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증 책임 전가, 내 주장을 반박해 보라

입증 책임 전가, 내 주장을 반박해 보라

“내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해 보라고 반격하라!” 입증 책임 전가는 상대방의 무지에 호소하는 논증이 발달된 형태이다. 자신의 주장을 반박하려면, 상대방이 먼저 나에 대한 반증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오히려 트집을 잡는 경우를 말한다.

 

논증자가 새로운 견해를 제시할 때는 대체로 이를 입증하는 합당한 증거나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상대방에게 자신의 견해를 반박하는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할 때, 상대방은 쉽게 오류에 빠질 수 있다.

 

A : “교사를 채용할 때 학생들에게도 상당한 발언권을 주어야 합니다.”

B : “왜 그래야 합니까?”

A : “왜 그러면 안 되는지 합당한 이유를 먼저 제시해 보십시오.”

 

책임 전가는 매우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다. 이런 유형의 반박은 항상 실제 보다 훨씬 더 타당해 보인다. 이처럼 상대방이 반증할 수 없으면, 나의 제안은 수용이 가능하게 된다는 은근한 기대감이 생긴다. 나는 왜 현재의 관행과 믿음이 부적절한지를 주장하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대체로 ‘그것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시오’ 라는 요구에 대해 어리둥절해 한다 왜냐면, 나는 나의 의견에 대한 반증을 요구함과 동시에 그 이상의 것까지 주장하겠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는 일은 대단히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를 시험하는 일은 끝이 없는 짐을 떠안는 꼴이 된다. 어쨌든 상대방을 형이상학적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만드는 입증 책임 전가는 매우 유용할 수 있다. 우리는 입증 책임 전가를 이용하여 내가 주장하는 것에 대한 아무런 증거 없이도 자신의 견해를 매우 유용하게 피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