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미생물)

미나리 날것 먹으면, 간질충 감염

마도러스 2017. 3. 27. 11:29


미나리 날것 먹으면, 간질충 감염

 

■ 국내 최고의 기생충 영상 판독 명의임재훈 교수

 

최근 삼성 서울 병원에서 정년 퇴임한 영상의학 전문의 임재훈 교수는 의사 생활 40년을 몸속 기생충과의 싸움에 `올인'했다이런 열정 덕분에 그는 흐릿한 X선은 물론 CT(컴퓨터 단층 촬영), 초음파, MRI(자기 공명 촬영등에 가릴 것 없이 어떤 영상을 보여줘도 기생충인지아닌지를 가려낼 수 있는 국내 최고의 기생충 영상 판독 명의로 정평이 나 있다그런 그가 40년간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기생충 질환의 국민적 예방을 당부하는 글을 대한 소화기 학회지 최근호에 투고했다.

 

임재훈 교수에 따르면우리나라는 담관에 생기는 질환 담관 결석 담관암이 서양에 비해 한 20배 정도 흔하다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간흡충(간디스토마 Clonorchisis sinensis)'이라는 기생충 때문이다그의 말을 빌리자면이 기생충은 담관암의 씨앗이다담관암은 간암 보다 진단이 복잡하고 어려운데 이는 담관이 워낙 길고 좁은데다 여러 장기 속에 파묻혀 있어 복잡하기 때문이다.

 

■ 민물 고기를 날것으로 먹으면간디스토마(Clonorchisis sinensis) 감염

 

간흡충(간디스토마 Clonorchisis sinensis)은 길이가 1㎝ 정도에 불과한 기생충으로사람의 대변을 통해 배출된 기생충 알이 제중간 숙주인 쇠 우렁이 등 패류에 들어가 기생하다가 제중간 숙주인 잉어과 민물 고기의 근육에 침입하고 나서 이들 물고기를 먹은 사람에게 옮겨간다.

 

간흡충(간디스토마)은 민물 고기를 조리한 도마나 칼 등으로 다른 음식을 조리할 때도 감염되며감염 후 길게는 30년 이상 기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나마 간흡충(간디스토마)은 비교적 잘 알려진 기생충에 속한다간흡충(간디스토마)처럼 간(속을 기어다니다 담관암을 일으키는 기생충이 더 있는데그것이 바로 간질충(Fasciola hepatica)과 개회충(Toxocara canis)이다이중에서도 간질충은 실상을 알면 충격적이다.

 

■ 미나리(()을 날로 먹으면간질충(Fasciola hepatica) 감염

 

간질충(Fasciola hepatica)은 소()에서 발생되는 기생충으로 주로 ()의 간()을 날것으로 먹을 때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런데 임재훈 교수의 연구 결과 간질충의 중간 숙주는 흔히 사람들이 날것으로도 먹는 미나리(dropwort)로 확인됐다미나리(dropwort)에 붙어 있던 간질충이 입으로 들어온 뒤소장 벽을 뚫고 뱃속을 돌아다니다 ()을 찾아가고간에서도 몇 달간 이리저리 기어다니다가 결국 담관에 들어가 병을 일으킨다는 것이 임재훈 교수의 설명이다.

 

이 기생충은 간을 찾아가기 전 뱃속을 헤매다 복막에 흔적을 남기거나 헤매다 지친 나머지 아무데나 자리잡고 알을 낳고 살기도 한다임재훈 교수는 이런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미나리 재배지가 많은 대구 팔공산과 청도구포에 이르기까지 `기생충 찾아 천 리 길'을 2번이나 다녀왔다그는 퇴임 후에도 이런 내용의 논문을 학술지에 투고했다.

 

그는 무엇보다 기생충 감염 예방을 위해 채소와 육류생선을 막론하고 음식물을 충분히 익혀 먹을 것을 당부했다임재훈 교수는 "간질충(Fasciola hepatica) 알이 미나리(dropwort)에 붙어있다 사람 입으로 들어오면 위의 소화액에 알 껍데기가 녹고 기생충 애벌레가 소장벽을 뚫고 간으로 이동한다"면서 "음식물을 거쳐 몸에 들어오는 기생충은 애벌레나 알이 산채로 몸에 침입하는 것이어서 충분히 삶거나 익혀 먹으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