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輪廻 환생幻生

어느 무명 가수(歌手)의 환생(還生)

마도러스 2014. 12. 29. 09:37


어느 무명 가수(歌手)의 환생(還生)

 

[일간스포츠] 나는 '영혼의 X파일'이란 칼럼으로 일간 스포츠와 1996년 8월 16일 처음 인연을 맺었다. 벌써 20여년 가까이 영혼 칼럼을 쓰고 있기에 내겐 이 분야의 콘텐트가 무궁무진하다. 영화. 뮤지컬. 드라마 등등을 뻗어나갈 수 있는 소재도 많다. 지금까지 많은 감독·드라마 관계자·작가들이 내게 찾아와 콘텐트를 상의한 적이 있다. 드라마. 영화화 제안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선뜻 콘텐트 사용을 허락하지 않은 것은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작품이 180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얼마 전 내겐 신비로운 사건이 있었다. 대학로 후암(厚岩) 선원(禪院)으로 17세의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 찾아왔다. 고2 학생이면 사춘기 소녀로 어머니와 함께 법당을 찾는 일이 꺼려졌을 텐데 이 여학생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엄마가 법사님을 뵈러 같이 가자고 했는데, 낯설지 않았어요. 오기 전에 법사님 사진을 봤는데, 어디서 많이 뵌 분 같더라고요.” 여학생은 자신에게 일어난 데자뷰(deja vu) 현상에 대해 재미있어했다.

 

나 역시 그 여학생을 처음 본 것 같지 않았다. 사실 그랬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그녀를 영혼(靈魂)으로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 약 18여 년 전, 서울 잠실의 후암(厚岩) 선원(禪院)에서였다. “우리 언니는 가수가 꿈이었는데, 교통 사고로 아까운 나이에 눈을 감았어요. 언니를 위해 구명시식(救命施食)을 올려주세요.”

 

A씨는 무명 가수로 나이트 클럽 가수로 일하다 27세의 나이에 교통 사고로 사망한 언니를 위해 구명시식(救命施食)을 청했다. 이 클럽에서 저 클럽으로 이동하던 중에 큰 교통 사고를 당한 언니는 유명한 가수가 되고 싶어 했다.

 

구명시식에 나타난 A씨 언니 영혼(靈魂)은 “법사님, 이생에는 무명 가수로 요절했지만, 다음 생애에는 유명한 가수가 돼서 법사님을 찾아올게요. 꼭 저를 알아보셔야 해요!”라고 신신당부했다. 이후 나는 오랫동안 그녀가 나를 찾아오길 기다렸다. 상담할 때마다 가수가 되고 싶다는 여학생들을 만나면 혹시 그녀의 환생(還生)인지 영적으로 확인하곤 했다. 그러던 중, 마침내 대학로 후암(厚岩) 선원(禪院)에서 그녀의 환생(還生)을 만난 것이었다.

 

전생(前生)에도 미녀였지만, 이번 생엔 더욱 아름다워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아직 17세의 어린 여학생이지만, 미모의 여가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했다. “넌 앞으로 아주 유명한 가수가 될 것이다. 빨리 큰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해 보는 게 좋겠다.” 그러자 여학생은 “에이, 가수되기가 얼마나 어려운데요. 가수는 되고 싶지만, 아직 잘 모르겠어요”라며 웃었다.


과연 그녀는 18년 전, 전생(前生)에 영혼(靈魂)으로 나와 만났던 구명시식(救命施食)을 기억하고 있을까? 또 그녀의 전생(前生) 영혼(靈魂)을 위해 전생의 여동생이 구명시식을 올려줬다는 사실은 알고 있을까? 노래만 부르면 이유도 없이 슬프고 눈물이 난다는 그녀가 2-3년 후유명한 가수가 되어서도 다시 나를 찾아올지 문득 궁금해진다. [가수의 운명](일간스포츠, 입력: 2014.09.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