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宗敎) 개혁

오병이어(五餠二魚) 기적은 번역 오류

마도러스 2010. 5. 11. 14:46

 

오병이어(五餠二魚) 기적은 번역 오류


■ 성서학의 국제적 권위자의 눈이 번쩍 뜨이는 진실


오병이어(五餠二魚) 기적 즉 예수가 빵 5 개와 물고기 2 마리로 5000여명을 먹였다. 그리고 남은 빵이 12 광주리에 가득 찼다는 기독교 신약성서(新約聖書)에 모두 나오는 놀라운 이야기는 진실일까?


1976년부터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에서 성서학과 고대 셈어, 이집트학, 아시리아학을 공부하고 수메르어로 학위를 받은 뒤 10 년간 히브리대에서 가르쳤던 성서학의 국제적 권위자 조철수(60) 교수의 <예수 평전>을 보면 눈이 번쩍 뜨이는 새로운 진실들을 제시되고 있다.


조철수 교수는 먼저 마르코 복음서 6장의 오병이어(五餠二魚) 기적 이야기 일부를 다음과 같이 새롭게 번역한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명령하여 각자 동료들끼리 풀밭에 앉게 했다. 100명의 동료지간의 백부장과 50명의 동료지간의 오십부장이 끼리끼리 자리 잡았다. 예수는 5 개의 빵과 물고기 2 마리를 들고 하늘을 향해 쳐다보며 축복하고 빵을 떼어 그의 제자들에게 주며 그들 앞에 나누게 했다.”


공동 번역 성서의 마르코 복음서는 이 가운데 ‘100명의~’ 부분을 이렇게 옮겨놓았다. “군중은 100명씩 또는 50 명씩 모여 앉았다.” 마태오나 루가 등 다른 복음서들에는 이들이 끼리끼리 모여 앉았다는 표현 자체가 아예 없다.


그리스어(Greek language)로 번역되면서 진실이 왜곡


조철수 교수가 인용한 마르코 복음서 내용은 자신이 새로 번역한 것이다.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신약성서(新約聖書) 원문은 그리스어(Greek language)로 쓰여 있는 게 가장 오래된 사본이다. 그런데 이 그리스어(Greek language) 원본 자체가 번역본이었다.


원래 복음서나 사도들 편지는 히브리어나 시리아어로 기록됐고 적어도 그 수십년 뒤에야 그리스어 본들이 만들어졌다. 히브리어와 시리아어는 같은 계열이지만 그리스어는 전혀 다른 언어 체계이다. 그리스어(Greek language)로 번역되면서 진실이 왜곡되었다.


따라서 시리아어와 히브리어 텍스트들을 자신이 새로 직접 번역한 조철수 교수의 번역문이 당시 이스라엘(유대)의 언어 행위 실상과 사회상에 더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


조철수 교수는 1947년 발굴된 ‘사해 두루마리’ 등의 옛 전적들을 성서와 하나하나 대조하면서 예수의 실상을 재구성했다.


■ ‘5000명’이라고 옮긴 단어는 ‘다섯 천부장’이라는 뜻


조철수 교수에 따르면 공관 복음서에서 ‘오천 명’이라 옮긴 단어는 시리아어 본(페시타) 신약성서에는 ‘오천’이라고만 되어 있다. 오천은 히브리어로 ‘아메쉐트 알라핌’이다. 그런데 이를 ‘하메쉐트 알루핌’으로 읽으면 ‘다섯 천부장’이라는 뜻이 된다.


당시 히브리어나 시리아어에는 모음 부호가 없었기 때문에 알라핌을 알루핌으로 읽는 식의 바꿔 읽기는 유대교 성서 해석에 종종 활용됐다. 따라서 오천을 5000명의 군중이 아니라, ‘다섯 천부장’으로 읽게 되면 ‘100명씩 50명씩’은 백부장, 오십부장으로 옮길 수 있다.


빵을 먹은 이들이 5000명이 아니라, 다섯 천부장이었다.


조철수 교수는 ‘빵을 먹은 이들이 5000명이 아니라, 다섯 천부장이었다’ 라고 번역한다. 백부장과 오십부장들이 참석한 그날의 특별한 만찬 의례에서 그들 가운데 5명의 천부장이 선출됐다는 얘기이고, 예수가 그들에게 성찬의례(聖餐儀禮)를 베풀었다는 뜻이라고 풀이한다.


천부장들은 당시 예수가 한때 소속돼 있던 에세네파 공동체의 최고 의결 기관에서 재판관들과 사제장들, 부족장 등과 함께 그 조직 주요 구성원이었다. 나중에 에세네 공동체의 한계를 지적하며 떠나간 예수의 공동체 역시 성찬의례를 통해 다섯 천부장을 뽑고 그들이 열두 제자들 모임에 합류하는 좀 더 발전된 상부 조직을 갖게 된다.


그날 성찬 의례 참석자, 빵과 물고기를 단합과 사명과 정체성 확인 차원의 의례(儀禮) 행위로 받아먹은 사람들은 예수 공동체의 소수 지도급 인사들이었다.


마음으로 가난한 자’라는 말 역시 번역이 잘못되었다.


루가 6장의 “가난한 자는 복 받을 것입니다. 천국이 그들 것입니다”라는 예수의 말은 마태오 5장에서는 “마음으로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요”로 되어 있다. ‘마음’의 히브리어는 ‘레브’다. 그런데 레브는 특정 맥락에서 모세 오경 또는 하느님의 말씀을 가리키는 ‘토라’의 은유적 표현으로도 사용된다.


따라서 ‘마음으로 가난한 자’라는 말은 ‘토라 공부 때문에 가난한 자’, “하느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는 데 전념하여 돈벌이에 급급하지 않아 구차한 삶을 사는 사람”을 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음으로 가난한 자’로 옮기는 것은 의역(意譯)이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성서 속의 많은 비유와 예화들이 전혀 다르게 해석되고 와전(訛傳)되었다는 것이다. (한겨레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