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국방

사우디군, 국방비 세계3위인데 오합지졸?

마도러스 2020. 3. 16. 09:13


사우디군, 국방비 세계3위인데 오합지졸?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방비를 쓰는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2위는 역시 경제대국인 중국이다. 3위는 어디일까요? 보통 군사력 수준에 맞춰 러시아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가 세계에서 3번째로 국방비를 많이 쓴다. 그런데도 사우디군이 가진 이미지는 강군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20200214일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9년 세계 171개국 중에 국방비를 가장 많이 쓴 나라는 단연 미국으로 6850억 달러 (834조원)였다. 그 다음에는 중국 (1810억 달러)이었다. 3위는 사우디 (784억 달러)로 러시아(616억 달러) 보다 170억 달러 가까이 많았다. 국방비 자체만 놓고 보면, 세계에서 3번째로 돈을 많이 쓰니, 막강한 군사력을 자랑할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정작 군사력 순위는 들인 돈에 비해 높진 않았다


세계 군사력 비교 지표인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의 군사력 랭킹에서 사우디(Saudi Arabia)17위를 차지했다. 6위인 한국 보다도 훨씬 못 미치는 순위이다. 그나마도 2018년 대비 8위나 올라간 수치인 것을 감안하면, 사우디의 군사력은 들어가는 비용 대비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 국제 사회에서 사우디군의 이미지는 한마디로 오합지졸(烏合之卒)이다


세계 3위의 막대한 국방비를 퍼붓고 있는 상황인데, 경제 제재로 기껏해야 소형 드론을 탄도 미사일 삼아 날리고 있는 예멘(Yemen)의 후티 반군조차 이기지 못하고 벌써 5년째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미군과 서방의 첨단 무기를 사들이느라 사우디(Saudi Arabia)의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10% 가까이나 되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국제 유가도 급락을 거듭하는 상황이라 빨리 전쟁을 끝내야하는 입장이지만 쉽지가 않다


군사력 스펙만 봐서는 결코 오합지졸(烏合之卒)로 보이질 않다. 육군. 해군. 공군 합쳐 30만명 정도 전력에 F-15, 유로파이터, 파나비어 토네이도, 공중 급유기, 조기 경보 관제기까지 1,800기가 넘는 강력한 공군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장갑차 4,200여대, 전차 1,300여대, 해군이 거의 없는 중동 국가들 중에 전투함도 70여척이나 가지고 있다. 이런 막강한 무기를 보유한 군대지만, 번번이 예멘(Yemen)의 후티 반군에게 패배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909월에는 예멘(Yemen) 후티 반군이 사우디군 2,000여명을 포로로 잡았다며 동영상을 공개해서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전투 도중 장갑차가 후진하다가 아군 차량을 들이박거나 미국에서 수입한 값비싼 에이브럼스 전차를 적진도 제대로 탐지해보지 않고 돌진하다가 한꺼번에 10대 이상 잃은 경우도 있다. 제대로 된 작전이나 전략 없이 무작정 물량 공세만 펼치다가 큰 손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201802월에는 현재 사우디(Saudi Arabia)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계속되는 졸전에 분노해서 군사령관을 전부 갈아치우기도 했다. 미국 CNN 뉴스에 의하면, 20180227일에 빈살만 왕세자는 긴급 왕령을 내려서 예멘(Yemen) 전선에 나가있는 군사령관들을 일제히 교체해버렸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후티 반군에 밀려서 지금은 사우디(Saudi Arabia) 국경을 겨우 방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물론, 예멘(Yemen) 후티 반군이 실전 경험이 많고 과거 예멘(Yemen) 정규군 출신이 많아서 단순히 비교는 어렵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사우디군은 국방비 대비로 실전 능력이 너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된 요인은 주로 귀족 출신들로 구성된 장교들이 대체로 무능하고 무책임하다는 점과 중동 내에서도 오랜 평화를 겪은 나라다 보니, 악전고투 속에 살아남은 반군 세력들과 같이 강인한 정신력을 갖지 못했다는 점이다. 무기만 좋다고 승리할 수 없는 것은 고금을 통틀어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