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은하

우주에서의 블랙 홀 (black hole) 폭발

마도러스 2019. 12. 17. 20:54



■ 우주에서의 블랙 홀 (black hole) 폭발

 

블랙 홀 (black hole)은 중력 붕괴가 일어난 곳으로, 그 곳에서는 빛조차 탈출하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이름처럼 완전히 검은(블랙) 것은 아니다. 호킹이 증명한 바와 같이, 블랙 홀도 양자효과로 인해 '증발'한다. 처음에는 아주 천천히 에너지를 조금씩 잃지만, 종국에는 증발이 급속도로 진전되면서 폭발하고 만다. 빅 뱅 직후에 생긴 미니 블랙 홀들(산 하나 정도의 질량을 가진 아주 작은 블랙 홀들)은 지금쯤 폭발 단계에 이르렀을 수도 있다. 그러한 미니 블랙 홀이 마지막 순간에 뿜어내는 전체 에너지는 1천만 메가톤 내지 1조 메가톤의 수소폭탄이 폭발하는 것과 맞먹을 것이다.

 

 물론 그러한 블랙 홀에 아주 가까이 있는 장소에만 피해가 미칠 것이다(참고로, 우리 태양은 매초 30억 메가톤 규모의 에너지를 방출한다). 설사 블랙 홀이 은하에 집중되어 있다고 해도, 가장 가까이 존재하는 블랙 홀은 "최소한 명왕성보다 더 먼 곳에 있을 것"이라고 호킹은 평가한다. 그리고 만약 그러한 미니 블랙 홀에서 1조 메가톤 규모의 폭발이 일어난다고 한다면, 우리가 속한 지역에서 블랙 홀이 증발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은 1백 년에 1입방광년의 공간 속에서 두 차례 미만에 불과할 것이라 고 호킹은 덧붙였다.

 

거대한 두 개의 블랙 홀이 합쳐질 때에도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된다. 이때, 이들이 지닌 질량 중 최고 40퍼센트가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에 1천만X1조X1조 메가톤 규모의 에너지가 방출될 수 있다. 그리고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은하에는 큰 블랙 홀이 1억 개 이상 존재할지 모른다고 한다.

 

 이 추정치는 블랙 홀을 발견하는 데 따르는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미 발견된 후보들(예컨대, 백조자리에 있는 두 후보)을 고려하고, 또 초거성으로 존재하다가 생을 마감하며 블랙 홀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별의 수를 계산한 반 덴 호이벨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은하 전체의 크기를 고려할 때, 블랙 홀 합체가 우리에게 끼칠 위험 수준은 매우 낮은 편이다.

 

중성자 별끼리의 합체에 대해서도 같은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임의의 방향에서 우리에게 오는 감마선 강도가 다른 곳보다 수백 배나 많은 지점은 바로 이 블랙 홀의 합체나 중성자 별의 합체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이들 방출원의 위치나 밝기 및 파장의 분포 등은 아주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일어나는 매우 희귀한 사건에서 비롯된다고 보면 논리정연하게 설명된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 근처가 아니라 아주 먼 곳에서만 관측되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그것은 은하들이 가까이보다는 먼 곳에 훨씬 더 많이 존재한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일 수도 있다. 만약 이 설명이 옳다면, 그러한 희귀한 사건에서는 수분의 몇 초에서 몇 분이라는 아주 짧은 순간에 태양보다도 10억X10억 배라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에 소셋(S. Thorsett)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2천 광년 안의 거리에서 그러한 에너지방출이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오존층은 몇 년 동안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러한 에너지 방출은 수억 년에 한 차례씩 일어난다고 한다. 이때, 방출되는 에너지는 우리 은하 안에 존재하는 모든 에너지 방출원에서 나오는 것보다 수천 배나 더 강렬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일은 은하 중심 근처에서 더 자주 일어나며, 실제로 약 2만 7천 광년 거리에 있는 우리 은하 중심이 약 1천5백만 년 전에 수십만 개의 초신성 폭발과 맞먹는 엄청난 폭발을 했다는 증거(바깥쪽으로 밀려나가는 가스의 흐름이나 물질들의 고리 모양)가 있다.

 

그 밖에 생각해볼 수 있는 가능성으로는 화이트 홀의 '미니 뱅'이 있다. 이것은 시간 속에서 빅 뱅이 지연된 지역이다. 날리카(J. Narlikar)는 우주론자들이 이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포기한 것은 너무 성급했다고 주장했다. 우주론자들이 그러한 생각을 포기한 것은, "생성되 자마자 화이트 홀은 주변의 매질에 의해 포화돼 곧 블랙 홀로 변한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날리카는 설명했다. 그는 그 계산의 근거가 되는 가정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 경우 화이트 홀은 고에너지 우주선이나 감마선의 방출원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르코프(M. A. Markov)는 원시 블랙 홀들이 수십억 톤 정도의 질량을 가지고 무리를 지어 존재할 수도 있으며, 그러한 블랙 홀 무리는 '파국적일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 방출원' 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데이비스(P. C. W. Davies)는 단 하나의 거대 블랙 홀 (그는 갈색 왜성과 같은 다른 별 주위를 돌다가 궤도에서 벗어난 방랑자 행성도 덧붙인다) 이 우리가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살그머니 다가와서 태양계를 산산조각내 버릴 위험도 미소 하나마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모든 경우는 언급할 만한 가치가 있으나, 당장 절박한 위험요소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지금까지 위에서 언급한 존재들에 의해 지구가 영향을 받은 흔적은 전혀 없으며, 우리가 가진 증거를 바탕으로 분석할 때 그 중에서도 가장 격렬한 사건들은 우리 은하 안에서 매우 드물게 일어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예컨대, 우리 은하 안에서 중성자 별의 충돌은 10만 년에 한 차례 정도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