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은하

■ 달에는 청정 에너지 헬륨3 가득 매장

마도러스 2019. 7. 8. 19:43


■ 달에는 청정 에너지 헬륨3 가득 매장 


● 방사능 배출 않고 1만년 사용할 분량중국인도일본 등 적극적

 

2009년 개봉한 영국 영화 더 문’(The Moon)에는 달 기지에 고립된 채 혼자서 생활하는 남성이 등장한다이 남성의 임무는 달에서 헬륨(Helium)3’라는 물질을 채굴해서 지구로 보내는 것이다. 3년간의 임무가 거의 끝날 때쯤자신은 사람이 아닌 복제 인간이며, 3년의 임무 기간은 곧 복제 인간의 수명이라는 점을 깨닫는다수명이 다하면 다음 복제 인간이 기지로 투입되고자신을 사람이라고 착각한 복제 인간은 행복한 가정의 모습이 담긴 조작된 기억을 더듬으며고된 노동 속에서 3년을 보내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에서 소재로 삼은 헬륨3’ 라는 물질이다가장 큰 특징은 엄청난 에너지양이다헬륨3 1g은 무려 석탄 40t과 비슷한 에너지를 낸다고 알려져 있다달에 묻힌 헬륨3는 대략 100t으로 추정된다지구 전체에 1만년간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게다가 헬륨3로 만드는 핵융합 발전은 방사능을 배출하지 않는다청정 에너지인 셈이다.

 

헬륨3에 대한 관심은 2000년대 초반부터 과학계에서 회자됐지만비교적 유가가 낮았던 데다 아폴로 계획 이후사실상 달이 버려져 있었기 때문에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게다가 당시엔 미국과 러시아 말고는 달에 착륙선을 보낼 만한 기술을 갖춘 국가도 없었다그런데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석유 고갈 시점이 다가오면서 채굴과 운반 비용을 감안해도 헬륨3의 잠재적 가치가 예전 보다 높아졌다특히 중국인도일본 같은 신흥 우주 강국들이 달에 갈 역량을 확보한 때문이다실제로 외신에 따르면인도는 2019년 07월 발사할 달 착륙선의 주된 임무를 월면에 널린 헬륨채굴 가능성을 타진하는 데 두고 있다만약인도가 이번 탐사를 계기로 구체적인 성과를 낸다면헬륨3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한국 정부가 2018년 내놓은 우주 진출의 종합 청사진인 3차 우주 개발 진흥 기본 계획에는 헬륨3에 관해 이렇다 할 언급은 없다기본 계획에 무인 달 탐사 기반미래 우주 자원 채굴 역량 확보라는 항목이 있긴 하지만발사체 개발을 기초로 한 안전 보장이나 지구 관측 위성 개발을 중심으로 한 삶의 질 향상’ 보다 한참 후순위로 밀려 있다실제로 헬륨채굴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목소리가 국내 과학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핵융합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헬륨3가 공급된다면핵융합 발전을 위한 중요한 선택지 하나가 늘어나는 셈이라면서도 현재 우리나라와 세계 핵융합 연구의 주된 방향은 헬륨3가 아닌 삼중수소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언제 지구로 들여올지 알 수 없는 헬륨3를 기초로 연구를 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뜻이다주무 부처인 과학기술 정보통신부 관계자도 우주 기술 선진국인 미국도 헬륨3에 관한 구체적인 채굴 계획을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다른 한쪽에선 헬륨채굴에 대해 다른 국가의 관심이 늘고 있는 상황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지구 물리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우주 개발의 한 목표로 헬륨채굴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달에서 공들여 먼저 채취한 헬륨샘플을 우리나라에 조건 없이 제공해 줄 나라가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꼬집었다.

 

우주 과학계의 한 관계자도 유럽인들이 과거 남극에 탐험대를 보낸 것은 미지의 땅을 선점한다는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사람과 장비를 보내고기지까지 세울 2020년대가 되면달에서 국가 간 경쟁이 벌어질 게 뻔한데도 한국의 달 탐사 계획은 자원 채굴처럼 미지의 땅을 적극적으로 선점하고 개발하려는 시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