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날 운명은 모르고 사는 편이 낫다.
"2019년 03월에 교통 사고를 당해 죽을 뻔했습니다. 다행히 코뼈만 부러지고 다른 곳은 괜찮았습니다. 제가 그때 죽었으면, '평생 주역(周易) 공부했다면서 자기 운명도 몰랐구먼' 이런 이야기 듣지 않았겠어요? 인생이 실패로 끝날 뻔했어요."
주역(周易)의 대가로 꼽히는 대산(大山) 김석진(91) 선생이 오는 2019년 06월 29일 서울 답십리 겨레얼 살리기 연수 회관에서 인문학 강좌를 갖는다. 홍익(弘益) 학회 주관 행사이다. 그의 대중 공개 강연은 2000년 이후 19년 만이다. 교통 사고를 계기로 평생 살아온 대전(大田)을 떠나 서울 큰 아들 집으로 옮긴 후, 서울 청중과 만나기로 한 것이다.
충남 논산이 고향인 대산(大山) 김석진 선생은 19세에 당대의 한학자 이달(李達·1889-1958) 선생 문하에 들어가서 13년간 한학(漢學) 공부를 했다. 생계를 잇기 위해 한때 한약방을 꾸리면서도 주역(周易) 연구를 계속했고, 1985년 흥사단 강당에서 시작한 주역(周易) 강좌는 큰 인기를 모았다. 제주까지 전국을 누볐고, 연인원 7,000여명이 강의를 들었다. 호(號)를 지어준 이도 3,000명에 이른다. 그는 "사람의 사주(四主)를 살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잘될 수 있는 부분을 북돋우는 뜻을 두 글자 호에 담아 짓는다"며 "30년이 지나 '지어준 호(號)대로 살아왔다'는 분들을 만날 때 기쁘다"고 했다.
2019년 06월 24일 만난 대산(大山) 김석진 선생은 고령에도 주역(周易)과 강의 이야기가 나오면 힘이 솟았다. 주제는 '치둔입정(治屯立鼎)', '어려운 운명에 처한 주둔지(屯)를 몸과 마음을 다해 혁신하고 잘 다스려서(治) 좋은 결과(立鼎)로 바꾼다'는 뜻이다. 2019년 우리나라의 운명이라고 했다. 특히, '솥 정(鼎)' 자를 강조했다. "옛날 솥은 발이 3개, 귀가 2개입니다. 발 3개는 협력과 균형을 상징하고, 귀 2개는 경청을 가리킵니다. 또한, 밥을 지으려면 깨끗이 씻어서 쌀을 안쳐야 하고요. 정치가 이와 같습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고, 협력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내야 합니다."
평생을 주역(周易)과 함께 살아온 그이지만, '주역을 알고 사는 것과 모르고 사는 것 어느 쪽이 나은가?' 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모르고 사는 게 좋다"고 했다. "주역(周易)은 미래 예측학입니다. 그런데, 미래를 알수록 걱정도 많아지거든요. 그래서, 제 자식들(3남 1녀)에게는 주역 안 가르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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