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선엽에 가려진 진짜 영웅 김홍일 소장

■ 백선엽에 가려진 진짜 영웅 김홍일 소장

 

한국 전쟁(1950-1953)이 한국에서는 백선엽 대령을 중심으로 서술된다. 하지만, 잘못 왜곡되어 기록된 측면이 너무 많다. 백선엽(1920-2020)씨가 2020년에 사망하기 전까지 군사편찬연구소 자문위원장이라는 자리를 활용해서 자신을 위주로 영웅화했기 때문이다. 한국 전쟁은 한국.미국 대 북한.중국의 구도로 전개됐다. 중국이 개입하기 전에는 한국.미국 대 북한의 구도였다. 미군 참전 직전까지는 남북한의 대결 구도였다. 만약, 미국이 개입하기 전에 국군이 무너졌다면, 다음 단계로 갈 것도 없이 북한 인민군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았다. 국군의 전력이 전쟁 초기에 대거 와해했기 때문이다. 육군 본부가 1963년에 발행한 ‘유엔군 전사(戰史), 낙동강에서 압록강까지’ 제1집은 이렇게 설명한다. 1950년 06월 25일 98,000명이었던 한국군은 06월 말에는 22,000명으로 보고받고 있었고, 수일 후에는 6사단 및 8사단 병력을 합하여 54,000명이 되었다. 제6사단과 제8사단을 제외한 전 부대는 최초 공격을 받아 와해되었으며, 반격 작전 능력은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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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사정이 이랬으므로, 미군 참전 이전에 인민군이 좀 더 빨리 움직였다면, 전쟁이 조기에 끝났을 수도 있다. 인민군 역시 미군 참전 이전에 대세를 결정짓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미(美) 육군 제24사단 선발대인 스미스(Smith) 특수 임무 부대가 부산에 상륙한 것은 1950년 07월 01일이고, 이 부대가 경기도 평택과 안성에 진지를 편성한 것은 07월 02일 밤이다. 북한 인민군은 3일만인 06월 28일 서울을 함락했다. 이 기세로 몰아붙였다면, 미군 개입 이전에 전쟁 양상이 달라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북한 인민군 남하를 목숨 바쳐서 막아낸 시흥 지구 전투 사령부

 

그런데, 북한 인민군이 신속히 진격하지 못한 이유가 있다. 앞을 가로막은 장애물이 있었던 것이다. 06월 28일 서울과 한강 이북을 점령한 인민군이 그 이남으로 진격한 것은 07월 03일이다. 미군이 평택과 안성에서 대비 태세를 갖춘 다음에야 한강을 넘었던 것이다. 3일만에 한강 이북을 점령한 인민군이 5일간이나 한강 이북에 묶인 것은 한강선 방어 전투를 수행한 시흥 지구 전투 사령부(시흥사) 때문이었다. 06월 28일까지만 해도 육군 참모 학교 교장이었던 김홍일 소장(1898-1980)이 시흥사의 지휘관이었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백선엽 대령의 역할만 부각됐을 뿐, 김홍일의 역할은 거의 평가되지 않았다. 하지만, 1950년 6·25 전쟁 때에 실제 벌어진 상황을 보면, 김홍일 보다 백선엽이 더 부각되어 있는 현실이 상당히 불공정하다는 판단에 도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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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전 부대 지휘관도 아닌 참모학교 교장이 시흥사를 맡게 된 것은 1950년 06월 25일부터 3일 사이에 국군의 시스템이 대거 손상됐기 때문이다. 가장 절실한 한강선 방어를 '교장 선생님'에게 맡겨야 할 만큼 국군의 처지가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김홍일 소장은 교육 및 기획 능력 못지않게 전투 경험도 풍부했다. 21세 때인 1919년 중국으로 가서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만주와 소련에서 항일전투에 참여했다. 또 장개석(장제스)의 중화민국 군대에 참가해 참모장 등을 역임했다. 김원봉의 조선의용대에서도 교관으로 활약했다. 또 김구가 주도하는 한국광복군에도 참가했다. 1945년 5월에는 한국광복군 참모장에 취임했다.

 

김홍일 소장은 항일 투쟁의 기념비적 사건에도 가담했다. 1932년 윤봉길 의거의 숨은 공신이 바로 그였다. 윤봉길이 던진 '도시락 폭탄'이 그의 손을 거쳤던 것이다. 독립 투사 정정화의 회고록 ‘장강(長江) 일기’에 이런 대목이 있다. “당시 중국 중앙군에는 한인 군관들이 여러 명 있었다. 그중에 가장 직위도 높으며, 중국의 실권자인 장개석의 개인적인 신임을 받고 있던 사람은 중국군에서 왕웅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던 김홍일이었다. 그는 상해의 조병창에서도 근무했는데, 이봉창 의사가 수류탄의 성능 때문에 왜국 황제를 죽이는 데 실패하자, 백범 김구는 그에게 특제 폭탄을 비밀리에 제조해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 결과, 물통 모양과 도시락 모양으로 된 특제 폭탄 수십 개가 만들어졌고, 중국 홍구(홍커우) 공원의 의거 때는 고성능의 폭탄을 사용하여 왜장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던 사열대를 단숨에 날려버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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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국군이 사실상 와해된 한국 전쟁 초기에 한강 방어선을 맡은 장군은 독립군 출신이었다. 국군 상층부를 장악한 친일파들이 뒤로 물러나고, 이때는 독립군 출신이 국군의 운명을 책임졌던 것이다. 김홍일 소장이 지휘하는 시흥 지구 전투 사령부(시흥사)는 형식적으로는 사단급 부대였지만, 실제 보유한 전력은 그에 훨씬 못 미쳤다. 그나마도 이 부대는 급조된 부대였다. 한강 이북에서 후퇴하는 병력을 수습해서 조직한 부대였다. 패잔병들로 구성된 부대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였다.

 

● 사기 충천한 소규모 소총 부대로 북한 인민군에 맞서 싸웠다.

 

국방부 군사(軍史)편찬연구소가 2016년 06월 발행한 ‘군사’(軍史) 제99호에 수록된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 이동원 연구원의 논문 '6·25 전쟁 초기 김홍일의 활동과 예편'은 이렇게 설명한다. “시흥사는 06월 29일까지 예하 혼성 사단으로 진지 배치를 일단 완료하였으나, 혼성 사단은 이름만 사단이지 병력은 1개 연대 규모에 불과했고, 그나마 보유하고 있는 공용 화기란 연대당 고작 박격포 2-3문, 기관총 5-6종에 지나지 않는 소규모 소총 부대 수준이었다. 소규모 소총 부대 정도의 병력을 갖고도 김홍일은 화기 막강한 북한 인민군과 대결했다. 그 상태로 07월 03일까지 인민군 주력을 묶어놓았다. 시흥사와 김홍일의 놀라운 전투력은 소련 군사 고문 단장 라주바예프(Razuvaev)의 보고서에서도 역설적으로 드러난다. 위의 이동원 논문에 인용된 바에 따르면, 라주바예프(Razuvaev)는 06월 30일부터 07월 01일 사이의 전투 상황을 보고하면서 “적의 조직적인 소총과 기관총 사격 및 포격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라고 말했다. 06월 28일에 서울을 점령한 인민군이 07월 03일까지도 한강 여의도를 점령하지 못한 것은 시흥사의 놀라운 전투력 때문이었다.

 

1950년 06월 28일 서울 함락 당시만 해도 국군은 사실상 궤멸되어 있었다. 이랬던 군대가 김홍일의 지휘를 받자마자, 놀라운 전투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상태에서 인민군 대군을 5일간이나 저지했다. 지휘관의 능력에서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상황이다. 1964년에 ‘사상계’(思想界) 제138호에 기고한 '나의 6·25 서전(緖戰) 회고, 한강 방어 작전에서 평택 국군 재편성까지'에서 김홍일 소장은 이렇게 회고했다. 이동원 논문에 인용된 것을 재인용한다. “나는 결사적 결의로써, 후방 보급이 되지 않아 병사들과 같이 주먹밥에 소금물을 마시면서 삼일삼야 한잠도 자지 못하고, 부하들을 고무 격려하면서 장병들의 애국심에 힘입어 참으로 기적적이고 위대한 임무를 완수하였던 것이다.”

 

 

한강선 방어 전투가 상당 부분을 김홍일 소장의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는 점은 국방부가 발행한 책에서도 확인된다. 1987년에 국방부 전사 편찬 위원회가 발행한 ‘한국전쟁’은 이렇게 설명한다. “어려운 전세 하에서 한강 방어를 위해 편성된 시흥 지구 전투 사령부를 지휘하게 된 김홍일 소장은 무엇보다도 먼저 장병의 침체된 사기를 되살려야 한다는 판단 아래, 2-3일 동안 굶주린 장병들에게 우선 급식을 제공하고, '미군 참전'이라고 크게 쓴 간판 수십 개를 만들어 길목마다 세우게 하였다. 그런데, 그때까지도 미군의 참전이 확정된 것은 아니었으나, 철수 중인 병력들에게는 용기를 북돋아주는 활력소가 되었다.”

 

 

김홍일 소장의 역할은 '남한.북한의 대결 구도'가 '한국.미국 대 북한의 대결 구도'로 바뀔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었다. 미군이 방어 태세를 갖춘 뒤인 07월 03일, 김홍일은 한강 방어선을 포기하고 후퇴했다. 그날, 인민군은 대규모 한강 도하를 개시했다. 너무 뒤늦은 도하였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한국 전쟁(1950-1953)에서 백선엽 대령이 아니라 김홍일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백선엽 대령은 미군이 주도권을 잡은 상태에서 전공을 세운 데 반해, 김홍일은 미군이 없는 상태에서 인민군을 묶어놓았다. 김홍일이 없었다면, 미군의 참전이 '뒤늦은 참전'이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김홍일이 있었기에 인민군의 도하가 '뒤늦은 도하'가 되고 말았다. 한국 전쟁과 관련해서 백선엽이 받는 찬사의 상당 부분은 실은 김홍일 소장의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백선엽 대령은 김홍일 소장에게 돌아가야 할 찬사를 상당 부분 차지했을 뿐 아니라 김홍일의 활동에도 적지 않은 지장을 주었다. 서울이 함락되기 전날인 1950년 06월 27일 오후, 채병덕 육군 참모총장은 '문산 지구 제1사단장인 백선엽 대령의 작전을 지도하라!'는 명령을 김홍일 소장에게 내렸다. 이에 따라 김홍일 소장은 백선엽 대령의 전투 상황을 관찰했고, 백선엽 부대가 적의 포위망에 들어가고 있다는 직감을 갖게 됐다. 그래서 백선엽에게 신속히 후퇴해 한강 방어에 주력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백선엽 대령은 지시를 거부했다. 자기는 그런 명령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참모총장이 김홍일 소장에게 부여한 권한이 백선엽 대령에 대한 지휘권이 아니라 작전 지도권이었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지만, 백선엽 대령의 지시 거부는 전쟁 초반에 국군의 전력 손실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됐다. 위의 회고록에서 김홍일 소장은 "백선엽 사단장은 '사수하라는 명령만을 받고 있었는데, 어떻게 독단으로 후퇴하겠는가?' 라는 핑계를 대며, 후퇴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사단장 이상의 부대장은 이런 때에 독자 판단이 필요하거늘 이를 이해치 못하니 가탄할 일이다" 라고 말하면서 백선엽 대령의 전략적 판단 능력 부족을 한탄했다.

 

● 일본 만주군 출신들에게 밀려 전쟁 중에 2선으로 쫓겨났다.

 

백선엽 대령은 일본군 만주 군관 학교 출신이다. 만주군 출신인 백선엽 대령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김홍일 소장은 한강 방어선 전투의 공을 인정받아 제1군단장이 된 뒤에도 만주군 출신들 때문에 시련을 겪었다. 09월 01일 김홍일 소장은 만주군 출신들에게 밀려 야전 지휘관에서 물러났다. 낙동강 방어 전투가 한창이던 그날, 김홍일 소장은 제1군단장에서 육군종합학교 교장으로 전임됐다. 전쟁에서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하던 장군이 전쟁 중에 갑자기 2선으로 밀려나는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동원 논문은 정일권 같은 일본 만주군 출신들을 부각시켜 군부 장악력을 높이고자 했던 이승만 대통령의 계획과 더불어, 김홍일 소장이 작전 수행 과정에서 미군과 마찰을 빚은 것이 김홍일의 2선 퇴진을 초래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렇게 일선 지휘관에서 물러난 김홍일은 한국 전쟁이 한창 때인 1951년 03월 육군 중장으로 예편되고 말았다. 이승만은 물러나는 그를 '오성장군'으로 치켜세웠다. 중국군 소장으로 퇴역한 경력과 국군 중장으로 퇴역한 경력을 합쳐 그렇게 불러준 것이다. 하지만, 그의 한국 전쟁에서의 전공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백선엽 대령의 전공이 과도하게 치켜세워진 데 반해 김홍일 소장의 전공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 이동원 논문은 “6·25 한국 전쟁에서 한국군 지휘관으로서 그 역할과 성취에 비해 가장 저평가된 인물을 꼽는다면, 김홍일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김홍일의 지시를 거부하며, 국군의 전력 손실을 확대시킨 백선엽 대령은 최고의 전쟁 영웅으로 칭송받으며, 국립 대전 현충원에 안장되어 있다.

 

■ 김홍일 (金弘壹 1898-1980) : 평안북도 용천 출생이며, 중국식 이름은 왕웅(王雄)이다.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참모장, 육군사관학교 교장, 육군 제1군단장, 주중 대사, 외무부장관, 국회의원 등을 엮임했다. 1932년 1·8 일왕 저격, 1932년 4·29 상해 의거 등의 독립 운동에 가담했다. 중국 육군 강무(講武) 학교를 졸업한 이후, 한국 독립군에 가담하여 항일 활동을 벌였고, 중국군의 요직을 거치기도 했다. 1945년 해방 후, 귀국해서는 육군 사관 학교 교장을 맡아 한국군 초기 설립에 공을 세웠고, 이후 정치가로도 활동했다. 15세에 압록강을 건너 만주 봉천(奉天)에서 중국 소학교를 마치고 귀국했다. 18세에 정주 오산 학교를 졸업한 뒤, 황해도 신천 경신(儆新) 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재직 중, 오산 동문회가 항일 단체로 몰려 심한 고문을 받고 풀려나자, 중국 상해로 망명하였다. 그 곳에서 구국일보사(救國日報社) 사장인 중국인 황개민(黃介民)의 도움으로 1920년 구이저우(貴州)의 육군 강무(講武) 학교를 졸업하였다. 졸업하자마자, 바로 한국 독립군에 가담하여 무관 학교의 생도 대장. 교관. 중대장. 대대장, 1921년 독립군 의용 군단 대장, 1923년 조선 의용군 부사령관 등을 거치면서 일본군 소탕전에 적지 않은 공적을 올렸다. 그러나, 헤이허(黑河) 사변으로 독립군이 참변을 겪은 데 큰 충격을 받고, 1926년 중국 국민 혁명군에 가담하여 장개석(蔣介石)의 북벌에 직접 나선 적도 있다.

 

1945년 05월 중국군 중장으로 승진될 때까지 20여년 항일 전투는 물론 한국의 독립 운동을 배후에서 적극 지원하였다. 국민 혁명군에 복무하는 동안 총사령부 병기감, 통계 과장, 우쑹(吳淞) 요새의 사령부 참모장, 상해 병공창 군기처 주임, 육해 공군 총사령부 군기 처장 등 중국군의 병기를 관리하는 책임 장교로 있으면서, 백범 김구(金九)의 뜻에 따라 한인 애국단의 거사에 비밀 작전 참모격으로 크게 활약하였다. 김구의 요청으로 송식표(宋式驫)와 함께 1932년 이봉창(李奉昌)의 1ㆍ8 일왕 저격 및 윤봉길(尹奉吉)의 4ㆍ29 상해 의거용 폭탄을 제작하였다. 이봉창의 거사가 일왕 히로히토(裕仁)를 죽이지는 못하였지만, 윤봉길의 의거는 상해 훙커우(虹口) 공원에서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를 비롯한 10여 명의 일본 요인을 살상하는 전과를 올렸다.

 

중국군 상해 병공창 주임으로 복무하던 시절에는 19로군 후방 정보국장을 겸임하면서 일본 해군기함 이즈모호(出雲號)의 폭파와 일본군 무기 창고 폭파 계획도 집행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 뒤, 1937년 동로군(東路軍) 사령부 참모를 비롯하여 집단군 참모 처장. 사단장, 병단(兵團) 참모장, 청년군 사령부 부참모장 등의 요직을 거쳤으며, 1943년 중국 육군 대학을 졸업하였다. 1945년 06월 한국 광복군 총사령부 참모장이 되었다. 1945년 12월 중국 동북 보안 사령 장관부 고급 참모 겸 한교 사무처장에 취임하여 광복 당시 만주 일대에 거류하는 한국인 동포의 보호와 본국 송환에 진력하였다. 1946년 말에는 미국 중앙 정보단(CIG)의 비밀 업무를 지원하기도 했다. 1947년 05월 중국 국방부. 정치부 전문 위원으로 활동하다가 1948년 08월 귀국하였다. 1948년 육군 준장으로 임명되어, 1948년 12월부터 1950년 06월까지 육군 사관 학교 교장을 역임하였다.

 

1950년 한국 전쟁 직후, 시흥 지구 전투 사령관으로 한강선에서 밀려오는 적을 1주일간 방어한 뒤, 육군 제1군단장으로 평택 지구에서 포항 탈환 작전에 이르기까지 크나큰 전공을 세우고, 육군종합학교 총장으로 군간부 양성에 이바지하였다. 1951년 10월 예편된 뒤, 주중 대사가 되었고, 타이페이 외교 사절단장으로 활약하다가 10년 만에 귀국하여 1961년 5·16 군사 정변으로 국가 재건 최고회의 의장 고문과 군정 외무부 장관을 지냈다. 1965년 한일협정을 적극 반대, 박정희(朴正熙)와 결별했고, 1967년 정계에 투신하여 제7대 국회의원이 된 뒤, 1970년 신민당 전당대회 의장을 거쳐, 1971년 신민당 당수 권한 대행을 맡았다. 1971년 신민당 전국구 국회의원이 되었고, 1971년 신민당 당수가 되었으나, 당내 양파가 각각 전당대회를 열어 1당 2당수의 내분을 겪은 뒤, 1972년 09월 당수직을 사임하였다. 박정희의 3선 개헌과 유신 체제에 반대하고, 만년에는 광복회 회장을 맡았다. 1980년에 82세로 별세하였다. 대한만국 건국에 이바지한 공로로 1962년 건국 훈장 독립장이 수여되었으며, 을지무공. 태극무공. 청조근정 등의 훈장도 수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