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미생물)

장내 미생물 균형 깨지면 우울증 발생

마도러스 2019. 2. 17. 00:38


■ 장내 미생물 균형 깨지면 우울증 발생

 

우리 몸 속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생명체인 장내 미생물이 소화 기능은 물론 각종 면역 기능을 좌우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이 때문에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맞춤으로써 알레르기 같은 면역 기능 장애로 발생하는 질병과 소화 불량 같은 질환을 치료하려는 시도들이 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장내 미생물이 사람의 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유럽 연구진이 동물 실험이 아닌 사람의 몸 속 장내 미생물을 분석해 이같은 상관 관계를 밝혀낸 대규모 실험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벨기에 루벤대 의학연구소브뤼셀대 신경과학과브뤼셀자유대 생물공학과네덜란드 그로닝엔대 의대 유전학과노르웨이 오슬로대 면역학과 공동 연구팀이 소화 기관을 비롯해 체내에 존재하는 각종 미생물의 분포와 변화가 인간의 정신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 2019년 02월 05일자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장내 미생물이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밝혀졌고 소규모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우울증 환자의 장내 미생물 분포가 정상인과 다르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다그렇지만 이번처럼 대규모의 사람을 대상으로 장내 미생물과 정신 건강의 관계를 분석해 미생물이 분비하는 화학 물질이 인간의 기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우울증과 장내 미생물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해 장내 미생물 검사를 받았던 벨기에인 1,054명의 샘플을 면밀히 분석했다특히 이들 중 173명은 우울증 진단을 받거나 삶의 질 검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이다이에 연구팀은 이들과 다른 사람들의 장내 미생물 분포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코프로코쿠스와 디알리스터라는 종류의 장내 미생물이 연령이나 성별과 상관없이 삶의 질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풍부했지만우울증 환자들에게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또한 우울증 환자들의 장내 미생물 분포를 확인한 결과설사와 복통을 일으키며 만성 과민 대장 증후군을 유발시키는 크론병과 관련된 미생물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특히이들 미생물은 장내에서 염증 반응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연구팀은 1064명의 네덜란드 사람들에게서 채취한 시료를 검사한 결과마찬가지로 우울증 환자의 장내 미생물에는 코프로코쿠스와 디알리스터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만들거나 분해할 수 있는 물질 중에서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가능성이 큰 56종을 분류해 냈다이를 통해 코프로코쿠스는 도파민 분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스위스 바젤대에서는 건강한 사람의 변을 이식해 우울증 환자들의 비정상적인 장내미생물 분포와 숫자를 늘리고균형 잡으려는 임상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이번 연구를 주도한 예로엔 라스 루벤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많은 장내 미생물이 만들어 내는 물질로 인해 신경 세포의 기능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소화 기관에서 만들어진 화합물이 어떻게 신경 세포나 뇌에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한 메커니즘을 알기 위해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