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물리)

■ 쿠팡 물류 센터 화재, 불매 운동으로 번진 이유?

마도러스 2021. 6. 21. 23:52

 

■ 쿠팡 물류 센터 화재, 불매 운동으로 번진 이유?

 

 "쿠팡 인터넷 판매 물건 안 쓴다", 불매 운동 여론 전국 확산

 

2021 06 17,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 물류 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결국, 2021 06 19, 쿠팡 화재를 진압하던 김동식 119 구조대장이 숨진 채 발견되었다. "이번 화재만 가지고 문제를 삼는 것이 아니다. 이제껏 열악한 처우와 노동 환경 등 여러 문제가 있었음에도 전혀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것에 따른 것이다.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쿠팡 회원 탈퇴한다."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 물류 센터 화재를 계기로 쿠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쿠팡은 화재 유가족 및 임직원, 인근 주민에 대한 보상안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쿠팡 탈퇴 운동이 번지고 있다. 그동안 쿠팡의 노동 환경과 관련한 부정적 평판에 더해 화재 당일 김범석 창업자가 국내 의장 및 등기 이사 사임을 발표하며, 소비자들의 불신이 터져나오고 있다는 평가이다.

 

화재를 진압하던 김동식 119구조대장이 숨진 채 발견된 2021 06 19일에는 트위터에서 '쿠팡 탈퇴'가 대한민국 실시간 트렌드 항목에서 1에 오르고, 관련 트윗이 10만 건을 넘기도 했다. 네이버 등 포털에선 '쿠팡 회원'이란 검색어에 '탈퇴'가 자동 완성 검색어로 등장했다. 이는 그만큼 쿠팡 회원 탈퇴를 키워드로 한 검색이 폭증했다는 방증이다. 소비자들은 "노동자들이 사망한다면, 그것은 시스템의 문제이다. 쿠팡의 김범석 미국 대표는 대한민국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려 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쿠팡이 책임있는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쿠팡 측은 2021 06 19일 김범석 창업자와 강한승 대표이사 등이 김동식 구조 대장의 빈소를 찾은데 이어 2021 06 20일 유족 지원 방안과 장학 기금 조성안 발표, 물류센터 인근 주민들을 위한 피해 지원 센터를 개설하고 나섰으나 비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모양새이다. 쿠팡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진 것은 김범석 전 의장의 최근 행보가 영향을 끼쳤다. 김범석 전 의장은 쿠팡 물류센터 화재 발생 당일인 2021 06 17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이유로 등기 임원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쿠팡 미국 법인 쿠팡Inc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만 맡고 국내 쿠팡 경영진에서는 발을 빼기로 한 것이다. 이 같은 김범석 전 의장의 행보를 두고, 국내 사업장에서 벌어지고 있거나 앞으로 불거질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김범석 전 의장은 2020년 쿠팡 배송기사들의 잇단 과로사 의혹 문제와 관련해 국회 국정 감사에서 증인으로 요청받았으나 불출석하며 2020년 말 국내 법인 대표 이사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일각에선 2022년부터 시행될 중대재해처벌법 책임 회피를 위해 사임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에서 사망 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할 경우, 해당 기업의 최고 경영진에 책임을 묻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범석 전 의장이 국내 등기 임원직에서 내려오며, 쿠팡에서 안전 관련 사고가 발생한 경우, 김범석 전 의장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대해 쿠팡은 "김범석 전 의장의 국내 등기이사 및 이사회 의장 사임 일자는 2021 05 31일로, 이번 화재가 발생하기 17일 이전에 이미 사임이 이뤄진 것이다. 사임 등기가 완료되어 일반에 공개된 시점에 공교롭게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이번 화재 발생 이후 사임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라고 밝혔다.

 

 하지만, 쿠팡의 회사 운영 방식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 이번 불매 운동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물류센터 노동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 것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깔려있었다는 해석이다. 실제 그간 쿠팡 성장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빠른 배송'을 위해 쿠팡맨과 물류센터 근무자들에게 지나친 노동 강도를 강요한다는 문제 제기가 계속돼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배경에 소비자들의 '가치 소비' 성향이 더해지며, 불매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의 소비자들은 인권, 노동, 젠더 문제 등을 소비와 연결하는 '가치 소비' 성향이 뚜렷하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관이 기업의 가치관과 맞지 않다고 생각할 경우, 불매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은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기업이 보이는 행보와 연결해 다르다고 느낄 경우, 불거지게 된다. 쿠팡 김범석 전 의장의 사임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지만, 쿠팡은 노동자와 소비자 등이 안심하고 믿을 수 있도록 내부. 외부 위험관리 체계를 정비하는 등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coupang)의 노동 환경은 왜 이렇게 가혹할까?

 

 2021 01월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용직 노동자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영하 11도의 강추위였지만, 쿠팡 측이 준 건 핫팩 몇 개가 전부였다. [쿠팡 사망 노동자 친언니] "거기는 다 추워요. 패딩 다 입고 오고, 발열 조끼라든가 ,그런 거 줬으면, 도움이 될까? 핫팩은 뭐 도움 별로 안 된 거 같아요.“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당이 떨어져서 확 주저앉았어요. 포도당 캔디인가? 그거 먹인 다음에 그냥 그 친구 조퇴시켰어요.“

 

 쿠팡 물류센터에는 에어컨이 없다. 에어컨은 사무실에만 있었다. 축구장 15개 크기, 수백 명이 모여서 24시간 일하는 곳에서, 노동자들은 더워서 쓰러진다. [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여름에 열기가 대단하거든요. 계속 선풍기를 돌려요. 선풍기를 끌 수가 없어요."

 

 쿠팡의 노동 환경은 왜 이렇게 가혹할까? 쿠팡은 공격적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네이버, 이베이코리아 같은 경쟁자들을 꺾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다. 그래서, 2021 1분기 매출은 4 7천억 원으로 엄청나게 성장했지만, 적자도 함께 불어나고 있다. 1등만 살아남는 플랫폼 전쟁이다. 배송비나 상품 가격은 올릴 수 없다. 그 대신, 인건비와 노동 환경을 희생시킨다. 쿠팡 탈퇴 운동은 오늘도 계속 이어졌다. 한 소비자는 "새벽 배송과 존엄한 노동 환경이 함께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동안 외면했다" 라는 성찰의 글을 남겼다.

 

 쿠팡 화재 대피 정기적인 훈련 했다는 주장은 허위이다?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정기적 대피 훈련 한 적 한번도 없다

 

 2021 06 21,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 A씨는 '화재 발생을 대비해 정기 대피 훈련을 했다'는 사측의 말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드넓은 물류 창고에 비상 전화가 없어 위급시 이를 알릴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2021 06 21 A씨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 출연하여 "회사에서 '정기 대피 훈련을 했었고, 그 절차에 따라 사원들이 전부 대피했다' 라고 주장하던데, 제 주변 노동자들한테 다 물어봤는데, 화를 냈다. 안전 교육을 한 적 없다" 라고 호소했다. 진행자가 "회사가 허위 발표를 했다는 말인지?" 재차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다만 "극히 일부 노동자들이 화재 대피 훈련을 받아본 적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기적 대피 훈련 있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리자 성향에 따라서 그런 훈련을 실시한 관리자가 있지만, 대부분은 안 했다" 라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 "센터 차원에서 전 직원이 모두 함께 화재 대피, 화재 발생했을 때, 대응 요령 같은 것을 습득하는 정기적 훈련이 있어야 한다" 라고 덧붙였다. A씨는 '화재 초기 목격자가 있었지만, 휴대폰이 없어 신고를 제때하지 못했다' 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관리자와 일부 근무자들 외에는 작업장에 휴대폰을 가지고 들어갈 수가 없다" 라며 그 점을 볼 때 사실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쿠팡 측에서는 '휴대폰을 보면서 딴짓 하다가 안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라는 이유에서 휴대폰 반입을 금지시키고 있다" 라며 "물류 센터 내부는 굉장히 넓고, 비상 전화 설치가 안 되어 있어 신고할 방법이 없다" 라고 설명했다.  "화재를 발견했어도 휴대폰 있는 사람을 찾아 이리저리 다녀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 A씨는 "화재 경보기 오작동이 많다. 그 때문인지 쿠팡은 '어떤 돌발 상황 같은 것이 발생해도 일을 해라, 하던 일 계속해라' 이런 문화가 기본적으로 자리 잡혀 있다"고 했다. A씨는 비상 전화도 없고, 대피 요령 훈련도 안 하고, 경보기 오작동이 잦아 또 다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더 큰 불상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쿠팡측에 제대로 된 대책과 실행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