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輪廻 환생幻生

성숙하기 위해 다시 환생(還生)한다.

마도러스 2014. 2. 6. 12:29


성숙하기 위해 다시 환생(還生)한다.


“물론입니다. 영혼(靈魂)은 언제나 학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을 때 '학생 부군 신위(顯考學生府君神位)'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까? 우리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같은 학생입니다.” 인간이 태어나면 인간계(人間界)에서 다시 배우고, 그러다가 죽게 되면, 영계(靈界)에서 다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살다보면 돌에 계속 넘어지곤 한다. 넘어질 때마다 '다신 저 돌에 넘어지지 말아야지'라고 계속 다짐해도 또 넘어진다. 그러면서 하나씩 배워가는 것이다. 처음엔 넘어져 피도 흘리고 멍도 들지만, 계속 넘어지다 보면 어느새 웃음으로 바뀐다. 이렇게 관조(觀照)하는 자세가 되면 더 이상 돌이 두렵지 않다. 그것이 바로 인생(人生) 공부이다.


예전에도 말했지만, 인간으로 태어난 이유는 영혼을 성숙(成熟)시키기 위해서이다. 수많은 인생을 거듭하며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 전생(前生)에 맺은 인연을 다시 만나기도 하고, 새로운 인연(因緣)을 만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악연을 선연으로 바꿀 수 있고, 더 이상 과거 인연에 연연하지 않는 법도 배운다. 물론 산 사람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영혼들도 영계(靈界)에서 공부를 한다.


하루는 "영혼도 공부를 합니까?"라며 어떤 이가 물어왔다. 대학 교수인 그 사람은 매일 공부를 해도 나이가 있어선지 자꾸 잊어버린다고 고백했다. 분명히 읽었던 책인데 학생들이 질문하면 머릿속이 백짓장이 되어 버린다고 했다. 30년 넘게 강단에 서 왔는데, 공부는 정말 끝이 없다면서 이러다 죽어서도 공부를 계속 하게 생겼다고 걱정했다.


나는 그에게 "물론입니다. 영혼은 언제나 학생입니다. 때문에 죽을 때 '학생 부군 신위(顯考學生府君神位)'라고 하는 게 아닙니까? 우리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같은 학생입니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인간계(人間界)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듯 영계(靈界)로 돌아가면, 또 다시 영계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런 의미로 구명시식(救命施食)은 영계의 노하우를 전달하는 또 다른 배움터가 된다.


몇 년 전 50대 사업가가 찾아왔다. 그는 부모님을 위한 구명시식(救命施食)을 해드리고 싶다며,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첫 구명시식(救命施食)을 올렸다. 돌아가신 부친께서 가슴에 한이 많으셨다면서 구명시식 내내 긴장을 풀지 않고, 부친(父親) 영혼을 위해 기도를 하는 것이었다. 무사히 구명시식(救命施食)을 마치고 잘 돌아갔는데, 3개월 뒤 또 구명시식을 올리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이번엔 할아버지 구명시식(救命施食)을 올려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그는 1년에 구명시식(救命施食)을 무려 다섯 번 올렸다. "그만 하라"고 말려도 보고 타일러도 봤지만 그의 고집은 꺾이지 않았다. 마지막 구명시식 때 나는 이유를 물었다. 그랬더니 그는 "영혼 공부를 하고 싶어서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구명시식을 하다보니 영혼 세계에 대해 나름대로 지식이 쌓여 갔고 점차 영혼을 이해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겼다고 했다.


나는 그 집 조상들 영혼들을 자주 보았는데, 영혼들이 점차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구명시식(救命施食) 자리가 생소해서인지 잘 말도 안하던 이들이 나중에는 말도 잘 했다. 그 사람은 이것을 인연으로 구명시식에서 만난 영혼들을 영계(靈界)에서 만나 구명시식에 대해 얘기도 나누고, 영계에 대해 나름대로 공부도 한다며 자주 불러줘서 고맙다고 나에게 말했다.


마지막 구명시식(救命施食)에서는 내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 한 고집 센 영혼(靈魂)을 계도하기 까지도 했다. 그 영혼을 여러 번 타이르기도 했는데, 한번은 "내가 구명시식(救命施食)을 많이 해 봐서 알지만, 당신 같은 영혼 치고 다음 생(生)에 복(福) 받고 태어나는 것을 못 봤소" 하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모든 일을 잘 마치고 난 후에는 얼마나 뿌듯 했는지 모른다. [글: 후암 문화 공간 대표 차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