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소아청년)

임신부 비만.고혈압.당뇨, 뱃속 아기가 위험

마도러스 2008. 11. 16. 23:10

임신부 비만.고혈압.당뇨, 뱃속 아기가 위험

 
死産 이렇게 예방하자, 임신초부터 산전검사 필수
 
지난해 11월, 임신 28주째인 김모(37)씨가 서울 S병원 산부인과를 찾았다. 임신 주수(週數)에 비해 태아의 성장이 느리고, 양수도 조금씩 줄고 있어 동네 산부인과에선 “태아가 위험하다”고 했다.
 
태아의 심장 박동음도 약했다. 첫째 아기도 임신 30주째에 사산(死産)했던 김씨는 심한 심리적 충격으로 자포자기 상태였다.
 

의료진은 그러나 “가급적 임신을 유지해 나가다 ‘최후의 순간’에 수술하자”고 권유했고, 결국 31주째에 1.8㎏짜리 태아를 제왕절개로 분만시켰다. 아기는 현재 인큐베이터에서 ‘무럭무럭’ 크고 있다. 뱃속에서 거의 다 자란 태아를 사산했을 때의 충격을 도대체 무엇에 견줄 수 있을까. 보건사회연구원 한영자 책임연구원이 최근 연세대 보건대학원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매년 3000~4000건의 사산이 발생한다.

 

1999년 3745건, 2000년 2976건으로 전체 신생아의 0.5~0.6%에 해당했다. 사산이란 분만 전 태아가 자궁에서 사망한 것으로 태아 체중이 500g 이상이거나 임신 기간이 22주 이상인 것을 말한다. 현재는 체중이 500g 정도인 미숙아도 살릴 수 있다.

 

사산의 원인은 크게 태아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 산모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 원인 불명인 경우로 나뉜다.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김현철 교수는 태아원인(태아 기형, 염색체 이상, 세균 감염, 태반·탯줄기능 이상 등)이 25~40%, 산모원인(당뇨, 고혈압, 외상, 세균 감염, 자궁파열, 약물 복용 등)이 5~10%며, 나머지는 원인 불명이라고 설명했다.

 

보사연 한영자 연구원이 99년과 2000년 사산한 6721건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사산 확률은 임신부의 연령이 15~19세일 때 4.16%로 가장 높았으며, 40세 이상인 경우도 3.05%로 높아 전체적으로 U커브를 보였다.

 

임신 기간별로는 24~27주가 93.22%였고, 28~31주 26.73%, 32~34주 9.37%였다. 또 태아 체중이 1000g 미만인 경우 95.02%가 사산하는 등 체중이 적을 수록 사산 확률이 높았다. 한편 쌍둥이 이상 다태(多胎) 임신인 경우 4배 이상 사산 확률이 높았으며, 임신부가 비만인 경우 정상 체중보다 70% 정도 높았다. 혈중 헤모글로빈이 정상보다 낮으면 3.1배, 정상보다 높으면 1.3~1.6배 사산확률이 높았고, 고혈압인 경우도 정상보다 3.5~4.8배 사산 확률이 높았다.

 

일반적으로 35세 이상 초산부인 경우 사산확률이 높다고 알려졌으나 이번 조사에선 큰 차가 없었다. 한 연구원은 “고령보다 임신부의 건강이 사산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김현철 교수는 “이처럼 사산 위험이 높은 여성은 임신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산전 검사를 받고 임신 중 이상하거나 불편한 사항을 주치의에게 시시콜콜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종화 교수는 “사산을 유발하는 고혈압과 당뇨를 조절하고, 세균 감염이 있는 경우 항생제를 투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신을 유지할 수 있으며, 만약 임신 유지가 불가능한 경우 제왕절개 분만시키면 된다”며 “사산을 100% 예방할 수는 없지만, 의사와 함께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절반 이상은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호준기자   입력 : 2003.02.18   헬스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