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宗敎) 개혁

기독교인은 왜 예수를 믿지 않을까?

마도러스 2010. 1. 25. 14:04

 

기독교인은 왜 예수를 믿지 않을까?


기독교인은 왜 `예수` 를 믿지 않을까? 이런 도발적이고 도전적인 주제를 놓고 TV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자들은 진보와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신학자. 목회자. 신자 각각 3명씩 모두 6이었다. 토론회가 시작되자 이른바 '성공한 목회자'로 평가받는 분당 '민망 교회'의 이성공 목사는 "토론회의 주제가 예수님과 기독교 전체를 모독한 것"이라며 펄쩍 뛴다.


그러나, 진보적 신학자이자 목사인 남예혁 교수는 "이 질문이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불쾌감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예수님을 도둑맞은 기독교, 예수님을 팔아먹는 장사꾼으로 변해버린 목사, 새로운 장사 소굴로 변한 교회에 대해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반박한다.


개신교 영성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김진 목사 (씨알평화 상임 이사)가 최근 펴낸 책 ‘왜 기독교인은 예수를 믿지 않을까?’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 책은 TV 프로그램 '100분 토론'의 형식을 빌려 현실 기독교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대안을 고민한다. 참석자들은 모두 가상의 인물이다.


가령, 진보 진영 토론자들은 "예수를 믿는 것과 기독교를 믿는 것은 다르다"고 주장한다. 서기 313년 로마 황제의 공인으로 기독교가 종교로서 제도화되면서 예수가 원래 지향했던 삶에서 멀어졌다는 것이다. 삶의 모델이자 구원의 희망으로서 구체적인 삶 속에서 만나야 할 예수가 경배의 대상이 되면서 삶에서 유리되고 말았다는 얘기이다.


삶과 신앙이 일치되지 않는 형식적인 신앙인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라고 이들은 설명한다. 그러자 보수 진영에선 "일부의 잘못을 전체의 잘못으로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진실한 믿음을 지닌 예수님의 제자들과 교회도 많다"고 반박한다. 또한 "비판은 하더라도 중심은 잃지 말아야 한다"며, "대안 없는 비판이 오히려 회의적인 신앙인을 만든다"고 경계한다.


토론회에선 '붕어빵 기독교, 붕어빵 교회, 짝퉁 예수' 등의 거친 비유를 놓고 격론이 벌어진다. 붕어와 붕어빵이 모양만 비슷할 뿐 아무 관계가 없는 것처럼 현실 기독교는 역사적 존재로서의 예수와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붕어빵론'의 요지이다.


또한 "믿기만 하면 천국에 간다며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강조함으로써 기독교가 예수를 '로또 복권'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교회에서 공동체와 쉼, 섬김이 실종되고 예수가 설교에서 소외된 채 목사만 부각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한 격론도 벌어진다.


하지만, 가상 토론이 실제 TV토론과 다른 것은 토론자들이 격론을 통해 접점을 찾는다는 점이다. 무조건적 믿음보다는 '예수에 대한' 믿음과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따른 '예수의' 믿음이 하나로 통합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저자는 국내에서 보수 신학과 진보 신학을 섭렵한 뒤,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종교 신학을 전공한 인물이다. 2009년 개신교 수도원인 예수도원에서 같은 제목으로 강연회를 열기도 한 그는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섯 신앙인의 대화는 결국 내 안의 대화였다"며 "이 책을 통해 기독교인들이 다시 한번 예수님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돌아보고 회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국 경제 서화동 기자, 입력: 2010.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