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영업자, 2018년 소득 늘고, 폐업 감소
● 최저 임금 인상으로 폐업 증가는 '거짓말'
일부 언론에서 2016년 박근혜 정부의 통계를 가지고, 마치 2017년. 2018년 문재인 정부하에서 급격한 최저 임금 상승으로 자영업자 폐업률이 크게 늘어난 것처럼 왜곡 보도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통계치를 잘못 인용했을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폐업률 증가의 원인을 뚜렷한 실증 자료나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단순히 최저 임금 상승 탓으로 돌리는 인과적 오류를 범했다. 일부 언론에서 일부 지역의 사례만을 토대로 마치 전국적인 자영업자 폐업 쓰나미 현상이 일어나는 것처럼 과장되게 보도했다. 몇몇 편협한 증거(anecdotal evidence)를 기반으로 성급하게 판단하는 전형적인 일반화의 오류를 범했다. 게다가 통계치로 제시한 국세청 자료는 2017년 자영업 폐업자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기사 내용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줬다. 그리고 여기서도 아무런 실증 증거 없이 최저 임금 인상이 자영업자 폐업 증가의 원인으로 단정해 버렸다.
그런데, 통계청의 소득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자영업자 가구의 소득이 늘고 자영업자 가구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서 이들의 주장과 사뭇 다른 결과를 보여 주고 있다. 통계청의 가계 소득 동향 조사에서 가구주가 자영업자인 경우, 근로자외 가구로 분류되는데, 자영업자 상당수가 부부가 함께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맞벌이 + 근로자외 가구’를 자영업자 가구로 볼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맞벌이 자영업자 가구는 2018년 상반기 소득이 평균 4%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가구의 소득 증가는 도시나 전국 거주 여부에 상관없이 균등하게 나타났다. 전국 기준으로 맞벌이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소득은 2018년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8% 늘었고, 2분기엔 4.2% 증가해 지난 3년래 가장 높은 소득 증가율을 기록했다. 도시에 거주하는 맞벌이 자영업자 가구는 2018년 1분기와 2분기에 평균 소득이 각각 4.7%, 4.1% 증가했다.
특히 맞벌이 자영업자 가구(전국)는 2017년 1분기에 소득이 1.2% 감소했는데, 2018년 5% 가까이 증가하며 소득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한 2018년 맞벌이 자영업자 가구수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2분기 맞벌이 자영업자 가구(전국)의 비중은 30.3%로 2년 연속 늘어났다. 도시에 거주하는 맞벌이 자영업자 가구의 2018년 비중도 3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분기 맞벌이 자영업자 가구 비중도 도시나 전국 거주 여부에 상관없이 3년래 최고 수준이다. 또한, 통계청이 별도로 배포한 2018년 2분기 가계 소득 동향 보도 참고 자료에서도 전체 가구 중 자영업자 가구(2인 이상 가구 대상) 비중이 작년 보다 0.4%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급격한 최저 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 폐업이 늘었다는 일각의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통계이다. 만약 최저 임금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 자영업자의 폐업이 늘었다면, 통계청 소득 통계에서 (맞벌이) 자영업자 가구 비중은 줄었어야 한다. 2018년 통계청의 소득 통계 표본 가구 규모는 8,000 가구로 지난해 5500 가구 보다 늘어났다. 표본 가구수가 늘어날수록 가계 소득 동향 조사의 신뢰도가 올라간다.
국세청의 국세 통계에서도 문재인 정부 첫 해인 2017년 자영업 폐업자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 임금 인상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 영세 개인 사업자가 많이 몰려 있는 도매업. 소매업과 음식. 숙박업에서도 자영업 폐업자수가 수천명씩 줄었다. 특히 자영업자 폐업은 2017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5482명 늘었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2017년 하반기엔 6608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 사업자나 개인 사업자 모두 하반기에 폐업이 크게 줄었다. 이는 2018년 급격한 최저 임금 인상에 앞서 자영업자들이 미리 문을 닫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이 전혀 근거 없음을 보여주는 통계이다. 또한 자영업 신규 사업자 대비 폐업자 비율(총사업자 기준)도 2017년 3.4%p(개인사업자는 4.1%p) 낮아져 최저 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 폐업률이 증가했다는 일각의 주장이 '헛말'임을 증명했다.
그런데도 일각에서 2018년 급격한 최저 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 폐업이 늘었다는 왜곡 보도가 나오는 이유는 주어진 경제 통계를 토대로 결론을 도출하기 보다는 미리 결론을 내려놓고, 거기에 경제 통계를 억지로 꿰맞추려 하기 때문이다. ‘최저 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자영업자의 폐업이 증가한다’고 미리 결론을 내려놓고, 거기에 부합하는 경제 통계를 찾다 보니, 엉뚱한 통계를 갖다 쓰거나 아예 실증 통계를 무시하고, 그것도 모자라 실증 증거도 없이 자신의 주장을 내뱉는 논리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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