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칼럼

간호사 임신 순번제, 임신도 제때 못하나?

마도러스 2016. 11. 23. 16:13


간호사 임신 순번제, 임신도 제때 못하나?

 

여성 간호사와 간호 조무사 10명 중 4명과 여성 전공의 10명 중 7명은 본인이 원하는 시기에 자유로이 임신을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보건 의료 기관 여성 종사자 사이에서 문제가 된 이른바 '임신 순번제'가 국가 인권 위원회(인권위)의 실태 조사 결과 확인된 것이다.

 

인권위는 2015년 실시한 보건 의료 분야 여성 종사자 인권 실태 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16.11.23.일 밝혔다이번 조사는 간호사 895명과 간호 조무사 82전공의 15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그 결과간호사와 간호 조무사 중 39.5%, 전공의 71.4%는 동료나 선후배 눈치를 보지 않고 원하는 시기에 자유로이 임신을 결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현행 근로 기준법은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게 시간외 근로와 야간 근로를 제한하고 있다하지만임신 중 시간외 근로와 야간 근로 경험에 대해 묻자간호직의 61.7%, 전공의 77.4%는 '임신 중 시간외 근로를 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또한 간호직 38.4%와 전공의 76.4%가 임신 중 야간 근로를 경험했다이들 중 상당수는 야간 근로에 '자발성이 없었다'고 밝혔다.

 

직장 내에서 신체 폭력을 겪은 간호직은 11.7%, 전공의는 14.5% 수준으로 집계됐다성희롱도 각각 6.7%, 16.7%를 차지했다간호직은 44.8%, 전공의 55.2%가 언어 폭력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권위는 이러한 실태를 인권 침해로 판단하고 고용 노동부와 보건 복지부 장관에게 '보건 의료 분야 여성 인권 증진을 위한 정책 권고'를 했다의료 기관 특성에 맞는 '모성 보호 및 직업 가정 양립 운영 매뉴얼'과 '폭력 성희롱 예방 관리를 위한 가이드 라인제작과 배포의료 기관 여성 종사자 대체 인력 지원 서비스 활성화 등을 권고했다.

 

또한보건 의료 분야 종사자의 성차별 인식 개선과 양성 평등 수준을 높이기 위한 인권 교육 실시의료 기관 자체 여유인력 확보를 위한 지원 방안 마련의료 기관 인증 기준에 폭력성희롱 예방 관리 활동 사항 신설 등을 제언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폭력 및 성희롱의 경험은 직장 만족도우울증간호 오류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예방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의료 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나타나 결국 환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