은 시간과 인력, 물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NBC에 따르면, 2021 04 17일 오후 9 30분쯤 텍사스주() 휴스턴 외곽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테슬라 모델 S’ 전기차에 불이 붙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은 즉시 불을 껐지만, 잔해 아랫쪽에서 작은 불꽃이 다시 타올랐다. 소방관들은 이 불길도 잡았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점화됐다. 전기차를 완전히 진화하는 데 소방관 8명이 투입돼 7시간이 걸렸다. 사용된 물은 10에 달했다. 이는 담당 소방서에서는 일반적으로 1개월 동안 쓰는 양이고, 미국의 평균적인 가정에서는 약 2년 동안 쓸 수 있는 수준이라고 NBC는 전했다. 내연기관 차량 한 대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데는 보통 1,100가 필요하다. 전기차에서 난 불을 진화하는 데 100배 가까운 물이 드는 셈이다. 진화를 담당한 소방서장 팔머 벅은 고속도로에서 이 많은 물을 어떻게 구할 수 있을지 생각만 해도 악몽이다 라고 말했다.

 

 전기차 화재 진압이 어려운 까닭은 전기차 배터리에는 많은 에너지가 저장돼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NBC 테슬라 모델 X’ 전기차 배터리에는 보통 미국 가정에서 이틀 이상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내놓은 진화 지침은 배터리를 식히기 위해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할 것, 적은 양의 물로 진화하려 하지 말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지침은 실제 현장에서 효력이 없다고 미국 소방관들은 지적했다. 2018 5월에 테슬라 모델 S 2014년식' 전기차 화재를 진압한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시() 소방서장 스티븐 골란은 테슬라 매뉴얼에는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한다고만 나와 있을 뿐, 배터리 에너지를 어떻게 제거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라고 했다.

 

 2020년 말 전미교통안전위원회는 보고서를 발표해 모든 자동차 제조사의 전기차 화재 초기 대응 매뉴얼이 부실하다고 밝혔다. 매뉴얼에는 차량 충돌로 인해 차량 내 자동 전류 차단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때, 어떻게 화재를 진압해야 하는지 안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위원회 측은 차량별로 각각의 세부 지침도 없다고 언급했다. 팔머 벅 소방서장도 전기차에 더 큰 배터리가 들어가게 될 텐데, 화재 진압 시간도 그만큼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면서 작은 소방서에는 지나치게 큰 부담이라고 했다. 그는 물의 양보다 중요한 것이 시간이라며 열을 식히는 데 오래 걸린다는 것은 그만큼 소방력이 오래 묶여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NBC는 과거 대부분의 자동차 화재는 1시간 이내로 진압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서울에서도 2020 12월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테슬라 모델 X’에 불이 붙어 배터리가 다 탈 때까지 연기와 불꽃이 20-30분 간격으로 발생했다. 화재 진압에는 5시간이 걸렸다. 대한민국 소방청 자체 조사 결과에서는 최근 5년간 전기차 관련 화재가 연평균 41.4%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