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암.종양)

기적 같은 항암제, NK 세포 치료제

마도러스 2018. 10. 13. 00:14


기적 같은 항암제, NK 세포 치료제

 

★ 과학 기술 분야에서 촉망받은 A씨는 국내 대학을 졸업하고미국 유학길에 올랐다미국 유수의 대학에 박사 과정에 입학한 그는 장차 세계적인 과학자를 꿈꾸며 남들 보다 학업에 매진했다그러던 중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됐다백혈병으로 알려진 '혈액암판정을 받은 것이다절망할 여유도 없이 미국 현지에서 항암 치료를 꾸준히 받아 완치된 듯 싶었지만다시 재발했고마땅한 치료법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마침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NK(nature killer) 세포 치료제를 이용한 연구 임상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한국에 들어와 임상에 참여했다두 번에 걸친 NK 세포 치료를 통해 1년 만에 회복할 수 있었고미국으로 다시 돌아가 공부를 마치고지금은 미국 대학 교수로 교육과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건강하게 삶을 이어가고 있다.

 

기적처럼 백혈병을 이겨내고 새로운 삶과 희망을 되찾은 A씨에게 'NK 세포 치료'는 제2의 삶을 선사해 줬다이같은 기적을 연출할 수 있었던 것은 CiM 융합 연구단이 NK 세포를 이용해 개발한 백혈병 항암 치료제 덕분이었다최인표 CiM 융합 연구단장은 "A씨처럼 백혈병과 같은 난치성 암의 경우치료 이후 생존율이 낮고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제 이 같은 일이 생기면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NK 세포 치료법은 사람의 면역 세포를 이용한 맞춤형 세포 치료제로다른 항암제와 혼합해 사용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널리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 NK 세포 분화활성 규명 등 원천 기술 확보

 

NK(nature killer) 세포는 면역 체계의 최전방을 방어하는 면역 세포의 일종으로백혈구의 림프구 속에 존재한다자체 감지 기능을 통해 각종 바이러스나 암 세포를 공격하는 특성을 지녀 이른바 '특공대'로 불린다암과 자가 면역 질환 등 각종 난치성 질병과 다른 면역 세포의 기능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1980년대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졌다그러나, NK 세포를 통해 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려면, NK 세포를 분화증식시켜 활성화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최인표 CiM 융합 연구단장은 조혈 줄기 세포에서 NK 세포를 분화증식시키는 메커니즘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규명한 이후이를 백혈병폐암간암 등 난치성 암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이어, 2015년부터 3년 동안 맞춤형 융복합 NK 세포 치료제 개발을 위해 'CiM 융합 연구단'을 이끌면서 기존의 항암제항체나노 기술 등 첨단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항암 면역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NK 세포를 항암 치료에 활용하면여러 가지 부작용과 내성 등을 보이는 기존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법과 달리 환자의 고통과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 백혈병간암 치료, NK 세포 치료제 5년 후 출시

 

정상인의 경우백혈구 속에 NK 세포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이다하지만암 환자에 투여하려면, NK세 포가 적어도 암 환자 혈액의 면역 세포 중 10% 가량의 양이 돼야 한다그러나현실적으로 환자의 혈액에서 NK 세포를 증식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연구단은 혈액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조혈 줄기 세포에 주목했다공여자의 조혈 줄기 세포에서 NK 세포를 분화시켜 이를 활성화해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NK 세포의 원활한 분화와 증식을 위해 환자의 조혈 줄기 세포 보다 환자 가족의 것을 이용해 대량으로 얻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다른 연구 그룹에 비해 NK 세포 투여량이 최소 10배에서 최대 100배 가량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을 확립했다.

 

치료 효능도 입증했다서울아산병원과 공동으로 말기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자 임상에서 NK 세포를 투여받지 않은 환자의 경우생존율이 10% 수준에 그쳤으나투여받은 환자는 40%까지 높아졌다말기 환자나 재발된 환자를 위한 치료법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결과이다. NK 세포 투여 횟수를 늘리거나다른 항암제와 병행해 사용하면치료 효과는 더 좋아질 것으로 연구단 측은 예상하고 있다.

 

현재 77명의 말기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자 임상 2b 단계를 진행하고 있으며상업용 임상으로 전환하기 위해 식약처와 협의하고 있다연구단은 2019년부터 후속 과제를 통해 임상을 계속 진행할 경우, 5년 이후에는 판매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아울러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NK 세포를 다른 항암제와 병행 투여하는 항암 치료 기술도 상업 임상 1상 승인을 얻어 연구하고 있으며간암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자 임상을 위한 식약처의 승인을 받는 등 백혈병과 폐암간암 등을 타깃으로 NK 세포 치료제 출시가 멀지 않아 보인다.

 

● 유전자와 융합한 '차세대 NK 세포 치료제확립

 

연구단은 항체 유전자를 NK 세포와 융합한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NK 세포치료제 관련 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CAR-NK 세포는 암 세포만을 공격하는 NK 세포에 암 세포가 결합하도록 조작된 CAR 단백질을 발현시켜 NK 세포의 암 살상력을 높인 차세대 세포 치료제이다최근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가 미국 식품 의약국(FDA)의 승인을 얻은 'CAR-T 치료제'에 비해 항암 효과가 월등하고한번 주입하면체내에 2주 이상 머물며암을 공격하기 때문에 치료 비용을 20-30% 가량 절감할 수 있다특히 CAR-T 치료제는 환자의 면역 세포를 배양해 사용하는 반면,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NK 세포'는 다른 사람의 건강한 면역 세포를 활용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연구단은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NK 세포치료제에 대한 독성과 안전성 검증을 비임상 수준에서 마쳤으며, 2019년부터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폐암뿐 아니라간암유방암 등 기존에 개발된 항체 기술과 접목해 다양한 난치병을 치료하는 기술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연구단은 조혈 줄기 세포의 노화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찾아내 젊은 조혈 줄기 세포로 회춘시키는 기술을 개발건강한 조혈 줄기 세포를 만들어 각종 면역 질환 치료나 암 치료면역 세포 치료제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립했다이 연구 성과는 2017년 국가 R&D 우수 성과 100선과 출연연 우수성과 10선에 각각 선정되는 등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밖에 장내 면역 세포의 분화 조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마이크로 RNA'를 발견해 장내 질환 및 항상성 유지를 위한 면역 치료제 개발과 항암제 투여에 따른 소화 점막 세포의 부작용을 해결하는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연구단은 지난 3년 동안 국내외 특허 출원 30, SCI급 논문 33건 게재기술 이전 1건 등의 성과를 거뒀으며기술 가치 평가액만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