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라!

■ 배려와 사랑으로 다시 거듭난 할머니 국수집

마도러스 2022. 5. 19. 00:27

 

■ 배려와 사랑으로 다시 거듭난 할머니 국수집

 

★ 뛰지 말고 그냥 걸어가다쳐괜찮아!

 

서울시 용산구의 삼각지 뒷골목에는 '옛집 국수'라는 허름한 국숫집이 있다달랑 탁자 4개로 그곳에서 식당을 차린 주인 할머니는 25년을 한결같이 연탄불로 진하게 멸치 국물을 우려내어 그 멸치 국물로 국수를 말아낸다. 10년이 넘게 국수값을 2천원으로 묶어놓고도 면은 얼마든지 달라는 대로 무한 리필 해 준다몇 년 전이 집이 SBS TV 방송에 소개된 뒤나이 지긋한 남자가 담당 PD에게 전화를 걸어 다짜 고짜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사연을 말했다.

 

“15년 전저는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잃고아내까지 저를 버리고 떠나버렸어요서울 용산역 앞을 배회하던 저는 식당들을 찾아다니며 끼니를 구걸했지만찾아간 음식점마다 저를 쫓아냈어요그래서저는 잔뜩 독이 올라 식당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르겠다고 결심했어요마지막으로 할머니 국숫집에 까지 가게 된 저는 분노에 찬 모습으로 자리부터 차지하고 앉았어요국수집에서 나온 국수를 허겁지겁 다 먹어갈 무렵할머니는 국수 그릇에 국물과 국수를 다시 듬뿍 넣어 주었어요그것을 다 먹고 난 저는 국수 값 낼 돈이 없어서 냅다 도망치고 말았어요가게 문을 뒤따라 나온 할머니는 이렇게 소리쳤어요. "뛰지 말고 그냥 걸어가다쳐괜찮아!도망가던 그 남자는 배려 깊은 할머니의 그 말 한마디에 그만 털썩 주저앉아 엉엉 울었어요.”

 

그 후파라과이에서 성공한 그는 한 방송사에 전화를 하면서 이 할머니의 얘기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할머니는 부유한 집에서 곱게 곱게 자랐지만학교 교육을 받지 못해 이름조차 쓸 수 없었다그러나그녀에게 분에 넘치게도 대학을 졸업한 남자로부터 끈질긴 중매 요구로 결혼을 했다건축일을 하며너무도 아내를 사랑했던 남편은 41살이 되던 때 4남매를 남기고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할머니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어린 4남매를 키우느라 너무도 고생이 극심해서 어느 날연탄불을 피워놓고 4남매랑 같이 죽을까하고 결심도 했다그러던 중옆집 아줌마의 권유로 죽으려고 했던 그 연탄불에 다시다 물을 우려낸 국물로 용산에서 국수 장사를 시작했다처음에는 설익고 불어서 별로 맛이 없던 국수를 계속 노력한 끝에 은근히 밤새 끓인 할머니 특유의 다시다 국물로 국수맛을 내서 새벽부터 국수를 말아 팔았다컴컴한 새벽에 막노동학생군인들이 주된 단골이었다할머니는 "하느님이 국수가 어려운 사람들의 피가 되고 살이 되어 건강하게 하소서라고 아침에 눈을 뜨면서 기도한다고 했다고작 4개 테이블로 시작한 국수집이 지금은 조금 넓어져서 궁궐같이 커졌다그리고그 테이블은 밤이 되면이 할머니의 침대가 되곤 한다.

 

그런데 어느 날아들이 국수가게에서 일하던 아줌마를 데려다 주러 갔다가 그만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심장 마비로 죽었던 것이다그리고할머니는 가게 문을 잠그고 한 달두 달무려 넉 달을 문을 열지 않았다그러자대문에는 이런 쪽지가 붙었다. "박중령입니다어제 가게에 갔는데문이 잠겨 있더군요댁에도 안 계셔서 쪽지남기고 갑니다제발 가게 문을 열어주십시오어머니 국수 맛있게 먹고군대 생활하고연애도 하고결혼도 하게 되었습니다어머니가 끓여 준 국수를 계속 먹고 싶습니다어머니 힘내세요옛날처럼 웃고 살아요가게 문 제발 열어 주세요".

 

어떤 날은 석장어떤 날은 넉장사람들로부터 편지 쪽지가 계속 붙었다많은 사람들이 힘을 내시라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쪽지로 힘을 얻은 할머니는 다시 국수 가게 문을 열었다할머니 가게는 이제 국민의 국수집으로 불리워지고 있다할머니는 오늘도 배려와 사랑의 다시다 국물을 밤새 우려내고 있다할머니는 "이 모든 것이 다 파라과이 사장 덕이다오늘도 모든 것이 감사하다."라고 말씀하신다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행복으로 만드는 비결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연민이다향기 나는 나무는 찍는 도끼에도 향을 묻힌다하루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십시오. ★ 옛집 국수 (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 231-23 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