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소아청년)

음주·흡연은 남성과 경쟁하지 말라.

마도러스 2008. 11. 16. 23:06

음주·흡연은 남성과 경쟁하지 말라.

‘여성은 약하다’고 하면 요즘 같은 시절에 욕먹기 딱 좋다. 축구에 역도, 유도, 레슬링에 권투에까지 여성이 진출하고 있는 시절에 웬 여성 차별적인 발언이냐고 할만하다. 더욱이 2001년 기준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수명은 80세로 남성보다 약 8세쯤 더 산다.
 

여성들이 더 오래 사는 남성보다 더 건강하기 때문일까. 임신, 출산, 폐경처럼 여성들만 겪는 신체변화가 있는 데다, 여성은 대체로 남성보다 운동능력이 떨어지고 질병에도 취약하다. 또 외부 환경요인에 대한 저항성도 약한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성들이 남성보다 취약한 질환들이 있다.

 

담배를 보자. 요즘 의료계에서 담배의 폐해와 관련, 폐암 못지 않게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다.

 

이는 흡연으로 기관지가 좁아지고 점점 호흡이 어려워지며, 나중에는 걷기 등 가벼운 일상생활까지 어렵게 하는 질환이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의 연구결과를 보면 남성 흡연자가 COPD에 걸릴 위험은 비흡연자보다 3.4배 높다.

 

하지만 여성흡연자는 5.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의 폐 면적이 남성보다 좁기 때문에 폐의 단위 면적 당 끼치는 담배의 악영향이 더 크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폐활량도 여성이 남성보다 15~20% 적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많이 아는 병인 과민성장증후군. 설사와 변비 등을 동반하는 이 질병의 경우에도 여성이 남성보다 1.5~2배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변비형은 뚜렷하게 많다. 흔히 과민성장증후군은 신경성으로 알려져 있어, 여성들이 더 예민하기 때문이라는 등의 속설이 있다. 하지만 위에서 장에 이르는 소화기관의 운동과 감각기능의 장애로 생기는 질환으로 본다. 운동기능이 떨어지면 변비가 생기고, 감각기능이 너무 예민하면 복통이나 복부팽만감이 쉽게 온다.

 

다리 혈관이 툭 튀어나오거나, 푸르게 비치는 질환을 정맥류(또는 하지정맥류)라고 한다. 정맥류는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쯤 많다. 여성이 더 많은 원인은 주로 임신으로 설명한다. 임신하면 자궁이 커지면서 다리혈관을 압박하고, 여성호르몬 분비가 많아져 혈액순환이 떨어지고 혈관벽도 확장된다. 출산 후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출산이 반복되면 근육의 탄력이 줄고 노화까지 겹치면 정맥류가 오기 쉽다.

 

통계청의 2001년 생명표에 따르면 여성이 고혈압, 심장병 등 순환기계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24.4%로 남성(22.2%)보다 높다. 이는 폐경과 밀접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폐경이 되면 그 전에 없던 체중증가, 고혈압, 당뇨 등이 찾아오기 쉽다.

 

김해균 강남연세흉부외과 원장은 “남자와 여자는 성격도 다르지만, 몸의 특성도 다르다”며 “특히 여성의 몸은 외부 환경요인에 약한 경우가 많으므로 흡연, 음주를 남성처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임형균기자   입력 : 2003.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