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실 관리 소홀로 변기 보다 150배 세균

냉동실 관리 소홀로 변기 보다 150배 세균

냉장고 냉동실에서는 낮은 온도 덕분에 식품이 상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냉동실 관리를 잘못하면, 세균이 변기나 개수대 보다 더 많이 자랄 수도 있습니다. 이재희 기자가 가정집 냉장고를 점검해 봤습니다.

<리포트> 냉동실에 식품이 어지럽게 쌓여있습니다.

<인터뷰> 권연미 (경기도 화성시 진안동) : "냉동실에 음식을 넣어 놓으면 꽁꽁 어니까 오래 보관해도 되는 것 아닌가요?"

<인터뷰> 얼린 식품은 정말 상하지 않는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미생물 오염도를 측정했습니다. 6개월 보관된 언 고기를 꺼내 수치를 측정해 보니 84,000 RLU(Relative Light Unit)가 나왔습니다. 이 가정집 변기의 미생물 오염도가 550 RLU(Relative Light Unit)이니까, 변기 보다 150배나 더럽다는 뜻입니다.

(다른 집의 냉동실!) 조기의 미생물 오염도를 측정해 보니 90,000 RLU(Relative Light Unit)가 넘습니다. 역시 심하게 오염돼 있습니다. (변기 보다 165배나 더럽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냉동실 문을 자주 여닫다 보면 내부 온도가 올라갈 수 있는데, 이 때 리스테리아(Listeria)나 포도상 구균(Staphylococcus aureus) 같은 식중독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박종현 (가천대 식품 생물공학과 교수) : "특히 여름철 같은 경우 냉동 온도가 올라가서 식품의 겉 표면이 녹았을 때 세균이 급격하게 증식할 수 있습니다."

또 여름에는 냉동실 식품 보관량이 느는데, 이 역시 세균 증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인터뷰> 강현용 (냉장고청소업체 대표) : "냉동실에 음식을 가득 채워 놓으시면, 냉동실의 냉기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온도를 높여서 세균 번식이 많아집니다."

잘못 쓴 냉동실은 세균의 온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희입니다.

<앵커> 안전한 식생활을 위해선 냉동실이라도 3달 이상 식품을 보관해서는 안 됩니다. 또 식품마다 보관 주기나 보관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데요. 올바른 냉동실 사용과 식품 보관법을 우정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음식을 3개월 이상 냉동 보관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이 시기가 지나면 대부분의 식품이 변질되기 때문입니다. 변질되기 전에 음식을 제 때 소비하기 위해서는 냉동실 정리가 필수입니다.

<인터뷰> 강영 (서울시 반포동) : "식품을 그냥 집어 넣다 보니까 물건들이 마구 쌓이고 뭐가 있는지 몰라서 또 구입을 하게 되더라구요."

우선 음식을 종류별로 구분한 후 한 번에 먹을 만큼만 따로 담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냉동실을 자주 열지 않아도 되어 음식이 상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냉동실 문을 열 때 들어오는 더운 공기가 보관 식품에 직접 닿지 않도록 변질되기 쉬운 음식일수록 서랍이나 용기에 넣어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터뷰> 박미숙 (한국 정리 정돈 협회) : "조금씩 소분(小分)해서 넣는 목적은 음식물과 공기를 차단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퍼 백이나 보관 용기를 완전하게 밀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냉동 식품을 해동할 때는 따뜻한 물에 담가 해동(解凍)해야 합니다. 냉동실에서 꺼낸 후, 상온에서 녹이는 자연 해동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냉동 상태로 잠복해 있던 세균이 해동(解凍) 과정 중 증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냉동실은 효율적인 온도 유지를 위해 전체 공간의 70%만 채우는 것이 좋습니다. KBS 뉴스, 우정화입니다. (KBS 9시 뉴스, 입력: 2013.08.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