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섭리

■ 하늘이 그 사람을 크게 쓰고자 할 때에는

마도러스 2020. 10. 18. 11:58

■ 하늘이 그 사람을 크게 쓰고자 할 때에는

 

맹자(孟子) 책에 평생을 가슴에 두고 새겨야 할 명문장이 하나 있다. 고자하(告子下) 편에 나오는 다음 구절이다.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기려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그 심지(心志)를 괴롭게 하고, 그 살과 뼈를 고달프게 하며, 그 신체와 피부를 주리게 하고, 그 몸을 궁핍하게 하며, 그가 하는 일마다 잘못되고 뒤틀리게 하는데, 이는 그 사람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격을 강인하게 함으로써 그의 부족한 능력을 키워주려는 것이다.” 어려움에 빠진 사람이 이 문장을 읽으면 큰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궁핍하게 살고, 재수가 없어서, 암 수술까지 받은 줄 알았는데, 그런 것들이 나를 더 큰 인물로 만들기 위해 단련시키는 과정이었구나!” 이런 생각을 하지 않겠는가?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큰 인물이 되기 위해서 꼭 반드시 살과 뼈가 고달프고, 신체와 피부가 주린 고통을 겪어야만 할까? 그냥 큰 어려움 없이 술술 잘 풀리면 좋지 않을까? 맹자(孟子)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을 것을 알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문장을 덧붙였다. “사람은 항상 잘못을 저지른 뒤에야 비로소 고치게 된다. 마음이 괴롭고, 자꾸 생각에 걸려야 분발한다. 실패 치부가 드러나야만 깨닫는 것이다. 밖으로 외환이 없으면, 이런 나라는 항상 망하게 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우환 가운데 살고, 안락 속에서 죽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이 이 세상에 나올 때, 너는 뭐해라 너는 뭐해라 하고 천명(天命)이 주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반드시 나는 이 세상에 내려가서 이런저런 일을 하고 오겠노라고 굳은 다짐을 하고 내려온다고도 한다. 아무튼지 우리는 그것을 천명(天命) 혹은 소명(召命)의식이라고 한다. 하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길은 자신에게는 매우 엄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한없는 용서와 사랑을 베푸는 길이다. 그것은 사사로운 옳고 그름, 시시비비(是是非非)를 떠나야만 가능한 것이다. 사람은 각기 서로 다른 전생(前生)의 업보(業報)와 인연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천명이나 소명의식 또한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사람이 살다보면, 이길이 내 길이려니 하고, 자신의 일에 대해서 자부심을 느낄 때가 있다. 그것이 바로 천명을 깨달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큰 일을 하려면, 그 어떤 고난도 달게 감수해야 한다. 나약한 마음을 단련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그 일을 능히 감당할 수 있게 된다. 고난은 자신을 단련시키기 위한 담금질이라 생각하고 희망과 신념을 잃지 않는다면 하늘은 언제나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그러므로, 자신이 처한 고통을 복()으로 생각하고 살아야 할 것이다.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는 사람이 마음을 크게 열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해서 훌륭한 일을 했던 사람들은 모두 고생을 했다. 보검(寶劍)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부엌칼 만들 때는 불에 몇 번 드나들고, 망치질도 많이 하지 않는다. 그러나, 보감을 만들 때는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다 겨우 어쩌다가 하나 만들어진다. 나에게 고난이 오는 것을 감사함으로 받을 때에 진정한 감사가 있게 된다. 어려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과 끝없는 용기와 지혜는 큰 힘이 되고, 큰 계기를 만들게 된다.

천장강대임어시인야(天將降大任於是人也), 필선고기심지(必先苦其心志), 노기근골(勞其筋骨), 아기체부(餓其體膚), 공핍기신(空乏其身), 행불란기소위(行拂亂其所爲), 소이(所以) 동심인성(動心忍性), 증익기소불능(曾益其所不能)” (孟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