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칼럼

AI가 아냐! AI 플랫폼에 집중하라고!

마도러스 2019. 8. 31. 08:02


■ AI가 아냐! AI 플랫폼에 집중하라고!

 

2000년대 초에 닷컴 버블’ (,com bubble) 보다 더한 인공 지능(AI) 열풍이 지진 해일처럼 몰아치고 있다정보통신 기술(IT) 주요 기업은 물론 제조통신유통사까지 AI를 기업의 주력 비전으로 삼고 있다심지어세계 각국의 정부도 AI를 신사업 동력의 핵심 기술로 삼고 있다.

 

AI의 용도는 크게 2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첫째는 특정한 솔루션으로 자율 주행얼굴 인식공정 효율화공장 자동화 등 제한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주로 B2B (기업 간 거래) AI로 특별한 기능에 최적화해 운영된다둘째는 인터넷 검색처럼 일반 사용자 대상으로 범용적으로 사용하는 인공 지능 비서, AI 어시스턴트(Assistant)이다후자는 대중적으로 쓰여서 웹모바일처럼 우리 일상 깊숙이 침투해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다.

 

대중을 상대로 한 AI 플랫폼은 클라우드에 AI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사용자와 연결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가 탑재되어서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이치와 같다차이점은 기존의 웹에서 하던 검색이나 모바일의 페이스북과는 달리 AI 플랫폼에서는 PC, 스마트폰 등 주변의 모든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서비스가 AI 어시스턴트 탑재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의 스마트 스피커 누구에는 아리아’ 라는 자사 AI 어시스턴트가 탑재되어 있으며이 AI 비서는 스마트폰 T맵 애플리케이션()에도 탑재돼 제공된다스피커 없이도 T맵으로 아리아를 이용할 수 있다또한, ‘구글 어시스턴트’ 라는 구글의 AI 어시스턴트는 LG전자의 엑스붐 씽큐(ThinQ) 라는 스피커와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TV, 구글 오토가 탑재된 자동차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스마트폰이나 크롬북 등의 컴퓨터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서 이용할 수도 있다.

 

알렉사헤이카카오아리아클로바 등의 AI 어시스턴트는 하드웨어에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제공되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 등에 앱을 설치해서 사용하거나 다른 소프트웨어에 하나의 기능으로 통합돼 제공되기도 한다향후에는 웹브라우저에서 네이버 카페나 인스타그램 등으로 연결되듯이 AI 어시스턴트를 호출해서 어디서든 음성이나 텍스트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이처럼 기존의 어떤 플랫폼 보다 더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AI 어시스턴트를 킬러 앱으로 이용해서 클라우드 속 AI와 만날 수 있다는 것이 AI 플랫폼의 큰 특징이다.

 

또한, AI 어시스턴트는 단일 서비스가 아니라 다른 서비스나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종합적인 킬러 앱이다알렉사를 이용하면아마존이 제공하는 서비스만이 아니라 8만개가 넘는 외부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 있다클라우드의 알렉사’ 라는 AI 플랫폼 위에 외부의 서비스들이 연결되어 동작되기 때문이다기존 그 어떤 IT 플랫폼 보다 다양한 서비스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클라우드 속 AI와 연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AI 어시스턴트라는 고객 접점을 통해서 이들 외부의 자원을 단일한 채널로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이렇게 사용자 대상의 범용적 AI는 AI 어시스턴트라는 킬러앱을 통해서 사용자와 만나고 있으며이를 통해 클라우드 속 AI는 수많은 자원들을 삼키고 있다이 과정에서 거대한 AI 생태계가 만들어지며더 많은 사용자들과더 오래도록더 자주 연결돼 기존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제공 가능한 서비스의 폭을 확장하고 있다. AI 플랫폼을 지배한 기업은 기존의 그 어떤 플랫폼 기업 보다 더 강력한 주도권을 가지면서 모든 서비스와 비즈니스의 중심축에 서게 될 것이다.

 

전 세계의 주요 인터넷 기업과 글로벌 제조업체통신사가 나서서 AI 플랫폼을 지배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아마존과 구글네이버와 카카오삼성전자와 샤오미, SKT와 KT가 이 거대한 플랫폼을 장악하기 위해 유례없는 전쟁 중이다그런데이 전쟁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요소가 중요할까? AI의 성능? AI 어시스턴트의 인식률스마트 스피커의 판매량? AI 플랫폼에 등록된 서드 파티(3rd party) 서비스의 개수?

 

플랫폼의 성공을 가늠하는 핵심 요소는 플랫폼에 참여하는 이해 관계자들이 플랫폼을 사용하며다양한 가치를 서로 간에 거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다양한 목적으로 AI 플랫폼을 이용하려는 사용자들에게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면, AI 플랫폼에 다양한 서비스들을 연동해 제공해야 한다. A부터 Z까지를 플랫폼 주체가 제공할 수는 없다외부의 서비스들여기에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 모든 것이 포함된다이 모든 서비스가 AI 플랫폼에 등록되어 사용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이를 위해서 AI 플랫폼은 윈도우나 iOS, 안드로이드처럼 다른 소프트웨어앱 그리고 서비스들을 연계해서 사용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서 기술 인프라가 제공되어야 한다그런 면에서 알렉사구글 어시스턴트누구 디벨로퍼스 등이 앞서 있다.

 

AI 어시스턴트가 자리 매김하려면사용자의 말을 잘 인식하고음악이나 날씨 정보 등의 가장 많이 애용하는 서비스를 빠르고 편리하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지만이 같은 영역은 당장 미흡함이 있어도 개선해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하지만, AI 어시스턴트에 명령을 내려서 다양한 용도로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AI 플랫폼에 등록된 외부 서비스들이 많아야 하는데이것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AI 플랫폼의 첫 번째 핵심 경쟁력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몇 개의 서비스를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다양한 서비스를 입맛 따라 골라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성에 있다아마존 알렉사가 구글 어시스턴트에 위협적인 것은 8만개가 넘는 앱이 알렉사에 연계되어 다양한 용도로 알렉사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01월 기준으로 구글 AI에는 1,600여개 브랜드 1만 가지 종류의 기기가 등록되었다알렉사는 4,500개 브랜드 3만개 가량의 기기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다더 나아가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는 자체적으로 제작한 스마트 스피커인 아마존 에코나 구글홈 외에도 다양한 기기에 탑재되어 AI 어시스턴트를 만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AI 플랫폼의 성공 요인 중 두 번째는 AI 어시스턴트를 만날 수 있는 채널의 접근성이다이는 단지 스마트 스피커를 많이 판매한 보급 대수에서만 찾아서는 안 되고 보다 다양한 경로로 AI 어시스턴트를 호출할 수 있는 접근 가능성을 말한다알렉사가 탑재된 디바이스는 1억대가 넘지만구글 AI는 전 세계 수십 억대 보급된 안드로이드 폰과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태블릿크롬 브라우저가 내장된 크롬북 등을 통해서 사용자와 만날 수 있다또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도 구글 어시스턴트 앱을 설치하면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접근성 면에서는 알렉사 보다 더 뛰어나다.

 

AI 플랫폼 시장에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AI 그 자체가 아니라 AI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생태계이다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AI 기술보다는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연동하는 기술력과 파트너십 역량 그리고 고객과의 다양한 접점을 만들 수 있는 마케팅 파워이다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AI 플랫폼은 과연 누가 지배할까이 같은 핵심 역량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해 온 기업이 승자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