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 '엿 먹어라!’ 뜻의 유래
1960년대에는 중학교에서도 입학 시험을 치렀다. 1965년 중학교 신입생을 선발하는 시험 문제 가운데, 엿과 관련된 문항이 있었다. 엿기름 대신 엿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였는데, 정답은 '디아스타제'(diastase)였다. 디아스타제는 ‘아밀라제’(amylase)의 약명이다.
디아스타제(diastase) = 아밀라제(amylase)는 탄수화물(녹말)을 분해하여 소화하는 효소로써, 우리 침 속에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시험 문제의 보기 중에는 '디아스타제' 뿐만아니라 ‘무우즙’ 역시 들어 있었다. '무우즙'에도 디아스타제가 들어 있고, 무우즙으로도 엿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문제의 정답은 2개가 되었다. 무우즙 역시 정답이 될 수 있는 문제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에도 소위 치맛 바람이 불던 때였다.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매우 높았다.
문교부(현재의 교육부)에서 무우즙을 오답 처리했다. 그러자, 무우즙을 정답으로 써서 낙방한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심하게 항의를 했다. 문제 하나가 당락을 좌우할 만큼 입시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무우즙'으로 무우 엿을 만들어 관련 기관을 찾아다니며 시위를 벌였다.
“엿 먹어라! 무우 엿 먹어라! 무우로 만든 무우 엿 먹어라!” 중학교 입시문제 하나로 온 나라가 뒤집혀졌다. 결국, 입시 당국은 무우즙을 정답으로 처리했다. 이에 따라 당시 최고의 명문인 경기 중학교는 정원과 관계없이 38명의 신입생을 더 받아들여야 했다. 이때부터 ‘엿 먹어라!’는 ‘혼 좀 나봐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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