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소아청년)

30%가 '빈혈' 끈기 있게 치료하라.

마도러스 2008. 11. 16. 23:07

30%가 '빈혈' 끈기 있게 치료하라.

 
대부분 철결핍성…치료후 재발 안돼, 폐경후 증상 위궤양·위·대장암 의심
 
“또 지각이야?”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김모(28·여)씨의 얼굴에 쏟아지는 시선과 과장의 짜증 섞인 말투. 한 기업의 마케팅 담당인 김씨는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회사에 게으른 사람으로 낙인 찍히지 않을까 싶어 조바심이 난다.
 
그가 ‘지각대장’이 된 것은 아침잠이 많은 탓이다. 문제는 그냥 잠이 많은 게 아니라, 8시간을 자도 너무 피곤하다는 것. 잠자리에서 일어나기가 힘든 것은 물론, 오전에도 기진맥진한 경우가 많다. 피부가 하얗다고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창백해보이는 얼굴이 그는 싫다.
 
김씨는 자신에게 빈혈에 있다는 것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다. 철분제를 복용해보기도 했지만, 속이 메스꺼워 먹다가 말다가 해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결혼한 친구들을 만나 “임신하면 빈혈이 심해지고, 태아에게도 좋지 않다”는 말을 들을 때면 은근히 걱정도 된다.
 
많은 사람들이 여성은 운명적으로 빈혈이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여성의 빈혈은 무척 흔하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여성 15%(남성은 3%)에게 빈혈이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으나, 국내에서는 10명 중 3명(30%) 정도로 추산된다.
 

빈혈의 원인과 종류는 다양하지만< 표 >, 한국 여성에게 가장 흔한 것이 철결핍성 빈혈. 철분 섭취가 모자라서라기보다는 손실이 많아서 생긴다. 가임 여성의 경우, 월경으로 인한 손실이 가장 크다. 따라서 폐경 이후의 빈혈은 위궤양, 위암·대장암 등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빈혈 있는 사람들의 공통된 고민이 치료가 어렵지 않으냐는 것. 빈혈 있는 여성 중에 먹는 철분제를 한두 번쯤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약을 먹을 때 속이 메스껍거나 쓰릴 뿐 아니라, 약을 그만두면 다시 빈혈이 온다”고 하소연한다.

 

빈혈있는 사람들이 약국 등에서 임의로 종합빈혈약을 구입해 복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는 빈혈 환자의 치료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일부 종합 철분제는 종합 영양제 수준의 철분만 함유하고 있어,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따라서 빈혈이 심한 사람은 병원에서 혈액 속 철의 양을 정확히 측정한 다음, 철분 함유량이 충분한 약을 복용해야 한다.

 

또 빈혈 증상이 없어진 뒤에도 6개월 가량 더 먹어야 한다. 철결핍성 빈혈은 한번 치료하면 거의 재발하지 않으므로 약을 잘 선택해 인내심을 갖고 복용하면 빈혈을 떨쳐버릴 수 있다.

 

철분제를 먹을 때 가장 힘든 것이 위장장애. 철분은 공복상태에서 가장 잘 흡수되므로 식후 2시간 후에 먹는 게 가장 좋다. 그러나 복통, 메스꺼움, 변비, 설사 등으로 곤란을 겪는 사람들은 식사와 함께, 또는 식후 바로 약을 먹는 것이 좋다.

빈혈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헤모글로빈을 만드는데 필요한 철분이 약간 부족한 게 아니라, 거의 바닥났다는 경고 사인이므로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빈혈 증상은 없으나 10대 소녀, 다이어트에 집중하는 20대 여성 등 빈혈 위험이 많은 경우엔, 철분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소고기 돼지고기의 살코기, 참치, 해조류, 시금치, 콩제품, 생선, 우유 등이 철분이 많다. 식물성 식품보다는 동물성 식품에 든 철분이 몸에 잘 흡수된다는 것, 커피, 홍차, 녹차에 든 탄닌은 철분의 흡수를 나쁘게 한다는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도움말: 이승태·신촌세브란스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이제환·서울아산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 송호진·세란병원 내과 과장>




    임형균기자   입력 : 2003.10.14   헬스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