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내과)

비만이 유발하는 고혈압, 치료 표적 발견

마도러스 2020. 3. 13. 13:20


비만이 유발하는 고혈압, 치료 표적 발견

 

세동맥 내피 세포막의 '칼슘 세포 진입' 제어 단백질 손상

 

비만은 세계 보건 의료계의 심각한 문제로 부상한 지 오래이다. 1975년 이후, 비만 환자는 거의 3배가 됐다. 비만은 특히 심혈관 질환, 고혈압, 뇌졸중 등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우리 몸의 혈압을 조절하는 건 세동맥(small arteries)이다. 세동맥(직경 30)은 대동맥에서 퍼져 나온 동맥이 더 가늘어진 것을 말하는데, 굵기가 대동맥의 1천분의 1에 불과하다. 세동맥에서 다시 갈라져 나온 가장 가는 혈관을 미세 혈관(직경 8)이라고 한다.

 

정상 혈압 유지하려면, 세포 안에 적절한 수위의 칼슘 필요

 

고혈압은 세동맥이 좁아져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가는 혈관이다 보니, 내벽에 중성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같은 이물질이 쌓이면 혈액 흐름에 장애가 생긴다. 하지만, 어떤 생리 과정이 개입해, 세동맥 등 혈관 내벽에 이물질이 쌓이는지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다. 마침내, 미국 버지니아대 의대 과학자들이 그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비만한 사람은, 혈관의 내피 세포막에서 칼슘의 세포 진입을 제어하는 단백질이 손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이 정상을 유지하려면, 세포 안에 적절한 수위의 칼슘이 필요하다.

 

이 연구를 수행한 스바프닐 손쿠사레 분자생물학·생물물리학 조교수팀은 관련 논문을, 미국 심장 협회가 발행하는 저널 '순환계(Circulation)'에 발표하고, 별도의 논문 개요를 20200310일 온라인에 공개했다. 연구팀이 생쥐 모델의 세동맥 내피 세포막에서 발견한 것은 TRPV4라는 단백질이다. 비만한 사람은, 세동맥 내피 세포막의 미세한 특정 부위에서 TRPV4 단백질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연구팀은 고혈압 외의 다른 심혈관계 질환에도 이 발견이 의미를 갖는다고 보고, TRPV4 단백질이 손상된 부위를 '병든 미세 영역(pathological microdomains)'이라고 명명했다. 손쿠사레 교수는 "건강할 땐 이런 미세 영역의 TRPV4가 정상적인 혈압 유지를 돕는다. TRPV4를 통해 칼슘이 세포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해하는 일련의 생리 작용을 이번에 최초로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비만은 TRPV4가 발현하는 '미세 영역'에서 페록시나이트라이트(peroxynitrite)라는 산화 물질을 생성하는 효소의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록시나이트라이트(peroxynitrite)TRPV4의 발현을 막아, 칼슘의 세포 내 진입을 억제했다. 세포 안에 적절한 양의 칼슘이 유지되지 않으면, 혈압은 올라간다. 비만한 사람의 혈압을 올리는 물질로 페록시나이트라이트(peroxynitrite)를 지목한 것은 이 연구가 처음이다. 일산화질소가 초(super) 과산화물에 반응하여 생성되는 페록시나이트라이트(peroxynitrite)는 주파수가 낮은 전자파에 노출됐을 때에 증가하는데, 특히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의 기능 저하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TRPV4를 직접 겨냥하기 보다 페록시나이트라이트(peroxynitrite) 또는 그 생성 효소를 표적으로 삼는 것이 비만성 고혈압 치료에 더 효과적일 것으로 믿는다. TRPV4를 바로 건드리면, 이런저런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손쿠사레 교수는 "TRPV4는 뇌. 근육. 방광 등 다른 조직에서도 발견된다. 비만한 사람의 TRPV4 기능을 억제하는 데 관여하는 요인을 표적으로 삼는 것이 더 좋은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