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 (한국)

[스크랩] 한국영화 꽃피우고 꽃처럼 지다.

마도러스 2006. 7. 1. 22:55

한국영화 꽃피우고 꽃처럼 지다.

 
 
‘영화같은 삶, 삶같은 영화’ 故 신상옥감독

1961년 1월, 설을 앞두고 홍성기 감독의 ‘춘향전’과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이 서울의 국도-명보 극장에서 나란히 개봉했다.
 
최인규 감독 문하생이었던 두 사람은 각각 자신의 부인인 배우 김지미-최은희씨를 주연으로 기용해 같은 소재를 영화화했다.
 
사상 최대의 라이벌전으로 꼽힐 만 했다. 그러나 돈이 홍 감독 쪽으로 몰려가는 바람에, 신 감독은 최씨 패물까지 팔아 제작비를 보탤 정도였다. 결과는 ‘성춘향’의 압승. 서울 관객 38만명이라는 기록적 성적표를 받아든 신 감독은 이후 10년을 자신의 시대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시대는 한국영화 전성기에 고스란히 겹친다.
 

50~60년대 충무로 전성기 이끈 '전설적 승부사'

 

2006.04.11일 80세로 타계한 신상옥 감독은 한국영화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전력투구한 전설적 승부사였다. 신상옥, 그는 50, 60년대 한국영화를 이끈 대표적 감독이면서 동시에 갖가지 시스템을 갖춰 충무로를 현대화한 탁월한 제작자였다.


 


 

 

 

 

 

 

 

 

 

 

 

 

 

 

 

 

 

 

 

 

 

 

 

 

 

 

 

 

 

 

 

 

 

 

 

 

 

 

 

 

 

 

 

 

 

 

 

 

 

 

 

 

 

 

 

 

 

 

 

 

 

 

 

 

 

 

 

 

 

 

 

 

 

 

 

 

 

 

 

6.25 전란 속 ‘양공주’로 살아가게 된 여인을 다룬 ‘악야’로 52년 감독 데뷔한 그의 초기 영화는 ‘양공주’의 파멸사를 다룬 58년작 ‘지옥화’까지 리얼리즘 경향이 짙었다. 절망적 현실 고발에 집중했던 그는 60년대에 접어들어 소설 원작의 문예영화와 사극에 집중하면서 대중과 적극적으로 만났다.

 

같은 시대에 활동한 유현목 김기영 이만희 감독 같은 거장이 독창적 스타일리스트였다면, 신감독은 멜로 전쟁 코미디 호러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 장인에 가깝다.

 

‘성춘향’ 이후 ‘연산군’ ‘빨간 마후라’로 이어진 그의 히트작 목록은 60년대 한국영화의 외연을 확장했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미학적으로 철저히 계산된 구도와 디테일로 한국의 전통미를 생생히 구현해 최고작으로 평가받는다.
 

장르 넘나든 장인…최초로 스튜디오 제작사 설립

 

60년대 그가 세운 ‘신필름’은 정식 직원만 300명이 넘었던 한국 최초의 메이저 스튜디오형 회사. 그는 매년 30~50명에 달하는 신인 배우를 교육시켜 신성일 트위스트김 태현실 같은 스타를 쏟아냈고, 안양예고를 설립했다. 영화 제작을 PD에게 맡기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성춘향’ 흥행으로 충무로에 본격 컬러영화시대를 가져온 것도 그였다. 60년대 홍콩 영화계에 초빙되어 제작에 관여하며 ‘글로벌’ 개념을 익힌 그는 90년대 초 할리우드에서 ‘닌자 키드’ 시리즈를 제작해 성공을 거둠으로써 오랜 소망을 이뤘다. 
 

신성일·트위스트 김 키워내고, 컬러영화시대 열어

 

최은희씨는 그의 평생 ‘반려’이며 영화적 꿈을 공유한 ‘동지’였다. 만나자마자 커플을 이룬 두 사람은 50년대 중반부터 ‘상록수’ ‘로멘스 빠빠’ 등 63편을 찍으며 한국영화사의 인상적 콤비가 됐다. 그의 삶은 작품보다도 더 영화적이었다. 70년대 들어 영화법을 비판했다가 신필름이 폐업 처분을 받았고, 25세 연하의 여배우 오수미씨와의 스캔들로 75년 최씨와 이혼했다가 훗날 재결합했다. 1978년 초 최씨 납북 후 6개월 만에 그 역시 북한으로 납치됐다.1986년엔 두 사람이 북한을 극적으로 탈출, 전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영화법 비판으로 수난…납북·탈북 등 극적인 인생

 

영화사가 이영일씨는 “그의 영화 편력은 영화라는 미디어와 인간 신상옥, 그리고 시대-사회라는 트라이앵글 속에서 불면불휴(不眠不休), 그야말로 치열하게 부딪치고 엉키면서 계속되어왔다”고 평가한 바 있다. 
 

지난했던 그의 여정도 끝났다. 영광과 시련으로 뒤엉킨 그의 파란만장한 삶도 이제 비로소 부드러운 조국의 흙을 덮고서, 영욕으로 점철된 현대사 속 나름의 꿈과 의지로 살다 간 수많은 이 땅의 필부들과 함께 잠들 것이다. 글=이동진기자    조선일보  입력 : 200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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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세상을 여는 인간 꽃
글쓴이 : 난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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