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내과)

국내 연구팀, 10배 장수 물질 발견

마도러스 2008. 11. 17. 02:14

 

국내 연구팀, 10배 장수 물질 발견 

 

‘웰빙’ 붐을 타고 신문 방송 인터넷에는 건강 정보가 넘쳐난다. 건강하게 살기 위한 운동법과 식생활 요령 등이 자주 소개되다 보니 성인병을 예방하려면 유산소 운동이 중요하며,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고 채식 위주 식사를 해야 한다는 정도는 상식이 돼버렸다.


이탈리아 앞바다에 사는 해파리는 영생(永生)한다. 성체가 되면 번식 포자를 배출한 뒤 몸이 유년 형태로 돌아간다고 한다. 미국 모하브 사막의 브리스틀콘 소나무 가운데 하나는 나이테가 무려 3,844개에 달했다. 수명이 단 며칠인 하루살이와는 비교가 안 되게 길고 장생을 한다.


 몇일이든 3,000여년이든 다같이 하나의 일생이다. 덧없는 하루살이 삶의 1초가 브리스틀콘 소나무의 그것의 1년보다 가치없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생물은 본능적으로 오래 살려고 분투 노력한다. 인간도 본능적 장수, 영생 욕구를 갖고 있다. 불로초로 자연의 섭리에 도전하려 한 진시황이 대표적이다.


인간 수명의 길고 짧음은, 삶의 가치와 의미의 크기와는 무관한 듯하다. 33세에 요절한 김소월 시인과 알렉산더 대왕, 단 25년4개월간 이승에 머문 영국 시인 키츠가 웅변한다. 요절해서 더 아쉽고, 그래서 더욱 빛난 삶도 많다. 노추(老醜)를 면해서였을까.


한편, 국내 연구팀이 선충(線蟲)에 대한 연구를 통해 동물의 수명을 10 배까지 연장할 수 있는 물질을 발견했다고 해서 화제이다. ‘다우몬(Daumone)’으로 명명된 이 물질은 동종 동물끼리 교신하기 위해 분비되며 특수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미물 선충의 ‘장수 비결’이 다른 동물이나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지를 알아내는 것이 연구팀의 과제이다. 현재의 인간이 최고 100-120세까지 살 수 있다고 할때, 연구팀의 성공적인 결과가 실용화된다고 가정하면 미래의 인간은 1,000-1,200세 까지도 살 수 있는 것이다.


향후 연구 성과에 따라서는 획기적인 생명연장 물질이나 비만치료제의 개발도 시간문제가 될지 모르겠다. 그럴 경우 우리나라도 당당히 아스피린이나 비아그라를 제치는 대박을 터뜨리면서 생명공학 분야의 선진국 대접을 받게 될 것이니, 장수물질 발견은 국가적으로도 큰 경사이다. 연구 분야의 지원도 시원찮고 이공계의 위기상황이 언급되는 현실에서 묵묵히 연구에 몰두해 업적을 남긴 연구진에 박수를 보낸다. (김국수 논설위원  세계일보 2005-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