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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 93% 꿈의 '태양광 전지' 개발

마도러스 2010. 9. 17. 11:07

효율 93% 꿈의 '태양광 전지' 개발


에너지 효율 93%에 달하는 태양광 전지의 기술이 확보되었다. ‘엽록체 태양전지’의 태양광 흡수율은 최대 93%에 달한다고 한다. 식물의 엽록체는 태양 빛을 가장 잘 흡수하는 자연물이다. 열심히 받아들인 햇빛을 생명 에너지로 바꾸는 자연계 최대 신비의 하나이다. 이런 엽록체의 구조를 모방해 식물 엽록체를 빼닮은 고능성 태양 전지가 개발됐다.


한국인 과학자들이 주도한 한국. 미국. 일본. 브라질 다국적 공동 연구팀에 의해서이다. 주(主) 저자는 미 MIT 대학 포스닥(박사 후) 과정에 있는 한재희 박사이다. 경원대 에너지 생명 공학부 김우재 교수도 핵심 역할을 했다. 연구 성과는 영국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 2010.09.12일자에 발표됐다.


태양 전지에 태양광이 쏟아진다고 다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상당 부분은 표면에서 반사된다. 나머지가 모두 태양 전지 속으로 들어가느냐면 그렇지 못하다. 일부는 전기를 만들지 못하고 사라진다. 가장 효율이 좋은 실리콘 태양 전지가 20-30%의 빛만 흡수해 전기를 만든다. 태양광 효율이 낮다고 하는 연유이다. 그런데 ‘엽록체 태양 전지’의 태양광 흡수율은 최대 93%에 달한다고 한다. ‘꿈의 기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리는 이렇다. 엽록체 안에 들어 있는 엽록소. 카로티노이드. 보조 색소 등이 각각 다른 색의 빛을 흡수함으로써 태양광을 좀 더 많이 흡수한다는 것에 착안했다. 태양 전지도 이런 원리로 여러 빛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엽록체 안의 각종 색소에 해당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재료로 연구팀은 고성능 신소재인 탄소 나노 튜브를 사용했다.


탄소 나노 튜브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으며, 그물망 같은 모양을 원통형으로 말아 놓은 구조이다. 빛을 흡수하면 전기를 생산하는 반도체에 비유할 수 있다. 기존 실리콘 태양 전지의 기능과 비슷하다.


탄소 나노 튜브는 크기에 따라 각기 다른 빛을 흡수한다. 작은 크기는 자외선을, 중간 크기는 가시광선을, 큰 것은 적외선을 흡수하도록 태양 전지 표면에서부터 내부로 차례차례 배열했다. 즉, 가느다란 안테나 구조인 태양 전지의 맨 바깥 층은 자외선을, 중간층은 가시 광선을, 중심부는 적외선을 흡수하도록 했다. 각 층에서 만들어진 전기는 중심부로 전달된다. 깔때기처럼 안쪽으로 모이게 만들었다.


깨알보다 작은 태양 전지 하나에는 1나노(10억분의 1m) 크기의 탄소 나노 튜브 30만 개가 들어가 있다. 이런 태양 전지를 넓은 판에 펼쳐 놓으면 태양 전지 패널이 된다. 김우재 교수는 “태양 전지의 크기를 기존 제품보다 100분의 1만큼 작게 만들 수 있다”며 “이는 태양 에너지 집적도를 100배 이상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기술은 이르면 2015년까지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되면 태양 전지 분야에 혁신이 일어나게 된다. 태양 전지가 더 소형화돼 각종 휴대용 전자 기기에 고성능 태양 전지를 붙일 수 있게 된다.


태양 전지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런 고효율 태양 전지 설계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탄소 나노 튜브의 값을 더 낮추는 것이 관건인데 이미 해마다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몇 년 뒤에는 실리콘 보다 더 싸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태양 전지의 상용화가 더욱 촉진될 전망이다. (중앙일보 박방주 기자, 입력: 2010.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