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상식

영화의 교육학적 감상?

마도러스 2006. 8. 8. 17:52

영화의 교육학적 감상?


        출처: http://cafe.daum.net/do92 , dosu8888@daum.net


초등학교 때부터 영화를 배워야 한다. 우리는 예술분야 중 미술이나 음악은 학교 수업에서 배운다. 비록 그것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예술 감상의 기초가 된다. 그러나 영화는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다. 영화는 어떠한가? 활자 매체의 긴 역사에 비해 역사가 짧은 영상매체가 활개를 치고 있는 요즘, 영화는 단연 대중예술의 황제로 군림한다. 이제는 일상의 문화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국내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쉬리>나 <공동경비구역> 같은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우리 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뿐만 아니라 영화 전반에 대한 인식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그런 만큼 기초 교육과정에서 영화를 교과목으로 채택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영화를 보고 단순히 감동적이었다, 멋있었다, 너무 슬펐다는 등 감정과 느낌으로만 말해 왔지 않았나 자문해 본다. 영화 잡지에 실린 영화 평론가들의 글들을 보고 '대단하다'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영화가 우리 사회를 있는 그대로 담아 내거나 사회의 부조리를 가장 잘 고발하고 있다는 것을 요즘 실감한다. 그리고 훌륭한 감독이 만든 영화는 예술성과 상업성의 딜레마를 극복하고, 관객들에게 자기만의 세계와 철학을 보여준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어려운 용어를 들먹이며 영화를 이야기하거나 영화의 특징을 분석해 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 순수한 영화 감상을 저해할 수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어떠한 분야도 그냥 단순히 본다는 것으로는 그 분야의 숨은 재미를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 분야에 대해 배우고 알려고 하는 욕구가 올바른 평가를 할 수 있는 눈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며 그 분야의 참다운 맛을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영화에 대한 좀더 배우고 싶다는 욕구를 좀더 키워줄 것이다. 그리고 그 욕구에 충실해 지다 보면 한층 성숙한 영화팬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영화는 종합 예술' 이라는 말이 있다. 종합되기 이전의 각각의 예술을 상대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더욱이 종합 예술의 범위에 있는 것이 영화이다. 그래서, 어두운 영화관을 나올 때면, 뭔가 묵직한 것이 느껴 나온다. 영화의 시작과 발전에 대해, 영화를 이루는 다양한 구성 요소들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줄거리를 파악하며 한번, 전개 방식을 나누며 한번, 쇼트 수를 파악하며 한번, 카메라의 움직임에 주목하며 한번, 미장과 분장에 주목하여 한번, 사운드에 주목하여 한번, 조명에 주목하여 한번, 모두 일곱 번 정도는 봐야 제대로 본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차마 용기는 나지 않지만, '영화는 종합예술' 임을 실감하게 된다.


 최초의 영화가 1895년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잘 믿어지지 않는다. 그 후 영화가 본격적으로 발달하는 것은 1930년대부터라고 한다. 대공황 속의 영화였다. 간신히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가 생각난다. 우리가 익숙해져있는 블록버스터(Block-buster)라는 요즘 영화의 한 특징이, 가정에 자리 잡은 TV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영화의 생존전략이었다는 사실도, 장르(Genre) 영화가, 미국 동부 영화계를 피해 따로 서부에 자리잡아야 했던 유태인계 영화자본 특유의 특성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도, 무척 흥미롭다. 영화는 흥미롭지만, 책보다 더 어려운 것 같다.


 오늘날 영화는 가장 대중적인 문화 현상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관객 동원이나 상업적 성장 가능성의 면에서 그 위치가 확고하다. 영화처럼 연령과 계층을 초월하여 대중적 인기를 얻는 장르는 없다. 영화가 이렇게 중요한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게 된 이유는 문자와 음향 그리고 그림이 결합되어 동영상으로 제시된다는 특성에다 기술문명의 발달로 인한 멀티미디어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겠다.


 인간이 꿈꾸어 왔던 풍족한 생활과 여유는 오히려 노동과 이윤창출이라는 자본주의 경제순환 구조의 볼모가 되어 우리들을 끊없는 소득 증대와 소비욕구의 충족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문화적 환경에 처한 우리는 사라져간 낭만과 꿈을 영화 속에서 재현하려 하고, 물릴 줄 모르는 욕망과 욕구를 가공의 사건 이미지를 통해 대리만족 시키려 한다.


 고급문화이든, 아니면 상업문화이든 간에 현대의 모든 예술적 노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사회적 삶의 본질에 대한 뿌리 깊은 환상을 잠재적 욕망의 형태로 드러낸다. 대중문화로서의 영화는 현대인의 여가 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오늘날의 영상문화는 삶 속 깊이 스며들어 개인의 사회적. 문화적 발달은 물론 감성과 의식의 형성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영상문화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영상이 지닌 구상성과 직관성을 매개로 하여 문화를 접하는 사람이 때로는 감정이입을 통해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게 된다는 점이다. 비록 간접 체험이기는 하지만 체험을 통한 깊은 공감과 이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해 반해 인쇄 문화는 개념화와 추상화를 통해 대상을 논리적으로 파악하게 한다. 즉 대상을 추상적․객관적으로 접근하게 한다. 영상 문화와 영화에 대해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는 직관적 구상에만 너무 의전하지 않고, 그것에 내재된 의미와 문제를 냉철하게 파악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이다. 또 그러기 위해서는 인쇄문화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데, 바로 그 점에서 영상문화와 인쇄문화의 상호 보완적 기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텔레비전의 등장으로 사양 산업으로 전락할 것 같았던 영화가 최근 들어서는 그 사회적. 문화적 의미와 산업적 중요성이 크게 증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초국가적 거대 자본의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예전 어느 때보다도 전 세계에 배급되는 영화의 편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영화와 문화․경제적 영향력의 관계에 대한 논의 역시 문화담론의 한 축을 구성하고 있다. 영화는 컴퓨터의 동영상과 함께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화적 환경으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이제 영상매체와 영상이미지에 대한 인간의 적응과 활용은 피할 수 없는 삶의 조건으로 되었다.


 교육에서 영상매체를 활용하려는 노력 역시 예전에 비해 훨씬 더 커지고 있다. 학교교육에서의 성교육을 위한 영상물이나 EBS의 교과교육 방송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시나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문화평론가의 도움이 필요하듯이 영화를 진지하게 “읽고 이해하기”위해서는 영화평론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담고 있는 진정한 의도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관객에게 그러한 관람 자세를 기대하는 것이다. 관객은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읽어야 한다. 그것은 영화를 통해 삶과 세계의 질서를 읽어내어 그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의미이다.


 영화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에 참여하여 화면에서 생동하는 요소들을 영화 전체의 문맥과 연결함으로써 주제를 파악하고 감독의 의미를 읽어내야 한다는 말이다. 영화감상을 의미 있게 하도록 도움을 주는 영화 비평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읽을 수 있는 단순한 “영화 소개” 또는 작품을 창조적으로 이해. 해석. 평가하는 “저널리즘 영화비평”이 있는가 하면, 영화의 이론 비평도 있다. 이론 비평의 종류로는 “미학적 분석비평”, “작가주의 비평”, “기호학적 비평”, “정신 분석학적 비평”, “페미니즘 비평” 등을 들 수 있다.


 영화가 현대인의 문화생활에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 현실에서 실천을 위한 인식의 학문인 교육학이 영화에 관심을 지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교육은 인간 삶의 현상이기 때문에 인간과 삶이 직접적 폭은 상징적으로 표현된 어떠한 영화라도 교육학적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지식의 전수와 습득에 특별히 치중하는 한국의 학교교육 상황에서는 교육을 통한 삶의 이해와 의미추구에 소홀하기 쉽다.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성적 향상이 중시되는 상황에서는 수업과 학생지도의 실제가 교육본연의 의미에서 유리되어 왜곡될 수 밖에 없다


 상업 영화든 예술 영화든지 간에 잘 만들어진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리얼하다. 관객은 스크린 밖으로 이어지는 이미지를 뒤쫓을 능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영화 속의 허구와 트릭에 기꺼이 동조하며 관람하게 된다. 그러나 관객의 상상력이 그 과정에 함께 함으로서 무엇인가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것을 느끼고 인식하는 단계에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비록 영화가 허구의 세계를 보여 준다지만 그것은 공상이 아닌 현실에 뿌리를 둔 세계이다. 영화가 제작되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허구의 세계를 그려내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상 그 자체를 위해 본질적이 것들을 간과하거나 생생한 삶과의 연결점을 포기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